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월드컵특별취재팀)=이형주 기자]
한국은 독일보다 7km를 덜 뛰면서 요행 16강만을 바란다.
◇‘스웨덴전 패배’ 한국, 멕시코-독일 잡아야 16강 갈 수 있게 됐다
한국이 벼랑 끝에 몰렸다. 한국은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 위치한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경기에서 0-1로 패배했다.
이날 경기는 16강 진출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 이날 경기가 열리기 전 독일-멕시코전이 멕시코의 승리로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독일은 직전 대회 우승팀이자 F조 모든 팀들이 인정하는 최강팀이다. 한국은 독일이 3전 3승을 거둬준다는 가정 하에 스웨덴과 멕시코전에 승부를 거는 전략을 택했다. 하지만 이 전략이 독일의 패배로 무너졌다. 이어 스웨덴전에서 패배하며 상황이 더 악화됐다.
이제 한국은 남은 멕시코와 독일전 모두에서 호성적을 거둬야 하는 처지다. 말이 멕시코와 독일이지 세계 최정상급의 팀이다. 지난 1차전 경기력만 봐도 두 팀이 한국보다 우위에 있다. 그야말로 벼랑 끝인 셈이다.
◇'유효슈팅 0' 한국, 1차전에서 최악의 모습 보였다
멕시코와 독일 두 팀이 강한 것을 우리가 어찌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들이 강하든 약하든 우리의 실력을 키워 그들을 상대할 생각을 해야 한다.
하지만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우리가 보여준 경기력은 처참한 수준이다. 한국은 경기 초반 잠깐 반짝했을 뿐 이후 내내 스웨덴의 공세에 시달렸다. 조현우 골키퍼의 연이은 선방이 아니었다면 점수 차는 더 벌어지고도 남았다.
더욱 심각했던 건 공격이다. 스웨덴전에서 한국은 단 한 차례의 유효 슈팅도 상대 골문 쪽에 때리지 못했다. 상대 골문으로 날아간 슈팅이 없었다는 소리다. 스웨덴 골키퍼가 게으름을 피우고 있었어도 이길 수 없었다는 뜻이다.
◇약팀이 강팀 잡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 ‘체력 우위’ 바탕으로 한 압박 축구
멕시코와 독일이 우리보다 전력에서 우위에 있는 것이 확인됐다. 그리고 지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2차전, 3차전에서 몰수패를 당하는 것이 아니다. 경기는 열리게 되고 그에 따른 준비가 필요하다.
약팀이 강팀을 잡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체력적 우위를 바탕으로 공을 탈취, 득점 후 지키는 방법이다. 이는 우리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기적을 일궈냈던 방식이기도 하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기술 부족을 지적하던 국내 지도자들과는 달리, 선수들의 체력 부족을 지적했다. 히딩크 감독 아래 대표팀은 혹독한 훈련을 거쳤고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그들이 2002 월드컵에서 거둔 성과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독일보다 7km 덜 뛰는 한국, 절망적인 현실…16강 탈락은 확정적
하지만 상황은 절망적이다. 기술적인 면이 상대들보다 뒤지는 한국이 더 적은 거리를 뛰기 때문이다. 기술에서 밀리는데 체력까지 밀린다. 이런 상황에서 승리를 바라는 것은 분명 요행이다.
통계로도 드러난다. 물론 같은 경기가 아니라 직접적인 비교는 되지 않는다. 독일-멕시코전이 보다 역동적이었던 반면, 한국-스웨덴전은 정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간접적인 비교는 가능하다.
FIFA에 따르면 독일-멕시코전에서 양 팀은 각각 110km, 106km를 뛰었다. 반면 한국-스웨덴전에서 양 팀은 103km, 102km를 뛰었다. 한국과 독일의 7km라는 활동량 차이는 거의 한 선 활동량에 미치는 기록이다. 즉 한국과 독일이 경기를 펼칠 때 1차전 같은 활동량이 유지된다면 독일이 거의 한 명이 더 뛰는 듯한 효과를 누리게 된다는 이야기다. 한 명이 더 많으면 압박도 수준이 달라지게 된다.
덜 뛰고, 기술적 수준도 밀리면서 승리하기 바란다. 이런 상황에서 승리하는 일은 천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어렵다. 한국은 요행 16강만을 바라보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사진=뉴시스, 이형주 기자, FIFA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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