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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저승사자''를 꿈꾸는 연세대 최준용…②

''제2의 저승사자''를 꿈꾸는 연세대 최준용…②

  • 기자명 지슬기
  • 입력 2013.05.18 09:23
  • 수정 2014.11.16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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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대학스포츠의 현장을 직접 발로 뛰고 있는 학생기자들이 대학스포츠의 주역들을 만나보는 시간인 '내일의 슈퍼스타'는 각 대학에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며 꿈을 키우고 있는 학생 선수들을 만나보는 코너입니다.>

제2의 저승사자

“다른 학교는 제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정재근 감독님은 저를 키워주신다고 하셨어요. 지금보다 더 뛰어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그러셨죠”

연세대 정재근 감독과 그의 관계는 각별하다. 너무 각별해서 고충을 토로할 정도. 격하게(?) 예쁨 받는 덕분에 다른 선수보다 두 배로 웨이트 훈련 시간을 갖는다. 팀 훈련할 때도 모자라 따로 시키신단다. 체격이 왜소하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지금 당장 팀에 필요한 그니까.

감독의 과한 애정에 힘들어하지만, 그는 여전히 정재근 감독을 닮고 싶다. “지금 제가 하는 포지션이 감독님 선수 시절 포지션이에요. 지금 많이 배우는 중이죠. 엄청 어려운데 감독님은 그걸 잘하셨잖아요. 너무 부러워요”

그래서인지, ‘제2의 저승사자’라고 불리고 싶다. 사실 그는 센터와 포워드 사이에 서 있지만, 포워드에 마음이 기울어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어디서나 눈에 띄는, 득점도 하고 패스도 하고 수비도 하는’ 매력적인 포지션이니까. 그는 포워드일 때 신이 난다. 홈경기 ‘차세대 국보급 센터‘라는 소개보다는 ’차세대 국보급 포워드‘가 하고 싶은 것이 속마음이다.

현재 프로 선수 중에서 닮고 싶은 선수를 물어보자 의외에 대답이 돌아왔다. SK 나이츠의 김선형 선수. 그가 추구하는 농구 스타일에 대한 대답과도 통한다. 자기 개성을 살려서 자신감 있게 하는 플레이. 누구 눈치 보는 것 없이 포지션 상관없이 할 수 있는 플레이를 꿈꾸고 있다.

그에게 정재근 감독은 여전히 ‘저승사자’. 선한 눈웃음을 지닌 감독이지만 시합에 들어가면 저승사자처럼 무섭다. 모습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진다. 그래도 나중에 자신 때문에 경기에서 이기는 날이 온다면, 꼭 한번 감독님에게 달려가 안겨보고 싶다. 그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는 감독님이다. 

YONSEI; 프라이드

대학생, 말처럼 쉽지 않다. 당장 운동량이 2배로 늘어났다. 운동량도 운동량이지만 성인이 됐으니 행동에 책임감이 따른다. 한 번 더 생각하고 해야 하는 일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리그전으로 인해 스케줄도 여간 빽빽한 게 아니다. 거기다 대표팀 훈련까지 겹쳤으니. 한 대회가 끝나면 쉬었다가 다음 대회를 준비하던 고등학교 때와 달리 이제는 쉴 시간이 없다. 체력적으로 말도 못하게 힘들다.

이것 외, 사실 많이 달라진 점은 없다. 농구 명문 대학답게 고등부 최강 경복고 선배들, 대표팀으로 같이 뛰었던 친구들이 ‘연세대’ 이름 아래 모였다.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이라 어색함은 제로. 그러나 경복고 출신이란 이유로 먼저 혼나는 건 그의 몫이었다. “1학년 중에 경복 출신이 한 명이다 보니 혼날 때는 제가 제일 먼저 불려 가요. 친하니까 더 혼낼 수밖에 없죠”

신입생들끼리는 이미 둘도 없는 ‘절친’이다. 대학 와서 처음 알게 된 친구들도 있지만, 지금은 스스럼없는 사이. 그러나 이들의 관계를 정의하기에 조금 묘한 구석이 있다. 이민수, 천기범 선수는 친구라기보다는 동생같이 느껴지니까.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줘야만 할 것 같다. 룸메이트인 허웅 선수도 마찬가지다. 한 살 형이지만 왜 이리 동생 같은지, 귀엽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자기 전에 볼에 뽀뽀도 할 정도. 서로가 서로를 챙긴다는 생각이다. “(천)기범이랑 (이)민수랑 저는 ‘내 것’, ‘네 것’이 없어요. 물건도 그렇고, 돈도 그렇고요. 제 지갑에 돈이 있으면 기범이가 가지고 나가기도 하고. 가끔은 제 휴대폰도 가지고 나가요”

