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우승만 23번째…역행하는 ‘알프스 소녀’ 힝기스

2017-07-17     이상완 기자
 

[STN스포츠=이상완 기자]

영원한 ‘알프스 소녀’ 마르티나 힝기스(36‧스위스)가 시간을 역행하고 있다.

힝기스는 세계랭킹 1위 앤디 머레이의 형 제이미 머레이(영국)와 호흡을 맞춰 1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7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녀 혼합 복식 결승에서 헨리 콘티넨(핀란드)-헤더 왓슨(영국) 조를 2대0(6-4 6-4)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힝기스는 이번 우승으로 4대 메이저 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미국오픈‧윔블던)에서만 개인 통산 23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1994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힝기스는 여자 단식 5회, 여자 복식 12회, 남녀 혼합 복식 6회 우승 등 진정한 우승 제조기라 불릴 만 하다.

힝기스는 제2의 전성기를 넘어서 제3의 전성기라 불리고 있다. 지난 2002년 최정상에 오른 힝기스는 고질적인 왼 무릎과 엉덩이 통증 등으로 선수 생활을 접어야 했다. 당시 의료진이 향후 10년간 운동선수 활동이 어렵다고 말해 영원히 코트에서 사라지는 듯 했다. 하지만 불굴의 의지로 수술과 재활하며 복귀를 타진했고 2006년 여자프로테니스협회(WTA) 투어에 참가해 호주오픈 남녀 혼합 복식을 석권, 세계랭킹 6위까지 상승하는 등 건재함을 알렸다.

건재함도 잠시 2007년 윔블던 대회에서 코카인 양성반응을 보여 2008년부터 2년간 선수자격 정지의 징계를 받아야했다. 힝기스는 결백을 호소했지만 자격정지와 동시에 두 번째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고국 동료인 로저 페더러(스위스)로부터 런던올림픽(2012년) 혼합 복식 파트너를 제의받아 복귀의 물꼬를 텄고 6년 만에 코트로 돌아왔다. 이후 힝기스는 혼합 복식에서만 8번의 우승을 차지해 전문 복식선수로 전향해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이후 20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올라 티메아 바친스키와 조를 이뤄 은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사진=힝기스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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