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일반] 크로아티아전 대패, 한국 대표팀을 위한 3가지 변명
[축구일반] 크로아티아전 대패, 한국 대표팀을 위한 3가지 변명
  • 정호성 인터넷기자
  • 승인 201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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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 국내파를 모두 소집해서 구성된 최강희호가 ‘동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끝에 0-4 대패를 당하며 국민들로부터 수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질타는 분명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나, ‘그래도 싸다’라는 것이 대다수 여론의 입장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필자 또한 한국의 경기력에 적잖게 실망해 경기를 시청하며 분통을 터뜨렸었고, 이런 굴욕적인 경기 시청을 위해 후라이드가 되어 버린 치킨이 안쓰럽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변명이라면 변명이겠지만, 필자는 소소하게나마 한국에게 소위 ‘쉴드’를 쳐 주고자 한다.

경기 감각의 차이

크로아티아 선수단은 모두가 한창 진행 중인 유럽 리그 소속이다. 팀의 간판인 레알 마드리드의 루카 모드리치부터 시작해서 이번 경기에서 갓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디나모 자그레브의 아리안 아데미까지 전원이 유럽 리그 소속이다. 반면 한국 선수단은 절반 이상이 마지막으로 경기에 나선 지가 꽤 된 K리거였다. 이처럼 경기 감각 면에서 보면 분명 한국 선수단은 크로아티아 선수단에 비해 불리한 조건을 떠안은 채 경기를 치른 셈이다.

물론 이 차이는 0-4 패배의 주요 요인이라고 할 정도로 크지는 않다. 하지만 구자철, 기성용, 이청용 세 명을 제외한 해외파 선수들은 많이 뛰어봤자 45분을 뛴 게 전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 중에서 제대로 된 경기 감각을 가지고 뛴 선수는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책만 없었다면 그럭저럭 재미를 봤었던 전반전

한국은 전반전까지는 크로아티아와 거의 대등하게 싸웠다고 할 수 있다. 비록 두 골을 허용한 채 전반전을 마쳤었긴 하나, 전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분명 한국은 크로아티아에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측면과 중앙을 넘나드는 역할을 맡은 손흥민의 움직임은 크로아티아 수비진에게 몇 번이나 위협을 가했고, 미드필드진은 크로아티아의 키 플레이어인 모드리치가 볼을 잡을 때마다 두세 명이 달려들어 압박 수비를 통해 볼 컨트롤을 방해함으로써 그의 기동력을 약화시켰다. 이러한 작전은 꽤 효과를 봤고 실제로 크로아티아는 선제골 전까지 별로 위협적인 득점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문제는 실점 상황과 후반전이었다. 한국은 첫 번째 실점 상황에서 만주키치를 거의 풀어주다시피 했다. 신형민이 안간힘을 써서 막으려 했지만 위치 선정과 몸싸움 면에서 밀렸고, 만주키치는 그대로 득점에 성공했다. 명백한 실책이었다. 아무리 공격 가담자가 적잖게 있었다지만 상대는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 1위인 마리오 만주키치였다. 모드리치와 함께 경계대상 1, 2호를 다투는 선수의 존재감을 잊어버린 것은 큰 실수였다. 두 번째 실점은 다리오 스르나가 자유롭게 슈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줬다는 점에서 실책이었지만, 그마저도 만약 스르나의 슈팅을 막기 위해서 센터백들이 달려들었었다면 만주키치와 올리치가, 풀백인 최재수가 달려들었었다면 부코에비치가 노마크 찬스를 맞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기에 사실 애매한 상황이었다. 후반 들어서는 4-4-2 포메이션 전환 과정에서 모드리치를 프리롤로 놔 주었다는 것이 결정적인 패인으로 작용했다.

선수들의 엄청난 실책, 최강희 감독의 잘못된 후반전 운영이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전반전의 전술과 경기력만을 보면 한국은 그럭저럭 전반전에 선전했다. 다만 계속해서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던 것이 너무 컸다.

말 그대로 친선경기다

A매치는 말 그대로 친선경기다. 실력 증진을 위해 치르는 모의고사와도 같은 개념이기에 그 결과를 지나칠 정도로 진지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물론 지나치게 경시해서도 안 되지만, 어찌 됐건 크로아티아는 FIFA랭킹 10위에 랭크한 동유럽의 강호고 유로 2012에서 스페인, 이탈리아 등과 대등하게 싸운 팀이다. 4골 차 대패는 분명 뼈아프고 ‘비판’받아 마땅한 경기이지만 ‘비난’받아 마땅한 경기는 아니다. 2002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프랑스, 체코와의 두 차례 경기에서 당한 0-5 패배도 결국에는 한국 팀의 월드컵 4강 신화에 큰 도움이 됐고, 작년에 치른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당한 1-4 패배도 이후 최종예선 2연승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로 다가왔다. 패배를 밑거름삼아 더욱 발전하면 되는 것이다.

수비진의 붕괴, 맞지 않았던 투톱의 호흡 등 최강희호는 이번 패배를 통해 많은 숙제를 얻었고, 다음 최종예선 경기인 카타르전까지는 한 달이라는 시간이 있다. 패배에 좌절하지 않고 철저한 대비를 카타르전에 힘써 주기를 바란다.

[사진. AP뉴시스]

정호성 인터넷기자 / sports@ons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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