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형주 기자]
리즈 유나이티드 화제의 소식이 여기에 있다.
영국의 대도시 리즈. 랭커셔 가문과 함께 영국을 두고 자웅을 겨뤘던 요크셔 가문의 중심지였던 곳이다. 이런 리즈에는 리즈 밀레니엄 스퀘어(Leeds Millennium Square)라 불리는 리즈 밀레니엄 광장이 있다.
리즈 사람들은 도시 단위 기쁜 일이 있을 때 이곳에 모여 그 기쁨을 함께 한다. 밀레니엄 광장서 나누는 그 기쁨처럼 STN스포츠가 리즈 관련 화제를 놓치지 않고 연재물로 전한다.
-[이형주의 리즈 밀레니엄], 3번째 이야기: ‘MOT!’ 뒤 없는 미친 공격, 리즈의 철학
리즈 유나이티드가 팀 철학을 필드 위에 구현했다.
리즈는 12일(한국시간) 영국 노스웨스트잉글랜드지역 머지사이드주의 리버풀에 위치한 안 필드에서 열린 2020/2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 리버풀 FC와의 경기에서 3-4로 패배했다.
올 시즌 EPL로 승격한 리즈 유나이티드에는 Marching On Together(MOT)이라는 대표적인 응원가가 있다. 글자 그대로 함께 행진하자라는 의미를 담은 곡인데, 응원 구호로도 쓰인다. 그리고 리즈는 이번 리버풀전에서 응원 구호에 담긴 팀 철학을 필드 위에 구현했다.
리즈는 2000년 대 초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서 호성적을 거두며 ‘리즈 시절’의 어원을 만들어낸 팀으로 국내에 알려져 있다. 하지만 팀의 최전성기는 그보다 좀 앞으로 리즈는 1960년 대 돈 레비 감독 하에서 최전성기를 맞으며 영국과 유럽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2003/04시즌 재정난 여파로 인한 강등 이후 승격한 첫 시즌이라, 리즈에 이번 경기서 같은 정도의 화력을 기대하기란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리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 철학을 버리지 않았고 보여줬다.
2018/19시즌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 취임 이후 리즈는 강한 압박과 공격 중심의 철학을 더 굳건히 한 팀으로 변화했다. 이를 통해 직전 시즌 우승을 거머쥔 리즈는 리버풀전에서도 똑같은 모습으로 나섰다.
리즈의 첫 경기 상대 리즈는 직전 시즌 전반기 가공할만한 질주를 보이며 리그를 제패한 ‘디펜딩 챔피언’. 하지만 리즈는 주눅 들지 않았고 계속해서 상대를 밀어 붙였다. 리즈는 상대가 득점하면, 따라가고 득점하면 따라갔다. 이에 킥오프 당시 0-0 상황을 비롯해 1-1. 2-2, 3-3까지 무려 4번의 동점 상황이 만들어지는 ‘미친 난타전’이 진행됐다.
물론 리즈는 승리의 여신의 미소를 받지는 못했다. 후반 43분 로드리고 모레노가 페널티킥을 내주며 3-4로 패배했고 리즈 선수들은 아쉬움에 잠겼다. 하지만 열심히 뛴 리즈 선수들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독려한 비엘사 감독 역시 선수들을 자랑스러워했다. 비엘사 감독은 같은 날 영국 언론 BBC를 통해 "우리는 리버풀이 으레 하던 공격 작업을 하지 못하게 막았으며, 많은 성과를 봤던 것 같다. (그렇지 않은 때도 있었지만) 경기 중 많은 시간 동안 그들과 대등한 싸움을 벌였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팀의 모습에 자부심을 드러냈을 뿐 아니라 선수들을 위로한 것이다.
물론 이날 경기와 같은 뒤 없는 공격은 EPL 잔류를 어렵게 할 수 있다. 어찌됐든 잔류를 위해서는 승점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고, 뒤 없는 공격은 잦은 패배로 팀을 강등권에 몰아 넣을 수 있는 소지도 있기 때문이다. 아주 가까운 예로 공격 중심의 축구를 자처했던 노리치 시티도 한 시즌만에 강등의 쓴맛을 맛봤다.
하지만 비엘사 감독과 리즈가 설령 강등의 위험성이 높다하더라도 자신들의 철학을 버릴 가능성은 낮다. 모두가 안 된다는 공격 중심의 만화같은 축구를 직전 시즌 보여주며 승격을 만들어낸 것이 그들이기 때문이다.
쉬운 길을 가려하지 않는 팀. Marching On Together라는 응원 구호처럼 앞으로 달려나가고자 하는 팀. EPL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올 수 있는 팀. 리즈가 EPL 무대서의 날갯짓을 시작하려 한다.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영국 리즈/밀레니엄 광장, 앨런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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