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포커스온] ‘아쉬움은 뒤로’ 콜린 벨호의 철학, ‘우리의 스토리는 이제부터 시작’

2019-12-18     반진혁 기자

[STN스포츠(부산)=반진혁 기자]

이제 아쉬움은 뒤로한다. 콜린 벨호의 스토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지난 17일 오후 7시 30분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치러진 일본과의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2019 최종전에서 0-1로 패배했다. 14년 만의 우승을 노렸지만, 아쉽게 좌절됐다.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초반에는 주도권을 내주는 듯 했으나 곧 평정심을 찾았고 준비한 것들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역습 시에 빠르게 공격 전환을 시도하면서 맞불을 놨다. 패스, 슈팅에서 정확도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강호 일본을 상대로 잘 싸운 콜린 벨호였다. 후반전에는 더 거세게 공세를 이어가면서 주도권을 가져왔다.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한 번의 실수가 발목을 잡았다. 후반 41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심서연의 손을 맞고 페널티 킥이 선언된 것. 일본은 기회를 살려냈고, 승리를 따냈다.

우승은 아쉽게 좌절됐지만, 벨 감독은 아쉬워하지 않았다.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년 2월 예정된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경기 후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슬기는 “감독님이 ‘우리의 스토리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오늘은 잊고 새로운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귀띔했다.

심서연 역시 “'너를 믿는다. 네가 필요하다'라는 말씀을 꾸준히 해주신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확실하게 되는 것 같다”고 벨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벨 감독은 경기 후에도 “퍼포먼스는 좋았다. 에너지가 넘쳤고, 전술적으로 잘 움직였다”고 이번 대회를 평가하면서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팀 분위기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한민국 여자 대표팀에 부임해 첫 대회를 마친 벨 감독. 그와 함께 하는 선수들의 스토리는 이제 시작이다.

사진=KFA

sports@stn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