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무기력' 신태용호, 러시아전에서 본 희망과 불안

'무기력' 신태용호, 러시아전에서 본 희망과 불안

  • 기자명 윤승재 기자
  • 입력 2017.10.08 03:10
  • 수정 2017.10.08 03:23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TN스포츠=윤승재 기자]

신태용호 2기가 7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VEB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2-4로 완패했다.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대표팀은 비슷한 패턴의 경기를 반복했다. 경기 극초반 빠른 공격 전개로 슈팅까지 성공하며 상대의 수비를 뒤흔들지만 곧이어 평범한 플레이를 반복하다 상대에 선제골을 허용한다. 그리고 무기력한 경기를 이어가다 추가골을 허용하고, 경기 막판에 가서야 만회골을 넣어 아쉬움을 달랜다.

러시아와의 평가전도 마찬가지였다. 초반 러시아를 밀어붙이며 경기력을 끌어올리던 한국은 전반 중반이 되면서 느슨해지더니 결국 완패를 당했다. 마지막 득점에 성공하며 아쉬움을 달랜 것도 이전 경기들과 비슷한 전개였다. 이전 슈틸리케호나 최종 예선 2연전에 나선 신태용호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경기 내용은 극과 극이었다. 공격면에선 희망을 조금 보았지만 수비면에서는 해결책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여기에 자책골 2개라는 불운까지 겹쳐 2-4 완패를 당했다. 이제 러시아 월드컵 본선까지 약 8개월. 우리는 이번 러시아 평가전에서 어떤 희망을 보았고, 어떤 것을 보완해야 할까.  

▲빠르고 유기적인 ‘원터치 패스’…문제는 결정력

신태용호는 과거 슈틸리케 감독 때 강조했던 ‘점유율 축구’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계속 해왔다. 무의미한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보다 효율적인 플레이로 공격 축구를 이끌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신태용 감독은 선수들에게 ‘원터치 패스’를 강조했다. 공을 끌지 않고 간결한 패스로 바로 공격수에 연결하는 플레이다.

신태용 감독이 원하는 플레이는 러시아전에서 절반 정도 드러났다. 손흥민과 권창훈, 구자철은 전반 초중반까지 빠른 원터치 패스로 공격을 이어나갔다. 전반 17분 손흥민-구자철-손흥민-권창훈으로 이어져 슈팅까지 연결된 플레이가 신태용 감독이 원하는 플레이였다.

하지만 ‘효과적’이지는 못했다. 결과물이 없었다. 막판에 나온 두 골도 원터치 패스의 유기적인 플레이에서 나온 상황은 아니다.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선수가 없어 패스가 이어지지 못했고,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에게도 이어지지 못했다. 결국 손흥민, 권창훈, 구자철 이 세 선수가 패스와 슈팅 모두 해결해야 했고 러시아의 전방 압박에 고립되면서 플레이는 더 이어지지 못했다.

러시아는 쓰리백을 작년부터 준비해 온 팀이다. 유로 2016 이후 스타니슬라프 체르체소프 감독이 부임하면서 쓰리백을 체계적으로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견고한 러시아의 쓰리백을 상대로 측면을 흔들거나 패스 플레이로 수비 뒷공간을 노려야 했지만, 한국의 패스는 중원에서만 겉돌았을 뿐 실질적인 결과물을 가져오지는 못했다. 

 

▲아홉 경기째 세트피스 결과물 없는 신태용호, 이제는 수비도 문제

신태용호는 아직 세트피스 결과물이 없다.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세트피스 골이 없었고 신태용 감독이 이끌었던 U-20 월드컵 네 경기에서도 없었다. 5월 8일에 있었던 사우디아라비아와의 U-20 평가전 때 나온 백승호의 골이 신태용 감독의 마지막 세트피스 득점이었다. 이후 여덟 경기 동안 신태용호의 세트피스 결과물은 없었다.

러시아전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러시아를 상대로 코너킥을 8개나 얻어냈고 직접 슈팅이 가능한 프리킥도 세 차례 얻어냈지만 단 한 골도 러시아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오히려 한국은 세트피스 상황에서만 두 골을 허용했다. 전반 44분 돌아 나오는 스몰로프를 김영권이 놓치며 노마크 상황에서 헤더를 허용해 선제골로 이어졌고, 후반 9분에는 골문 가까이로 짧게 찬 코너킥이 김주영의 몸을 맞고 자책골로 연결됐다.

이전까지 득점은 없었지만 경기를 잘 풀고 갔던 한국이었고 오히려 유기적인 플레이를 보이지 못했던 쪽은 러시아였다. 하지만 이 두 골로 분위기는 급격히 반전됐고 0-4까지 끌려가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이후 상황도 러시아가 위협적인 플레이를 보였던 적은 별로 없었다. 오히려 큰 점수 차에 힘이 빠진 한국이 자승자박에 빠져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이처럼 세트피스가 가지고 오는 효과는 크다. 열세의 상황에서 한방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더 수준 높은 상대를 마주친다. 열세에 놓인 한국은 세트피스 공격을 잘 살려야 본선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8개월 동안 세트피스 공격은 물론 수비 모두 다시 가다듬어야 할 신태용호다.    

