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유스] 한국인 박지성이 걸어온 길, 유럽인들의 꿈이 될 수 있다는 것

2019-08-14     이형주 기자
PSV 아인트호벤 유스 저먼 호사하

[STN스포츠(서귀포)=이형주 기자]

한국인이 걸어온 길이 유럽인들의 꿈이 됐다. 

13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강창학종합경기장 1구장을 비롯한 복수 경기장에서는 2019 제주국제유스축구대회 조별리그 경기가 치러졌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에는 PSV 아인트호벤 15세 이하(U-15)와 수원 FC U-15 간의 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에서 PSV는 초반 열세를 극복하며 경기 막판 2골을 몰아치며 2-0 승리를 거뒀다. 비록 유스 간의 경기였지만, 선수들의 얼굴에서는 진지함이 묻어나왔다. 

PSV는 한국인들에게 매우 친숙한 클럽 중 하나다. 허정무, 박지성, 이영표까지. 코리안 리거들이 활약한 팀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 4강 신화를 안긴 거스 히딩크 감독 전성기를 보낸 클럽이기도 해 친밀감이 높다. 

아인트호벤 현지 필립스 스타디움의 박지성 판넬

4명 모두 PSV의 인지도를 알리는 것에 기여했고 경중을 나눌 수 없지만, 역시나 박지성의 공헌을 빼놓을 수 없다. 박지성은 초반 부상으로 홈팬들의 야유를 받을 정도로 내몰렸지만, 오직 실력으로 이를 극복 후 찬사를 만들어냈다. 특히 2004/05시즌에는 PSV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르는 것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실제로 지난 5월 본 기자가 방문한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서는 박지성을 클럽 레전드로 공인하고 있었다. PSV의 홈구장 필립스 스타디움 옆에는 구단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선수들이 판넬이 제작돼 있다. 박지성 역시 당당히 그 것도 한글로 판넬이 제작돼있다.

흥미로운 것은 PSV 안에서 박지성의 위상이 상상 이상으로 크다는 것. 특히 U-15의 릭 드 루이 감독은 “박지성은 클럽의 귀감이다”라고 전했다. 여기까지는 클럽에 헌신한 선수에 나오는 립서비스로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다음 말이 흥미로웠다. 

드 루이 감독은 “나 뿐만 아니라 어린 선수들도 박지성을 안다. 물론 멤피스 데파이를 비롯 클라스 얀 훈텔라르 등 PSV 유스를 거쳤던 선수들을 더 많이 알지만, 박지성 역시 안다. 그는 정말로 클럽의 귀감이다”라고 설명했다. 

PSV 유스 스벤 시몬스

수원FC전에서 훌륭한 활약을 펼쳤던 ‘리틀 굴리트’ 저먼 호사하, 멀티골로 웨슬리 스네이더를 연상시킨 스벤 시몬스 등 어린 선수들이 박지성을 보고 1군 무대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팀 1군에서 활약했던 동양인 선수의 발자취가 그의 팀 동료 반 니스텔루이(U-19 팀 감독), 마르크 반 봄멜(1군 감독)을 거치며 1군까지 남아있다는 것. 어찌보면 기적과 같은 일이다. 

한국인 한 청년은 주저 없이 유럽 무대에 도전했고 족적을 만들었다. PSV에서 전성기를 보냈고, 은퇴전 황혼기 1년도 보내며 헌신했다. 그가 만든 길은 어린 선수들의 나침반이 돼 지금도 빛나고 있다. 

사진(서귀포)=이형주 기자, 사진(네덜란드 아인트호벤)=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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