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WC] 느껴지는 존재감, ‘독일전 승’ 박지성 없이 거둔 ‘첫 승’

2018-06-29     이형주 기자
2010년 월드컵 당시 박지성 유스전략본부장의 모습

[STN스포츠(월드컵특별취재팀)=이형주 기자]

‘한국축구의 대들보’ 박지성(37) 대한축구협회(KFA) 유스전략본부장의 존재감이 새삼 빛나고 있다.

지난 27일 한국의 월드컵이 마무리됐다. 한국은 27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에 위치한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경기에서 독일을 2-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멕시코가 스웨덴에 패하면서 한국은 조 3위를 기록, 조별리그 탈락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비록 탈락했지만 독일전 승리는 값진 성과였다. 독일은 디펜딩 챔피언이자 FIFA랭킹 1위에 빛나는 강팀.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투지로 맞섰고 거함 독일을 침몰시키는 기적을 만들었다. 영국 BBC, 스페인 마르카 등 해외 외신들도 “한국이 독일을 침몰시켰다”며 대표팀의 성과를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독일전 승리는 흥미로운 기록을 또 하나 낳았다. 독일전 승리는 한국 축구가 박 유스전략본부장 없이 월드컵 무대에서 처음으로 거둔 승리다.

한국은 이번 2018년 월드컵까지 총 10번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첫 출전은 1954년 월드컵이었고, 1986년 월드컵 이후부터는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에 개근했다.

하지만 박 유스전략본부장이 등장하기 전까지 한국 축구는 월드컵 첫 승을 달성하지 못했다. 1954년 월드컵부터 1998년 월드컵까지 14경기에서 4무 10패에 그쳤다.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으나 박 유스전략본부장의 등장 이후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성적이 바뀌었다. 박지성은 첫 출전한 월드컵인 2002년 월드컵에서 4강 신화의 주역이 됐다. 한국은 폴란드전 승리를 시작으로 3승 2무 2패의 기록을 달성했다.

원정 월드컵 첫 승, 원정 16강 달성에도 박 유스전략본부장이 있었다. 박지성은 2006년 월드컵 토고전 승리를 견인했다. 또한 2010년 월드컵 그리스전 승리의 주역이 되며 팀을 16강까지 견인했다.

박 유스전략본부장이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이래 다시 암흑기가 찾아왔다. 2014년 대표팀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1무 2패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초반 출발은 좋지 않았다. 2패로 시작을 한 것. 하지만 독일전 값진 승리를 수확하며 박 유스전략본부장 은퇴 이후 첫 승을 거뒀다.

박 유스전략본부장이 없던 당시 첫 승이 그토록 힘들었고, 은퇴 이후 첫 승이 그토록 힘들었다. 박 유스전략본부장이 대표팀에 어떤 존재감을 뿜어왔는 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박 유스전략본부장은 앞으로도 한국 축구를 위해 일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 기간 동안 SBS 해설을 맡았던 그는 스웨덴전 이후 “선수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고 본다. 앞으로는 선수들이 아닌 그 외의 부분에서 어떻게 어두운 것을 몰아낼 수 있느냐에 축구의 미래가 달렸다”며 일침을 가한 바 있다. 

대회 기간 동안 공중파 해설위원으로 활약한 박지성 유스전략본부장

◇박지성 KFA 유스전략본부장 존재 유무에 따른 한국 월드컵 성적

박지성 KFA 유스전략본부장이 있을 때 – 3대회 5승 4무 5패
박지성 KFA 유스전략본부장이 없을 때 – 7대회 1승 5무 14패

사진=뉴시스,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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