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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로 변신한 체조 전설 여홍철 "딸 덕분에 하게 된 선서, 영광이다"

야구선수로 변신한 체조 전설 여홍철 "딸 덕분에 하게 된 선서, 영광이다"

  • 기자명 윤승재 기자
  • 입력 2018.09.0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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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로 끌려가던 5회초, 2사 1,3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서는 여홍철. 여홍철은 볼넷을 걸러나가며 만루를 만들어냈다. ⓒSTN스포츠
4-5로 끌려가던 5회초, 2사 1,3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서는 여홍철. 여홍철은 볼넷을 걸러나가며 만루를 만들어냈다. ⓒSTN스포츠

[STN스포츠(고양)=윤승재 기자]

고양 장항야구장에 익숙한 얼굴이 등장했다. 연예인 선수들이 즐비한 조마조마 야구단 선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익숙한 모습의 그는 전직 운동선수들로 구성된 챔피온스의 일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을 진두지휘했다. 

지난 23일 그의 눈물이 크게 화제가 된 바 있다. 아시안게임 중계석에 앉아 있던 그는 딸의 금메달 경기를 직접 중계하면서 “장하다, 안아주고 싶다”라는 말과 함께 눈물을 훔친 바 있다. 

그는 바로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도마 금메달리스트 여서정(16·경기체고)의 아빠 여홍철(47). 여홍철 역시 한국 체조계의 전설이다. 1994년 히로시마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두 차례 금메달을 목에 건 여홍철은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에서도 은메달을 획득하며 '도마의 신'이라는 영광스런 별명을 얻었다.

인터뷰 중인 여홍철 ⓒSTN스포츠
인터뷰 중인 여홍철 ⓒSTN스포츠

그런 그가 야구 배트를 잡았다. 여홍철은 송진가루가 아닌 배팅 장갑을 끼고 힘차게 배트를 휘둘렀다. 1일 고양시 장항야구장에서 열린 2018 고양시-경향신문 가을야구대회 개막전에서 1번타자 유격수로 선발출전, 화끈한 타격감과 호수비를 연달아 보여주며 탄성을 자아냈다. 

이날 여홍철은 4타석 모두 출루에 성공했다. 1회초 안타와 함께 3루 도루, 득점을 기록한 여홍철은 2회초에는 날카로운 적시타로 타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4-5로 끌려가던 5회에는 볼넷을 걸러나가며 2사 만루 기회를 가져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회말에는 조마조마 장진의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며 아웃카운트를 올리는 호수비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여홍철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팀은 아쉽게 5-6 1점차로 패했다. 3회말 무사 만루에서 조마조마 정진우에게 싹쓸이 안타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고, 이후 꾸준히 점수차를 좁혔지만 5회와 6회 득점 찬스에서 1점밖에 올리지 못하면서 점수를 뒤집는 데 실패했다.  

팀의 단장인 여홍철의 표정에도 아쉬움이 가득했다. 하지만 이내 다음 경기를 기약하며 무거운 짐을 꾸렸다. 

이날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여홍철 단장은 호수비를 여러 차례 선보이며 맹활약했다. ⓒSTN스포츠
이날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여홍철 단장은 호수비를 여러 차례 선보이며 맹활약했다. ⓒSTN스포츠

다음은 여홍철 단장과의 일문일답.

▷ 경기에서 아쉽게 졌다. 오늘 경기 소감을 말해달라.

조마조마 팀도 잘했고 우리 팀도 잘했다. 작년엔 우리가 1점차(2017년 대회 개막전에서는 챔피온스가 조마조마에 6-5로 승리했다)로 이겼지만 오늘은 똑같이 1점차로 졌다. 비겼다고 생각한다(웃음).

▷ 오늘 4출루에 호수비까지 선보였다. 체조 못지않게 야구 실력도 출중하신 것 같은데, 언제부터 야구를 시작했나.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좋아해 야구 선수가 될 뻔 했다. 하지만 학교 야구부가 없어지면서 자연스레 야구의 꿈을 접고 체조에 집중했다. 선수 은퇴 이후에도 야구를 하고 싶었는데 그 루트를 몰랐다. 그러던  중 TV에 같이 출연한 제갈성렬(47·스피드스케이팅) 선배가 국가대표 선수들로 꾸려진 야구팀이 있다고 해서 여기 챔피온스 팀에 오게 됐다. 2012년에 처음 들어왔는데, 어쩌다보니 지금 단장까지 하게 됐다. 

▷ 이종범 국가대표 야구 코치와도 친하다고 들었다.

(이)종범이 형과는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다. 서로 다른 운동부였지만 교류가 있어 친해지게 됐다. 그 때 나도 야구를 굉장히 잘했는데, 종범이 형한테 맨날 ‘내가 야구 선수했으면 형은 후보였어’라고 종종 놀리곤 한다(웃음). 또 서로 닮아서 붙어 있으면 형제가 아니냐고 오해를 사기도 한다. 

타석에 들어선 여홍철 단장. 이날 여 단장은 3안타를 때려내며 4출루에 성공했다. ⓒSTN스포츠
타석에 들어선 여홍철 단장. 이날 여 단장은 3안타를 때려내며 4출루에 성공했다. ⓒSTN스포츠

▷ 경기가 끝나고 팀 미팅 때 이복술 감독님이 ‘홍철이는 카메라만 들이대면 잘하는 것 같다’라고 하시던데 어떤가. 단장님도 카메라 체질이라 생각하나.

카메라만 들이대면 엔돌핀이나 아드레날린이 확!(웃음) 물론 농담이고, 이런 토너먼트(단기 대회)에 출전하면 약간 긴장이 되면서 전투력이 상승한다. 웬만하면 승리를 위해 안타보다도 진루에 집중하려고 하고, 포구할 때도 온 신경을 집중하게 된다.

▷ 오늘 대회 전에 선수단 대표로 선서도 하셨다.

딸(여서정) 덕분이다. 딸 덕분에 유명해져서 선서도 하게 돼 영광이다(웃음).

▷ 딸 여서정 선수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 

아시안게임 끝나고 귀국했는데, 하루 쉬고 (진천) 선수촌에 다시 들어갔다. 다음 달에 세계 선수권 대회가 있기 때문이다. 휴가가 조금 길었으면 여기에 데려 왔을텐데 아쉽다. 안그래도 예전에도 몇 번 아빠 경기를 보러오기도 했다.

▷ 사회인 야구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끝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게 사회인 야구의 매력이다. 팀 실력이 엇비슷하기 때문에 큰 점수 차라도 언제든지 역전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미묘한 차이에 승패가 좌우되기 때문에 쫄깃하고 재밌다. 

▷ 남은 대회 각오를 말해달라.

일단 1패를 했는데, 남은 대회 최선을 다해서 승리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최선을 다하겠다. 
 

사진(고양)=윤승재 기자

unigun89@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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