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잠실)=이보미 기자]
한국에서 사상 첫 아시아선수권을 맞이한 여자배구. 러시아전 패배의 아픔을 딛고 다시 한 번 2020 도쿄올림픽 본선행에 도전한다.
한국은 지난 18일부터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제20회 신한금융 서울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을 펼치고 있다. 조별리그 A조 첫 경기에서는 이란을 3-0으로 제압하고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한국은 이번 대회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더군다나 이 대회 상위 8팀은 내년 1월 도쿄행 티켓이 걸린 대륙별예선전에 참가할 수 있다.
이란전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라바리니 감독은 8월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열린 대륙간예선전 최종전인 러시아전 2-3 패배를 떠올렸다. 당시 한국은 대회 직전 주전 세터 이다영, 안혜진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베테랑 세터 이효희와 이나연이 합류를 했다. 2승 이후 러시아와 도쿄행 티켓 1장을 놓고 한 판 승부를 펼쳤다.
출발은 좋았다. 러시아보다 빠른 템포의 공격으로 득점원들을 고루 활용했다. 서브도 날카로웠다. 세트 스코어 2-0 이후 3세트에도 22-18로 앞섰다. 여기서 흐름이 뒤집혔다. 한국은 좀처럼 마무리를 짓지 못하며 끌려갔다. 5세트 11-9 이후에도 해결사는 없었다. 역전을 허용하며 뼈아픈 패배를 기록했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울기도 했다. 선수들이 떠난 뒤에도 라바리니 감독과 세자르 코치는 한동안 벤치에 머물렀다. 그만큼 아쉬움이 컸다.
라바리니 감독은 “러시아 경기에서 우리는 끝까지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었다. 5세트도 먼저 11점에 도달했다. 패인 중 하나는 러시아가 3세트부터 전략을 바꿨다. 후위 수비수도 교체했다. 우리의 주 공격수 패턴을 읽고 높은 블로킹 벽을 쌓았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러시아다운 경기를 시작했다. 또 러시아 라이트 선수가 원래 수비를 못하는 선수인데 그날 공을 받더라. 이상하게 러시아쪽 경기가 잘 풀렸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정신력에서도 뒤지지 않았다. 배구 흐름이 살짝 바뀌면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전 패배로부터 얻은 교훈도 있다. 라바리니 감독은 “보완할 점은 안 됐을 때, 또 잘 됐을 때 점수 관리다. 안 됐을 때 차고 올라가는 연습과 크런치 타임, 즉 20점 이후 1점 차 승부를 대비하는 연습을 중점적으로 했다”면서 “앞으로 이런 경기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며 힘줘 말했다.
1~4세트 20점 이후 또는 5세트 막판 결정력을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대표팀은 점수를 설정해놓고 이를 중점적으로 훈련 중이다.
러시아전 이전에도 한국은 올해 들어 20점 이후 흐름을 내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드러난 문제점들을 차근차근 해결해나가고 있는 한국이다.
라바리니호가 다시 도전장을 냈다. 그는 “아시아선수권도 중요하다. 또 1월에 티켓을 딸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모든 컨디션을 맞추고 있다”며 힘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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