▲전멸한 풀백 자원, 김영권-이청용 시프트는 실패

신태용호는 다소 절망적인 상황에서 평가전을 준비했다. 윤석영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해 순수 해외파로 구성했던 대표팀의 측면 자원이 전멸한 것이다. 결국 신태용 감독은 러시아전을 앞두고 좌우 윙백에 김영권과 이청용을 내세우는 실험을 시도했다. 오재석과 임창우가 있었지만 더 공격적인 빌드업을 위한 신태용 감독의 수였다.

신태용 감독이 두 선수에게 기대했던 것은 김영권이 전방에 배달하는 정확한 롱 킥과 이청용이 주도하는 빌드업이다. 하지만 두 선수는 역시 윙백에 적합한 선수들은 아니었다. 김영권은 수비에 더 중점을 둔 풀백에 위치했지만 러시아 측면 공격에 고전했고 이청용은 전반전까지 공격 가담을 거의 하지 못했다. 후반전 점수 차가 벌어진 후에야 러시아 공격이 느슨해지면서 이청용의 공격 가담의 기회가 늘었다. 

이후 경기에 김영권-이청용을 윙백으로 기용하기엔 수비적인 위험이 너무 크다. 유럽 2연전이 끝나고 다른 풀백 자원을 하루빨리 찾아야 한다. 물론 상황은 여의치 않다. 지난 월드컵 예선전에서 풀백 전문 자원인 최철순이나 고요한을 내세웠지만 불안했던 대표팀이다. 새로운 얼굴을 발굴해내거나 이 둘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쓰리백의 불안한 수비, 빌드업도 신경 써야

급조된 쓰리백이기에 수비적인 부분은 기대를 크게 하기 어려웠다. 짧은 기간에 호흡을 맞춘 세 선수는 패스 미스와 위치 선정에 불안한 모습을 자주 연출한 것은 이미 예견된 바였다.

쓰리백 정중앙을 책임진 장현수는 한국의 공격 때는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올라가 중원의 뒤를 받쳤고, 수비 때는 중앙 수비수 자리로 내려와 수비 라인을 조율했다. 하지만 수비 때 코코린을 전담 마크하면서 중앙을 자주 비웠고, 권경원과 김주영은 이 공간을 채우려다 서로 동선이 겹치거나 충돌하는 모습도 여러 번 보였다.

더 아쉬운 것은 빌드업이다. 중원과 수비를 오가는 장현수는 공격 빌드업의 시작점에 위치해야 했지만 만들어내지 못했고, 중원에서의 유기적인 플레이도 나오지 못했다. 

기성용의 부상이 아쉬웠던 순간이다. 2014년 신태용 감독이 임시직으로 A매치 대표팀을 이끌던 시절, 신태용 감독은 당시에도 우루과이를 상대로 쓰리백을 펼쳤다. 이날 신태용 감독은 쓰리백 중앙에 기성용을 기용하는 파격 전술을 보였는데 꽤 효과적이었다. 기성용의 볼 키핑 능력은 상대 공격수를 끌어내기 충분했고, 기성용은 그렇게 생겨난 공간 사이로 정확한 패스를 통해 전방에 볼을 배급했다. 기성용을 다시 한번 쓰리백의 중앙으로 기용하는 실험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이외에도 신태용호에는 손흥민 활용법, 수비 불안 등 많은 문제가 산재해 있다. 신태용호는 3일 뒤 열리는 모로코와의 평가전에서도 똑같은 문제와 맞서야 한다. 풀백 자원은 여전히 없고 문제점은 알았지만 해결책은 찾지 못했다. 신태용호를 둘러싼 논란을 잠재우려면 하루빨리 이 불안요소들을 해결해 모로코전에서 조금 더 나은 경기력을 선보여야 한다.

사진=KFA

unigun89@stnsports.co.kr

 

저작권자 © ST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단영역

매체정보

  • (주)STN미디어(방송국) : 인천광역시 부평구 청천동 419-2 부평테크노타워 8층
  • 대표전화 : 1599-1242
  • 팩스 : 070-7469-0707
  • 법인명 : (주)에스티엔미디어
  • 채널번호 : 지니 TV(131번) LG 유플러스 TV(125번) 딜라이브(236번)
  • 대표이사 : 이강영
  • 보도본부장 : 유정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상완
  • (주)STN뉴스(신문사) : (07237)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68길 23 (정원빌딩) 10층
  • 대표전화 : 02-761-2001
  • 팩스 : 02-761-2009
  • 법인명 : (주)에스티엔뉴스
  • 제호 : STN 뉴스
  • 등록번호 : 인천 아 01645
  • 등록일 : 2009-09-04
  • 발행일 : 2009-09-04
  • 대표이사 : 유정우
  • 발행·편집인 : 유정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상완
  • Copyright © 2024 STN 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ports@stnsports.co.kr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