[STN뉴스] 이형주 기자 = 핵심은 건강하지 못한 정몽규 회장 체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7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4강전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0-2로 패배했다. 한국은 대회에서 탈락했고 요르단은 결승에 올랐다.
한국이 꿈꿨던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 도전은 이루지 못한 꿈으로 끝이 났다. 한국은 4강전에서 요르단에 완패했고, 이 때문에 대회를 마무리했다.
예로부터 전쟁에서 승패는 병가지상사(늘 있는 일)이고, 이는 축구에서도 마찬가지다. 공은 둥글고 때문에 그 어떤 약팀도, 그 어떤 강팀도 패배할 수 있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 패배는 결과를 떠나 우리가 가진 힘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 패배였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23위로 87위 요르단에 약 3배 정도 앞서 있다. 여기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경력의 손흥민,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수 출신 FC 바이에른 뮌헨 월드 클래스 수비수 김민재, 파리 생제르맹 FC의 재능 이강인, EPL 10골 황희찬 등 보석들이 가득했다.
그러나 결과는 유효 슈팅 ‘0’의 패배였다. 한국은 전반전 이재성의 헤더 골 포스트 강타를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약한 전력이라고 평가받았던 상대에 유효슈팅 하나 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경기가 끝나고, 이날 못했던 선수들. 대회에서 못했던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본질이다. 선수들에 앞서 한국에서 재능 있는 선수들을 가지고 완패를 만든 클린스만 감독을 비판할 필요가 있고, 그보다 이 사태를 만든 정몽규 회장의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2013년 대한축구협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잘 된 부분도 있었지만 최근 들어 그의 체제는 건강하지 않았고, 한국 축구의 시스템은 그 때문에 내려앉았다.
정몽규 회장 체제의 대한축구협회가 경쟁력을 보이던 시절이 있었다. 김판곤 현 말레이시아 감독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국가대표선임위원장에 있고, 홍명보 현 울산 HD 감독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행정일을 맡던 2018년부터 2020년의 일이다.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만 해도 알 수 있다. 김판곤 감독은 국가대표선임위원회의 수장으로 파울루 벤투 감독을 선임했다. 벤투 감독에게 의구심을 갖는 모든 이들에게 선임의 이유를 설명했던 기자회견은 전설로 남아있다. 벤투 감독이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만들어낸 결과가 성공이냐 실패냐에는 의견들이 있고, 양측 의견 모두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선임 과정은 투명했고, 김판곤, 홍명보 두 사람은 이를 대중에게 정확히 알렸다.
하지만 두 사람이 떠난 뒤 대한축구협회는 병폐로 가득하다. 정몽규 회장 중심으로 운영되는 현 체제에서 그런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도 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경기의 승패처럼 감독 선임도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문제는 클린스만 감독이 어떤 과정에서, 어떤 이유로 선임됐는지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몽규 회장 중심의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대회 대표팀처럼 개개인 몇몇에 의존하며 요행을 바랐고, 운을 바랐다. 언제나 행운만이 가득할 수는 없고, 클린스만 체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증명되며 대회에서 초라하게 탈락하게 된 것이 한국이다.
이것도 심각한데, 더 심각한 것은 정몽규 회장과 그 체제가 승부조작범 사면 시도로 축구 자체를 붕괴시킬 뻔 했다는 것이다.
축구는 공정한 경쟁을 기본으로 한다. 그런데 정몽규 회장은 지난 2023년 승부조작범들을 포함한 축구인들을 A매치 1시간 전 기습사면 시도하며 천인공노할 행위를 저질렀다. 비판 여론에 이를 철회했지만 절대 있을 수 없는 사태였다.
정몽규 회장 체제에서 조작범이 사면 시도 되고, 기준 없는 선임으로 클린스만 감독이 오는 등 한국 축구의 시스템은 붕괴했다. 그런 상황에서 꾸역꾸역 축구 팬들, 몇몇 재능 있는 선수들에 의존하다 이번 대회를 망쳤다.
2013년 정몽규 회장 취임 이래 많은 축구인들이 대한축구협회를 오고갔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A대표팀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모든 이들이 책임이라는 주제 하에 대한축구협회서 퇴장했지만 정작 본체인 정몽규 회장은 아니었다. 이제는 그가 책임질 차례다.
STN뉴스=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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