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윤승재 기자]
“이번 아시안게임은 참 아픈 대회였어요.”
휠체어펜싱 간판 김선미에게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APG)은 굉장히 특별한 대회였다. 대회 개막식 때 기수로서 북측 심승혁과 함께 공동 입장하는 영광을 안았고, 또한 대회 후에는 장애인 스포츠 선수 최초로 은행 브랜드 모델로 발탁되는 기쁨도 맛봤다.
하지만 김선미는 정작 이번 아시안게임이 두고두고 아쉬울 따름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김선미의 시선은 더 높은 곳에 있었다. 무엇보다 2년의 공백을 떨쳐내고 돌아온 무대였기에 기대와 각오 모두 남달랐지만, 고대하던 금메달은 얻어내지 못했다.
김선미는 당시를 회상하며 “문제점을 많이 드러냈던 아쉬운 대회였다. 경기 운영도 잘 못했고, 실력도 다 발휘하지 못했다. 기대가 많았던 만큼 아픈 대회였다고 생각한다”라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오히려 수확도 있었다. 2년 뒤 열리는 더 큰 무대(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김선미는 이번 대회 복기를 통해 자신의 약점과 함께 보완할 부분들을 찾아냈다. 김선미는 “너무 상대에 맞춰 경기 운영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 남은 훈련 동안 이 부분을 보완해서 조금 더 당당하게 내 주도로 경기를 이끌면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복기를 마친 김선미는 본격적으로 재도약을 위한 힘찬 날갯짓을 시작한다. 김선미는 6일 뒤 일본 교토에서 열리는 휠체어펜싱 월드컵에 참가해 본격적인 패럴림픽 여정에 나선다. 아시안게임 직후 열린 조지아 트빌리시 월드컵에서는 아쉽게 10위(에뻬A)에 머물렀지만, 컨디션을 회복한 두 번째 월드컵에서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김선미는 남자 선수들과 연습게임을 치르고 있다. 대표팀 내에서 김선미 나홀로 여자 선수였던 지난날과는 달리, 이번 월드컵을 기점으로 국가대표팀에 백경혜(대구), 이예리(인천) 등 신인 여자 선수들이 새롭게 합류했다. 하지만 아직 김선미와의 역량 차이가 커 스파링 상대로는 다소 무리가 있는 상황. 결국 김선미는 이전처럼 남자 선수들과 훈련하며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 있다.
김선미는 “남자 선수들이 여자 선수들보다 확실히 힘도 좋고 스피드도 빠르다. 하지만 해외 여자 선수들의 역량도 그에 못지않다.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일반 여자 선수들과 훈련하는 것보다 남자 선수들과 맞붙어보는 게 도움이 많이 된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선미는 “항상 ‘후회 없는 경기를 하자’가 내 각오다. 결과가 어떻든 정말 후회 없는 경기 펼치겠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사진(이천)=대한장애인체육회, STN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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