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와 약속 지켰다, 윤진호 “홈런 영상 30번 봤다”

2019-07-11     이보미 기자

 

[STN스포츠=이보미 기자]

“참 오래 걸렸다.”, “스타다 스타!”

개인 통산 1호 홈런을 기록한 ‘프로 11년차’ LG 트윈스 윤진호(33)를 향해 시선이 집중됐다. 

윤진호는 지난 9일 두산전 9회말 상대 함덕주를 만나 솔로포를 가동했다. 1군 무대에서의 첫 홈런이었다. 이미 팀은 3-11로 패색이 짙은 상황이었다. 결국 팀은 4-11로 졌다. 윤진호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그럼에도 팀 분위기는 달랐다. 류중일 감독을 포함해 선수단 모두 축하의 뜻을 전했다. 지난 10일 취재진에 둘러싸인 윤진호를 본 동료들은 “스타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윤진호도 “크게 기뻐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내가 홈런을 쳐서 벤치 분위기가 많이 올라왔다. 동료들도 내가 홈런을 쳐서 텐션 올라왔으니 다음 경기는 꼭 이길 것이다고 말했다. 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다”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윤진호의 1호 홈런 뒤에는 아내의 통 큰 지원도 있었다. 그는 “아직 홈런이 없으니까 아내가 장난삼아 홈런 치면 300만원을 준다고 했다. 홈런치자마자 입금이 됐다. 오늘(10일) 선수들에게 피자와 커피 돌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진호는 “아내도 무척 좋아했다. 잘 하라는 의미에서 해준 거다. 항상 고맙다. 집에서 홈런 영상 30번은 본 것 같다”면서 “다음 홈런 액수는 낮아졌다” 함박웃음을 보였다. 

김현수와의 약속도 지켰다. 윤진호는 “장난으로 현수한테 얘기를 했다. 나 홈런 치면 피자 쏜다고 했는데 정말 홈런을 쳤다. 모두 축하해줘서 고마웠다”고 전했다. 

“은퇴하기 전에 하나는 쳐야하지 않겠나”고 했던 윤진호다. 2009년 프로 데뷔 후 10년 만에 1군 경기에서 홈런포를 가동했다. 그는 “이제 3루타 하나 남았다. 죽어라 뛰어보겠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렇게 7월 9일은 윤진호에게 잊을 수 없는 날이 됐다. 

사진=STN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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