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문학)=윤승재 기자]
“일종의 모험이었죠. 더 길게 보고 크게 키울 생각에.”
지난 27일 인천SK문학구장. 1-0 아슬아슬한 리드를 가져가던 SK와이번스에 위기가 찾아왔다. 8회초 마운드에 오른 하재훈이 LG 김현수와 조셉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것.
제구력 난조에 투수를 교체할 법도 했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하재훈을 믿었다.
다음날인 28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염 감독은 전날 상황에 대해 “모험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첫 번째 볼넷을 내줬을 때 내용이 안 좋아서 바로 볼넷을 또 줄 거라고 예상은 했었다. 그래서 내릴까 말까 고민했는데, 한 경기를 내주더라도 이 선수를 키우자는 생각에 그대로 믿고 맡겼다”고 전했다.
염 감독의 믿음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하재훈은 이후 채은성에게 내야 안타를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에 처했지만, 후속타자 박용택에게 병살을 유도하면서 1점만 내주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비록 1-1 동점이 되면서 연장까지 가는 피말리는 승부로 이어졌지만, 무사 만루에서 1점만 내준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을 거둔 SK였다. 염 감독은 “결과는 좋지 않았나. 무사 만루에서 1점만 내줬다”라며 “하재훈이 이 경기를 통해서 더 성장했을 거라 생각한다”라며 그를 칭찬했다.
한편 염 감독은 하재훈을 가까운 미래 '와이번스의 마무리'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염 감독은 "하재훈이 마무리로서의 자질을 모두 갖추고 있다. 직구 구위도 좋고 멘탈도 좋다. 특히 공 회전수가 메이저리그 탑급이다"라고 극찬했다. 염 감독의 말에 따르면 하재훈의 직구 회전수는 2600RPM 이상이 나오고, 커브도 2700RPM을 오간다. 염 감독은 "실투가 나와도 다른 투수보다 뜬공이 나올 확률이 더 높다"라며 "빠르면 내년부터 마무리로 투입해 와이번스의 마무리로 키울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사진=SK와이번스 제공
unigun89@stn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