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男배구선수 약물 파동...코로나 치료 때문이었다?

2021-04-09     이보미 기자

 

[STN스포츠=이보미 기자]

이탈리아 남자배구가 금지약물 파동에 휩싸였다. 

이탈리아 남자배구 1부리그 피아첸차의 미들블로커 알베르토 폴로는 최근 도핑 검사에서 금지 약물인 멜도니움과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가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스포르트피아첸차’, ‘피아첸차24’, ‘발리볼 잇’ 등에 따르면 “폴로가 지난 3월 14일 이탈리아리그 플레이오프 트렌티노전에서 도핑 검사 결과 멜도니움,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테스토스테론, DHEA 등 금지 약물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멜도니움은 ‘테니스 스타’ 샤라포바가 2016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해당 약물 복용 혐의로 인해 2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멜도니움은 협심증과 심근경색 치료제로 쓰이지만 혈류량을 증가시켜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금지 약물로 분류돼있다. 이뇨제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구단은 선수를 감쌌다. 피아첸차는 3일 “알베르토 폴로의 도핑 양성 반응의 경우 코로나19 치료제 복용에 따른 결과라 보여진다”고 해명했다. 이어 “윤리적 가치를 중시하는 피아첸차는 현행 규정에 따라 금지 약물 복용을 규탄한다. 다만 이번 사례는 명확하게 규명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피아첸차는 지난 12월 말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팀 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들이 있었다. 이에 해당 선수는 자가격리에 돌입했고, 팀 구성원 모두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한국 V-리그에서 뛴 괴르기 그로저도 현재 피아첸차 소속이다. 

이탈리아 남자배구 동료들은 폴로를 위한 해시태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ForzaAlberto’와 함께 “혼자가 아님을 알린다”는 내용의 글도 남기고 있다. 

‘발리볼 잇’은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많은 물음표를 남겼다. 피아첸차의 공식 입장에 대해서는 궁색한 변명이라 일컬었다. ‘발리볼 잇’은 “이뇨제와 테스토스테론은 코로나 회복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이 약물들은 우연히 그의 소변에서 나올 수는 없다. 외부에서 처방을 받았다면 그 약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복용을 했는가. 구단은 왜 갑자기 트레이너를 경질했는가”라며 “폴로의 경우 최대 4년 자격정지 징계까지 받을 수 있다. 모든 의문을 지우기 위해서는 구단과 선수가 직접 나서서 설명을 해야 한다. 또 권한을 보유한 기관이 조사하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군다나 폴로는 이탈리아 남자배구대표팀 출신이다. 2019년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컵 후보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바로 7월에는 1년 연기된 2020 도쿄올림픽까지 열린다. ‘발리볼 잇’은 “도쿄올림픽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명확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단의 주장대로 코로나19 치료제에 의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라면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혼돈의 늪'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발리볼 잇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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