연세대는 농구부는 실력만큼이나 외모도 수준급. 그의 눈에는 사심을 조금 보태서 다른 학교 어떤 운동부보다 잘생긴 선배와 동기들이다. 농구 코트 밖에서도 그들의 인기는 뛰어나다. 같이 놀러 나가면 의외로 키 큰 선수들이 인기를 독차지 한다고. 그 주인공은 박인태, 김창모 선수, 그리고 그 자신. 그렇기 때문에 키 작은 형들이 그들과 떨어져 있으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조금은 믿기 어려운 이야기였지만, 농구부를 자랑스러워하는 그의 마음이 느껴졌다.

신입생들이 가장 기대하는 연세대 축제 ‘아카라카’도 그는 이미 두 차례나 경험해봤다. 경복고 선배들이 티켓을 챙겨준 덕분에 입학 전부터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

“(이)종현이랑 작년에 연세대-경희대 시합 끝나고 바로 왔었어요. 종현이는 고려대인데, 저희 축제 와서 실컷 즐기다 갔네요. 저보고 티켓 챙겨 놓으라고 신신당부를 했어요. 다른 대학 선수들도 매년 오던데, 올해는 더 기대돼요”

아이러니하게도 새내기가 된 올해는 동아시아선수권 대회 출전으로 인해 축제를 보기 어렵게 되었다. 그는 태릉선수촌에서 하는 훈련이 더 인상 깊고 좋은 것 같다며 위안을 했다.
 

완벽한 그들에게 딱 한 가지 부족한 것

연세대 농구부, 선수들 하나하나가 뛰어난 네임 밸류를 자랑한다. 다들 고등학교 때 ‘한 가닥’씩 했던 재원들이니 아마농구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들어본 이름들일 것이다. 그러나 ‘연세대’라는 팀으로 봤을 때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시너지효과의 부재. 조직력의 아쉬움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팀이 바로 연세대다.

문제는 욕심이다. 서로 잘하려고 욕심을 부리다 보니 과해진다. 서로 실수를 하면 추스르고 맞춰 가야 하는데, 연습뿐만 아니라 시합에 들어가서도 서로가 얼굴을 붉힌다. 이러한 일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다 보니, 뛰어난 선수단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고려대와 경희대보다 한 수 아래의 평가를 받는다.

“팀워크가 안 좋을 때가 있어요. 잘 맞았으면 좋겠어요. 이기고 나갈 때는 완전 좋거든요. 어느 팀이 와도 막을 수가 없죠. 또 그러다가 분위기가 풀려버리면 금방 방심하게 돼요. 잘할 때는 잘하고, 못할 때는 엄청 못해요. 고쳐나가는 중이에요”

작년 대학농구리그 경기당 평균 외곽 득점이 12팀 중 11위. 연세대는 그동안 포워드가 약하다는 평가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전준범, 최준용, 최승욱 선수 등 포워드진의 손에 연세대 팀 성적이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직 1학년인 최준용 선수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입학 전부터 부상일 때를 제외하고는 모든 시합을 전부 소화하는 중이다. “감독님, 코치님들은 제가 주축선수라고 늘 말씀하세요. 제가 제일 중요하다고. 엄청 부담되죠. 하기 싫을 때도 있고, 시합할 때 무서워요. 제가 못하면 시합이 잘 안 풀리니까. 그래서 감독님께서 저를 많이 다그치고 혼내시는 편이에요. 부담감을 이겨내면 경희대도 쉽게 이기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그는 실제로 이뤄냈다. 연세대는 4월 17일 열린 경희대와의 경기에서 3점차 진땀승을 거두었다. 그는 14득점을 올리며 김기윤, 허웅과 함께 승리를 견인했다.

알게 모르게 마음고생이 심했다. 경기에 지면 외부에서는 그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 그렇다고 팀이 이겼을 때 그에게 공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득점을 떠나 수비적인 부분에서 잘해야 하다 보니 눈에 띄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끝으로 감독님과 코치님께 바라는 한 가지. 칭찬을 많이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들 칭찬을 다르게 표현하는 체질이시지만 억지로라도 듣고 싶은 것이 칭찬이다. “감독님 코치님. 칭찬 좀 부탁드려요”

'제2의 저승사자'를 꿈꾸는 연세대 최준용…①

[사진 및 기사제공.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대학농구연맹]

지슬기 객원기자 / sports@ons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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