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사나이들의 ‘케미’, 정민수 “감독님이 날 많이 좋아하신다”[장충 S트리밍]

2019-12-07     이보미 기자

 

[STN스포츠(장충)=이보미 기자]

두 경상도 사나이가 만났다.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과 리베로 정민수의 ‘케미’가 빛난다. 

KB손해보험이 12연패 이후 시즌 첫 2연승을 내달렸다. OK저축은행과 우리카드를 내리 꺾고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리베로 정민수도 후위에서 부지런히 움직였다. 7일 우리카드전에서도 끈끈한 수비로 팀 공격을 지원했다. KB손해보험은 0-2에서 3-2 대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후 ‘승장’ 권순찬 감독은 정민수에 대해 “말 안 해도 다 알 것이다. 작년에 이 팀에 와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이겨야 흥이 나는데 올해도 연패를 했다. 민수랑 얘기를 하면 본인은 괜찮다고 한다. 하지만 운동할 때보면 힘들어하는 느낌이 있었다”면서 “늘 긍정적인 선수다. 배구를 오래할 선수다. 대한민국에 저만한 리베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힘줘 말했다. 

권 감독의 말을 전해들은 정민수는 “과분한 칭찬이다. 감독님이 날 많이 좋아하시는 것 같다. 내가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둘 다 경상도 사람이다. 연패 중에 별말 안했다.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다”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권 감독과 정민수의 신뢰감은 두텁다. 권 감독은 연패 중에 정민수에게 ‘특별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정민수는 “감독님께서 내게 쳐지는 선수들과 술을 한 잔하든, 커피를 한 잔 하고 오라고 하셨다. 다 같이 모이면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선수들과 일대일로 얘기를 많이 했다. 선수들과 서로 마음을 열어가면서 플레이가 좋아진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OK저축은행전에서 12연패 악몽에서 벗어나자 권 감독은 뒤돌아 눈물을 닦았다. 이를 본 정민수는 “감독님 울었어요?”라고 물었다. 권 감독이 “안 울었다”고 하자, 정민수는 “잘 하셨다. 지금 울면 부끄럽다. 오늘이 시작이지 않느냐”고 말하며 오히려 권 감독을 웃게 만들었다. 

1991년생 정민수는 2013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4순위로 우리카드 짐여을 받았다. 2018년 FA 신분을 얻고 KB손해보험으로 둥지를 옮겼다. 부산 출신의 권 감독과 경남 하동에서 자란 정민수가 만나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믿음을 쌓아가고 있다.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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