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pick] “수고했어...고마워” 백영복-김영건-김정길, 결승전 패배에도 ‘의기투합’

2021-09-02     반진혁 기자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

대한민국 탁구 대표팀의 세 남자는 결승전 패배를 아쉬워하면서도 “수고했다. 고맙다”며 서로 격려했다. 

백영복(44·장수군장애인체육회), 김영건(37), 김정길(35·이상 광주시청)은 2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20도쿄패럴림픽 탁구 남자 단체 결승(스포츠등급TT4-5)에서 중국의 차오닝닝-궈싱위안-장옌조에 0-2로 패배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영건-김정길 조가 차오닝닝-궈싱위안 조와 맞붙은 1복식에서는 세트스코어 0-3으로 졌다.

이어 김정길은 2단식에서 차오닝닝과 풀세트 접전을 펼쳤지만 2대3으로 지며 경기를 내줬다.

김영건은 “복식에서 연결 플레이는 우리가 훨씬 좋았는데 사소한 실수들이 나와서 졌다”며 “정길이가 2단식에서 잘 해줬는데, 1복식을 이겼다면 정길이가 좀 더 편하게 경기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김영건-김정길조가 차오닝닝-궈싱위안조와의 복식 경기에서 패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김정길은 “궈싱위안 선수가 왼손잡이인데 서브가 좋다. 평소 받아본 서브가 아니라 경기장에서 좀 당황했고, 몇 차례 실수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2016년 리우 대회 단체 준결승에서 중국을 이긴 것을 생각하며 자신감을 갖고 2단식 5세트에 나섰다. 초반에 실수가 잦아서 점수가 벌어졌고 따라가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 선수 장애 정도(김정길TT4·차오닝닝TT5)가 덜 심해 조금 밀린 부분도 있었다”며 “2단식을 이겼으면 영건이형이 다음 중국 선수를 상대로 충분히 이길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도쿄패럴림픽 마지막 경기에서 졌지만, 코로나 상황에서 대회를 무사히 끝낸 건 홀가분하다.

김영건은 “개인, 단체전 모두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대회를 잘 치렀고 은메달 2개도 좋은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빨리 돌아가서 아내를 보고 싶다”고 했다.

김영건은 올해 1월 결혼한 새 신랑이지만 패럴림픽을 준비하느라 신혼 생활을 제대로 못 했다. 그러면서 “내년 항저우 아시안경기대회와 3년 후 파리패럴림픽에서는 중국을 넘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했다.

김정길은 “2012 런던(은), 2016 리우(금) 대회 단체전에서만 입상해 이번 대회에선 개인전에서 성적을 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면서도 “단체전에서 졌지만, 은메달을 따서 홀가분하다”고 했다.

김정길은 네 살배기 쌍둥이 아들을 두고 있는데 “쌍둥이라서 금이든 은이든 메달 두 개를 따서 줘야 한다. 그래야 유치원에 가서 자랑도 할 수 있다”며 “그런데 하나밖에 따지 못해 며칠 동안 메달을 좀 빌려야 할 것 같다”며 농담을 던졌다. 그러자 이번 대회 개인, 단체에서 은메달을 두 개 딴 김영건이 빌려주겠다며 분위기를 풀었다.

백영복은 “처음 출전한 패럴림픽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동생들이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 집에 얼른 가서 어머니가 해주신 집밥을 먹고 싶다”고 했다.

STN스포츠=반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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