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 “'골때녀' 주작 인정 못해…편집은 사과”

2021-12-27     박재호 기자
사진|SBS 제공

[STN스포츠] 박재호 기자 =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 김병지가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 조작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김병지는 지난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꽁병지TV’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골때녀를 예능이 담겨있는 스포츠로 봤다. 지금까지 있었던 과정, 내용을 알지 않느냐. 얘기를 안 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런 범주는 편집에 의해서 재미있게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2일 ‘골 때리는 그녀들’ 방송분에서는 구척장신 팀과 원더우먼 팀의 대결이 담겼다. 구척장신 경기 초반 3대0으로 점수를 냈지만, 3대2, 4대2, 4대3으로 원더우먼이 따라 붙으며 손에 땀을 쥐는 승부가 펼쳐졌다. 이어 후반전에서 구척장신 팀이 두 골을 넣으며 6대3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에 의해 밝혀진 실제 경기는 달랐다. 구척장신이 전반전 5대0으로 앞서 나갔고, 후반전 종료 결과 6대3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김병지는 “스코어를 만든 것은 아니다. 시즌1부터 참여했던 선수만 70여 명이고 스태프도 100명이 넘는다. 총 200명이 되는데 그들의 입과 눈을 속일 순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고 감독들도 열심히 했다. 경기 전 훈련도 제대로 했다. 최선을 다한 결과를 PD, 스태프들이 재미있게 구성한 편집으로 생각했다. 예를 들어 경기 내용 중 ‘골 먹어줘’, 승부차기 중 ‘넣을 때까지 차는 거야’ 등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병지는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편집한 것을 (시청자가) 언짢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죄송한 생각이 든다”면서도 “어떤 장면이 편집됐는지는 모른다. 그 권한은 내가 가지고 있지 않다. 경기를 40분 정도 하는데 어떤 장면이 어떻게 잡히는지 모른다. 우리는 한 시선을 보고 카메라는 몇십대가 있어서 여러 각도를 본다. 각도에 따라 우리가 못 본 장면을 볼 수 있다”고 해명했다.

김병지는 현재 상황을 학교에 비유하며 “나는 반장 정도 되는 거다. 학교 일에서 학생들이 다 의견을 낼 수 없다. 걱정하고 언짢으신 분들도 많을 거다. 폐지가 답이라는 의견도 주시는데 그에 대한 전체적인 답변은 SBS나 담당 PD님이 정리해 주시는 게 맞는 것 같다. 내 입장만 가지고 이야기하고 빠지거나 우리 팀만을 위한 답을 하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병지는 “없는 걸 있는 것으로 만든 건 아니다. 편집에 대해서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주작은 인정하지 못한다”고 생각을 전했다.

한편 논란이 불거지자 SBS는 ‘골때녀’ 방송 조작 의혹을 인정했다. SBS 측은 지난 24일 “방송 과정에서 편집 순서를 일부 뒤바꾸어 시청자들께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지금까지 경기 결과와 최종 스코어는 방송된 내용과 다르지 않다고 하더라도, 일부 회차에서 편집 순서를 실제 시간 순서와 다르게 방송했다. 제작진의 안일함이 불러온 결과다. 예능적 재미를 추구하는 것보다 스포츠 진정성이 훨씬 더 중요한 가치임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사과했다.

STN스포츠=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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