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충주)=윤승재 기자]
아시안게임을 방불케 한 경기였다. 비록 소방관들이었지만 경기 내용과 열정은 프로 선수 못지않았다.
지난 12일, 충북 충주 호암체육관에서 2018 세계소방관경기대회 배구(6인) 조별리그 경기가 펼쳐졌다.
남자 9팀과 여자 8팀이 각각 3개 조와 2개 조로 나뉘어 경합을 벌인 이번 대회는 경기 일정과 아마추어 경기임을 고려해 3세트 2선승제(21-21-15)로 치러졌다.
남자 팀 중에서는 총 4팀의 외국팀이 금메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러시아의 Dinamo-Tatarstan 팀과 터키의 Ottoman Firefighters는 유럽 특유의 탁월한 체격을 자랑했고, 몽골 OBEG와 홍콩 HKFS의 두 아시아 팀은 조직력을 앞세워 다른 팀을 상대했다.
국내 남자 소방관 팀도 만만치 않았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과 남다른 조직력을 발휘하며 해외 팀들을 상대했다. 이들은 블로킹과 디그, 페이크 공격까지 프로 못지않은 플레이를 선보이며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특히 오전에는 역대급 경기가 펼쳐졌다. 1일차 세 번째 경기였던 전북소방과 홍콩 HKFS의 경기, 양 팀은 맹렬한 공방전을 펼치며 손에 땀을 쥐는 명경기를 연출했다.
홍콩은 배구선수 출신 코이우헝과 세터 탕이우만을 앞세워 맹공을 퍼부었다. 하지만 전북 역시 레프트 서정길을 중심으로 반격 기회를 만들어내며 차근차근 점수를 올려갔다.
프로에서 나올 법한 강스파이크와 블로킹이 여러 차례 나왔다. 점프 높이는 그리 높지 않았지만 스파이크의 세기와 적절한 점프 타이밍은 프로 선수 못지않았다. 몸을 날리는 디그도 완벽했다.
2세트까지 양 팀은 팽팽한 경기를 펼쳤다. 홍콩이 1세트에서 21-11로 승리하며 앞서 나갔지만, 전북이 2세트에서 21-14로 설욕하며 1-1 무승부를 만들었다. 하지만 다시 살아난 홍콩이 3세트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으며 점수차를 벌렸고, 결국 15-7로 3세트를 가져오며 승리했다.
경기 중에는 남다른 승부욕을 보여줬던 양 팀이지만, 경기 후에는 서로를 얼싸안고 사진을 찍으며 친목을 다졌다.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전세계 소방관 축제다운 훈훈한 장면을 연출한 양 팀이었다.
사진(충주)=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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