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뉴얼이 없으면 우왕좌왕한다. 무엇이든 매뉴얼이 가장 중요하다.”
넥센 히어로즈의 염경엽 감독은 22일, 목동에서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연패에 빠졌을 때 혹은 연승을 달릴 때 지키는 자신만의 매뉴얼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지난 시즌 8연패를 겪으며 그간 지켜왔던 매뉴얼을 대폭 수정했고, 연승 매뉴얼은 김성근 감독의 팀 운영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야기의 시작은 지난해 6월 8일부터 21일까지 당했던 8연패였다. 염 감독은 “감독의 실수였다. 3연패에서 5연패 정도 했을 때, 벗어날 기회는 반드시 온다. 그때 끊지 못했던 이유는 필승카드를 남겨놨기 때문이다. 손승락이 10일 가까이 등판하지 않았다. 손승락까지 올렸다가 안 되면 연패가 더 길어질 것이라 생각했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서 “그런데 그게 큰 실수였다. 연패는 일단 끊어야 한다. 기회가 왔을 때 쏟아 붓고 끊었어야 했다. 남는 카드를 아껴서 연패가 길어졌다. 6월 14일 LG전에 문선재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졌을 때, 손승락 대신 이보근을 올렸다. 동점 상황이었지만 손승락을 올렸어야 했다. 남는 카드를 아끼지 말고 끊을 수 있을 때 끊었어야 했다”고 회상했다.
이번 시즌 7연승을 달리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연승 중일 때도 매뉴얼이 있다. 절대 무리해서는 안 된다. ‘몰빵’을 해왔으니 연승을 한 것이다. 연승 뒤에는 항상 연패나 부상이 따른다. 김성근 감독님의 SK 와이번스를 보고 많이 연구했다. 당시 SK는 연승 후 한번 지고 다시 연승했다. 왜일까 고민했다”며 “그 팀은 주전 9명으로 연승을 달린 게 아니었다. 백업 선수들을 충분히 활용하며 체력을 안배했다. 연승에 집착하지 않고 컨디션 유지에 집중했다. 감독님께 배운 것은 아니지만 내 생각은 그렇다”고 덧붙였다.
이날 넥센은 롯데에게 1-7로 크게 뒤지다가 10-9로 대역전승 했다. 지고 있었지만 조상우, 한현희 등 필승조가 총 출동했다. 연승 중일 때 무리하지 않는다는 매뉴얼과는 반대였다. 연패 매뉴얼을 연승 중에 적용했다. 지고 있었음에도, 이길 기회가 왔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염 감독의 과감한 ‘몰빵’이 팀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인 ‘8연승’을 만들었다.
[사진.뉴시스]
한동훈 기자 / dhhan@ons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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