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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S+] 프로 5년차…‘얼짱’ 벗고 ‘올짱’으로

[매거진 S+] 프로 5년차…‘얼짱’ 벗고 ‘올짱’으로

  • 기자명 이상완 기자
  • 입력 2017.01.21 13:21
  • 수정 2017.04.1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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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 데뷔 5년 만에 KOVO 올스타전 베스트7에 뽑힌 한국도로공사 레프트 공격수 고예림이 STN스포츠와 만났다. 지난 16일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전용체육관에서 고예림이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천)=이상완 기자

[STN스포츠 김천=이상완 기자] 고예림(23‧한국도로공사)은 3년 전 이맘때쯤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이내 고예림의 뽀얀 우유빛깔 두 볼은 빨간 홍당무로 순식간에 변했다. "윽~아~" 짧은 탄식과 함께 부끄러운 듯 두 발을 동동 구르며 얼굴을 감쌌다.

당시 신인선수였던 고예림은 2013-2014시즌 V-리그 올스타전 전야제에서 팝가수 마이클 잭슨으로 변해 화려한 춤 솜씨(?)를 뽐냈었다. 이미 '얼짱 배구선수'로 인기를 누리고 있던 터라 올스타전 이후에도 연일 큰 화제가 됐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건 흑역사예요(웃음)" 손사래를 치며 잊고 싶은 과거를 떠올리기가 매우 고통스러워(?) 보였다. 고예림과 올스타전의 인연은 흑역사 만을 남긴 채 기약 없는 이별에 돌입했다.

◇'얼짱' 벗고 이제는 '올짱'으로

그로부터 몇 년의 시간이 흘러 기회가 찾아왔다. 얼짱을 벗고 서서히 실력을 쌓아 온 고예림은 2014년 이후 3년 만에 올스타전 초청장을 받아 '올짱'으로 거듭났다. 공식적으로는 올스타전 첫 출전이다. 신인 때에는 전야제 축하공연에 참여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정정당당히 실력과 팬들의 사랑으로 뽑혀 출전하는 것은 처음이다. "제가 숙소에서나 경기장에서 동료 언니, 동생들이랑 있으면 막 장난도 치고 많이 까부는데…사실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편이에요. 낯을 많이 가려서 가면 어색할 것 같아요. 처음이라 기대가 되고 많이 떨려요." 고예림은 팬 투표 5만6천32표를 획득해 K스타 팀 공격수 이재영(흥국생명‧64,382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뽑히지 않았으니까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올스타전에 신경 쓰기보다는 경기에 집중했어요. 그래도 제가 보여준 게 있으니 그래서 뽑힌 게 아닐까요?" 쑥스러운 미소를 머금었다. 주위에서도 많은 축하 인사를 받았다고. 특히 평소 절친으로 소문난 GS칼텍스의 황민경에게는 "축하한다. 드디어 나가냐"고 짧은 축하 인사말이 왔단다.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출전하는 것만큼 화끈한 팬 서비스를 바라보고 있는 팬들이 상당하다. 그동안 고예림은 다수의 방송 출연 등으로 얼굴은 알렸지만 뇌리(?)에 박히는 팬 서비스는 없었다.

"친한 사람들이랑 있을 때에는 노는 거 좋아하고 흥이 많거든요. 그런데 그런 분위기에서는 잘 못해요. 될 수 있으면 하겠지만 그게 잘 안 될 것 같아요." 쉽지 않겠지만 노력의 의지를 보였다. 신인 시절 춤 얘기를 꺼내자, "흑역사에요. 잊어주세요." 한바탕 웃음을 터트렸다.

▲ 프로 데뷔 5년 만에 KOVO 올스타전 베스트7에 뽑힌 한국도로공사 레프트 공격수 고예림이 STN스포츠와 만났다. 지난 16일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전용체육관에서 고예림이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천)=이상완 기자

◇버티고 버텨 주가 상승 곡선

고예림에게 있어 한국도로공사 레프트는 경쟁의 의미가 컸다. 늘 레프트 공격 자원 포화 속에 고예림은 제3의 옵션 또는 후순위였다. 2013-2014시즌 신인상을 제외하고는 묵묵히 버텨내는 것 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조금이라도 기회가 올라하면 외부 영입과 외국인 선수로 웜업존에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뒤에서 묵묵히 버텨내고 자기와의 싸움을 해온 고예림은 올 시즌 조금씩 인정을 받고 있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이 "능력은 있는 선수"라고 시즌 초부터 칭찬을 해온 터였다. 고예림도 김 감독의 보답에 부응했다. 외국인 선수 케네디 브라이언(22‧미국)이 부진하자 고예림이 긴급 수혈됐다. 1라운드 중후반부터 출전시간을 늘렸고 2라운드부터는 확실한 주전 레프트로 도약했다. 지난 해 12월 12일 IBK기업은행전에서는 한 경기 개인 역대 최다 득점(19점)을 갈아치웠다.

"감독님이 믿고 넣어주셔서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어요. 브라이언이 많이 해주지 못해 국내선수들이 뭔가를 해줘야하는 상황이었죠. 그래서인지 책임감도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 욕심보다는 팀이 잘 되어야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컨디션도 좋았고 재밌었고요. 그냥 배구를 즐기면서 했는데 좋은 결과가 계속 나왔던 것 같아요."

고예림의 성장세는 수치상으로도 뚜렷하다. 프로 데뷔 후 3시즌 동안 평균 한 시즌 득점 100점 밑이었지만 올 시즌에는 19경기 동안 170득점 공격성공률 35.78%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서브 에이스도 벌써 9개(세트당 평균 0.141개)를 얻어 신인상 시절 13개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레프트의 숙명이자 운명인 서브 리시브도 조금씩 향상되고 있다. 고예림은 리시브 성공률 세트당 2.031개를 기록 중인데, 1.685개(2014년) 0.941개(2015년) 1.529개(2016년) 등 매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수비력이 좋아졌다는 점이다. 앞서 수비 지표인 디그에서는 세 시즌 평균 1.5개였지만, 올 시즌에는 194개를 시도해 166개를 성공시켰고 평균 2.594개를 기록 중이다.

"팀이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에 제 욕심을 많이 버렸어요. 부족한 부분은 항상 있지만 최대한 멘탈이 흔들리지 않게 노력을 해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고요. 자신감 있게 즐기면, 안 되는 것도 되더라고요. 5년차가 되니깐 처음보다는 여유가 많이 생기고 시야가 좀 더 넓게 잘 보이는 것 같아요."

bolante0207@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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