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진주 기자] 현역 최다승 투수 한화 우완 배영수가 시즌 5승 도전에 나선다. 지난 8월 9일 롯데전 이후 한 달 보름 가까이 승리가 없다. 개인 4연패의 사슬을 끊으려면 ‘마의 5회’를 넘어서야 한다.
배영수는 1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지는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14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NC 선발 손민한과 2005년 8월 14일 이후 10년 만에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팀의 운명이 걸려있는 중요한 일전이다. 한화는 전날(16일) KIA에 패해 8위로 추락했다. 선두 삼성을 제압한 SK에 7위 자리를 내줬다. 5위 롯데와의 격차도 2.5경기차로 벌어졌다. 이날 경기에서마저 패한다면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더 희박해진다.
뿐만 선수 본인의 자존심도 함께 걸려있다. 배영수는 현역 최다승(128승) 투수다. FA 계약을 통해 많은 기대를 받고 한화에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올 시즌 성적은 참담하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29경기에서 4승 9패 1홀드, 평균자책점 6.87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물론 김성근 감독의 변화무쌍한 투수 운용에 등판 간격이 들쑥날쑥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선발 등판한 19경기에서 QS(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적이 단 세 차례 뿐이다. 여기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배영수는 선발 등판 시 경기당 평균 4.1이닝 밖에 책임지지 못했다.
유독 5회 무너진 경우가 많았다. 19경기 중 7경기에서 5회 물러났다. ‘마의 5회’였다. 피안타율이 0.357로 상당히 높았다. 예전만 못한 구위의 문제이지만 제구의 문제이기도 하다. 구위가 좋을 때는 실투가 나와도 장타를 맞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떨어진 구위로는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겨내기 힘들다. 실투는 곧 장타로 연결된다. 배영수의 5회에 자주 나온 장면이다.
맞대결 상대 손민한은 지난 11일 마산 넥센전에서 승리 투수가 되며 KBO리그 최고령 10승 역사를 다시 썼다. 첫 40대 10승 투수가 됐다.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화려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반면 배영수에게 올 시즌은 악몽이다. 그러나 아직 선발 등판 기회가 남아있다. 팀도 구하고, 본인의 명예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다. 과연 배영수가 ‘마의 5회’를 넘어서며 5승 도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