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롯데하면 떠오르는 이방인 두 명이 있었다. 검은 얼굴을 하고 추석 때는 한복을 입으며 부산갈매기를 부르고 매일 덕아웃에서 박수를 치던 ‘로이스터’. 외야플라이를 잡을 때 두손을 한바퀴 돌리고 삼진을 당하면 방망이를 두조각 내던 ‘가~~르~~시~~아’. 이 둘은 기적이 없는 한 올 시즌 사직야구장 운동장에서 볼 수 없을 것이다. 그 둘은 3년이란 기간 동안 롯데 팬들에게 많은 추억을 남겨줘 가슴 깊은 곳에 남아있다.
하지만 그들만을 그리워하며 추억하기엔 시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을 대체할 새로운 인물도 들어왔다. 물론, 그들의 빈자리가 너무 커 때론 비교하며 그들을 그리워할 수는 있지만 어찌됐던 현재 그들은 없고 새로운 이들이 롯데 팬들 옆에 있다. 그렇다면 이제 새로운 그들과 함께 만들어나갈 롯데자이언츠의 2011시즌은 어떤 모습일까?
시즌을 끌어가기엔 더없이 좋은 수준들의 선발자원들을 갖춘 만큼 그들을 확실하게 활용하며 전력을 업그래이드 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비교적 안정적인 선발진에 비해 롯데의 고질적인 뒷문불안은 여전히 문젯거리다. 올 시즌 최향남을 영입했고 또한 넥센에서 데려온 고원준을 불펜으로 돌리는 등 불펜 강화를 위한 노력을 하며 전력을 어느 정도 안정화시키긴 했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남아있다.
불펜강화를 위해 영입한 최향남은 지난 시즌 독립리그에서 뛰었을 만큼 실전감각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고 고원준 역시도 불펜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불펜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확신할 수 없는 현실이다. 가용자원은 많지만 여전히 확신을 주지 못하는 롯데마운드를 어떤 운영의 묘를 보여주며 시즌을 운영해 나갈지 신임 양승호 감독의 역할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전준우, 손아섭 등 외야 견제세력들이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롯데 타선의 파괴력은 상하위타선 할 것 없이 8개 구단 중 최고의 전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롯데 타선에도 한가지 부족한 것이 보인다. 그것은 짜임새 있는 작전수행능력이다. 그간 롯데의 야구는 엄청난 파괴력으로 여러점을 뽑아내는데는 일가견이 있었지만 정작 1점이 중요할 때는 오히려 점수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그것은 로이스터 감독의 스타일상 작전을 많이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선수들의 작전수행능력이 그다지 뛰어나지 못한다는 것도 의미한다.
지난 시즌 롯데의 희생타는 8개 구단 중 7위를 기록할 만큼 작전에 의한 야구는 적었다. 물론, 작전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파괴력을 갖췄다고는 하지만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만약 선수들이 타격슬럼프에 빠지면 센스 있는 작전야구로 돌파구를 모색하기엔 지난 시즌 롯데의 타선은 부족했다.
그렇기 때문에 황재균, 전준우 등 젊은 선수들이 그 역할을 잘 수행해주는 것이 중요하고 그들이 감초역할만 제대로 해준다면 롯데의 타선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한국프로야구사상 역대 최강타선으로도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양승호 감독은 팀 사정상 고원준을 불펜으로 활용할 것임을 확실히 했고 전훈지에서도 계속해서 불펜투수로 등판시키고 있다. 전도유망한 선발유망주가 불펜으로 뛴다는 것은 사실 한국프로야구나 롯데의 미래를 볼 때는 아쉬운 일이다.
그렇게 보직이 결정된 이상 올 시즌 롯데에서 고원준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하다. 특히, 지난 시즌 이닝을 끌어가며 완급조절로 타자를 제압하는 선발투수로서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경험이 부족한 고원준이 선발과는 전혀 다른 불펜에서 어떤 모습으로 적응하느냐에 따라 롯데의 불펜이 두터워 질 수 있기 때문에 그의 역할은 현재 롯데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조성환, 홍성흔, 이대호와 같은 선수들은 분명 기본적인 역할을 해주며 타선을 이끌어 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롯데의 유일한 변수는 마운드 그 중에서도 고원준인 것이다. 만약 고원준이 불펜에 연착륙한다면 롯데의 불펜진은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안정적인 시즌을 맞이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지난 시즌과 크게 달라질 것이 없는 이닝이 거듭될수록 불안한 야구를 보여줄 것이다.
손근우 인터넷 기자 / sports@ons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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