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보다 과정이 아팠던 스페인전

2016-06-02     이종현 인턴기자
▲ 1일 오후(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불아레나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대한민국 대 스페인 친선경기, 파브레가스가 두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STN스포츠=이종현 인턴기자] 대한민국이 ‘무적함대’ 스페인을 맞아 대패했다.

한 골을 넣고 여섯 골을 헌납했으니 대패한 게 맞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지만 사실 그 이유는 결과보단 패배한 과정 때문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일(수) 오스티라아 잘츠부르크 레드불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A매치 친선경기에서 모라타의 멀티골을 포함, 여섯 골을 헌납하며 1-6으로 대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10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과 16경기 동안 이어온 무패 기록을 마감하게 됐다.

슈틸리케는 경기 전 "대한민국은 단순한 스파링파트너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부임 후 26경기에서 승률이 80%대에 가까우니(76.9%, 20승 3무 3패) 그럴 만도 했다. 축구 팬들도 ‘패배하겠지’라고 예상했지만, 한편으론 혹시 모를 기대를 하기도 했다. 다비드 실바에게 첫 골을 내줬을 때만 하더라도 이 간절한 마음은 유지됐다.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다.

전반 31분 그리고 전반 38분 한국은 순식간에 두 골을 헌납했다. 그런데 그 과정이 문제였다. 골키퍼 김진현의 어정쩡한 세이브와 위치선정, 수비와의 커뮤니케이션의 부재가 드러났다.

후반이 되어서도 전혀 나아진 게 없었다. 후반 5분 모라타의 헤딩골 상황에서 수비의 맨 마킹 실패와 김진현의 미숙한 볼 처리가 이어졌고 3분 뒤엔 한국영이 베예린을 끝까지 마크하지 못하면서 실점했다. 기술뿐만 아니라 끈기와 집중력까지 부족했던 한국이었다.

슈틸리케는 후반 16분 이재성, 주세종, 곽태휘를 투입하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실제로 세 선수가 들어오자 한국의 공격력이 살아났다. 물론 그 이면엔 다섯 골이나 여유가 있었던 스페인이 느슨하게 경기 운영을 한 것과 중앙 수비수 피케를 빼고 공격수 아두리츠를 넣으며 전술적인 실험을 한 상대편 변화의 덕을 본 게 컸다.

느슨해진 스페인을 상대로 주세종이 영패를 모면하는 득점을 넣었지만, 경기 직전 다시 한 번 수비실책이 겹치면서 모라타에 실점했다. 1-6. 한국은 지난 1996년 이란과 아시안컵 8강에서 2-6으로 패배한 이후 20년 만에 6실점이라는 불명예를 남겼다.

질 수도 있고 실점할 수도 있다. 친선경기의 목적은, 세계최강과 A매치를 추진한 이유는 우리보다 나은 상대를 통해 우리의 장점을 키우고 부족한 면을 채우려는 데 목적이 있다. 하지만 스페인을 맞이한 대표팀은 투지와 끈기가 부족했고 경기 중 누구 하나 독려하는 정신적 지주가 없었다. 그렇게 연이은 실책에 스스로 자멸했다. 1-6 패배라는 결과보다 과정이 아팠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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