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런던)영국=이형주 특파원]
세리에 A에서 인종차별에 대한 자정작용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2일 칼리아리 칼초와 유벤투스 FC가 세리에 A 30라운드에서 맞붙었다. 당시 칼리아리 홈팬들은 유벤투스의 켄에게 경기 내내 원숭이 흉내가 섞인 인종차별 구호를 외쳤다. 모이스 켄이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
유벤투스 선수들이 분노해 심판에게 항의했다. 칼리아리의 주장인 루카 체피텔리가 홈 서포터들에게 달려가 손을 저으며 구호를 멈출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칼리아리 팬들의 인종차별 구호는 계속됐다.
이날 켄은 후반 40분 쐐기골이자 팀의 2번째 골을 득점했다. 이후 ‘왜 나에게 인종차별을 하냐’라는 의미로 양 팔을 벌리기도 했다.
경기 후 이탈리아 축구협회(FIGC)가 해당 행위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 6주 간의 조사 이후 나온 결과는 ‘무징계’였다. 14일 FIGC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객관적인 견지에서 칼리아리 팬들의 노래는 인종차별과 제한적으로 관련이 있을 뿐이다”라며 무징계의 이유를 설명했다.
축구 전문 매체인 <킥 잇 아웃>은 같은 날 SNS를 통해 “무징계라는 것은 정말 혼란스러운 결과다. 한심한 결정이다. FIGC의 관계자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팀 동료들이 인지할 만한 인종차별 행위. 더구나 상대 팀 주장이 인종차별을 깨닫고 만류까지 한 인종차별 행위였다. 하지만 아무런 징계도 나오지 않았다. 세리에 A에서 인종차별을 근절하는 일은 당분간은 불가능해 보인다.
사진=뉴시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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