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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드민턴 국가대표 성지현 “리우 올림픽에서 애국가 울려야죠”

[인터뷰] 배드민턴 국가대표 성지현 “리우 올림픽에서 애국가 울려야죠”

  • 기자명 이원희 기자
  • 입력 2015.09.06 15:24
  • 수정 2015.09.0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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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N스포츠=이원희 기자] “착하고 성실한 녀석입니다”

이득춘(53) 배드민턴대표팀 감독은 세계 단식 랭킹 8위 성지현(24·MG새마을금고)을 보면서 진심 담긴 말을 내뱉었다. 어쩌면 그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한 마디였다. 이 감독은 언제나 고된 훈련에도 성지현의 웃음소리는 떠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랬다. 성지현은 진심으로 배드민턴 선수의 삶을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녀는 분명 소녀였다. 배드민턴 선수 성지현과, 소녀 성지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배드민턴 역사에 한 획을 긋다 

기분 좋은 소식이었다. 지난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끝난 세계개인선수권에서 성지현이 처음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동안 메이저대회에서 메달과 인연이 없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기나긴 징크스를 깼다. 경기력도 훌륭했다. 여러 강호를 물리친 성지현은 대회 준결승까지 올랐다. 준결승에서 세계 1위 카롤리나 마린(스페인)과 맞붙어 팽팽한 경기력을 보였지만 3세트에서 13-8로 앞서다 내리 10점을 내주며 역전패 당했다. 아쉬운 결과였지만 세계 강호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는 평가다. 하지만 성지현은 지난 대회의 성적이 쏙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성지현은 입을 내밀며 “처음으로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아무래도 준결승 결과가 마음에 걸려요. 충분히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아쉬웠죠. 경기를 앞서다가 상대에게 내리 점수를 내준 것은 체력적인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8강전에서 신두(인도)를 상대하면서 많이 힘들었거든요.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준결승에 임했던 거죠. 준결승 경기가 후반으로 접어들자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꼈어요. 상대방이 쫓아오니깐 심적으로도 긴장하고 조급했던 것 같아요. 그때 2, 3점만 더 따냈다면 이겼을 수도 있었을 텐데, 많이 후회돼요”라며 당시 기억을 회상했다. 성지현은 실망했지만 좌절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앞으로 잘해야죠. 다음에는 꼭 만족할 만한 성적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 사진=뉴시스

사실 성지현은 지난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때부터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었다. 당시 대회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성지현은 태국 부라나쁘라슷숙 폰팁을 2-0(21-18 21-19)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에 성지현은 2013 러시아 카잔 유니버시아드 한국 배드민턴 최초 단식 금메달에 이어 U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성지현은 자신의 업적을 겸손하게 평가했다. “광주에서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아요. 매 경기 한국 응원단분들이 격려와 힘을 주셨어요. 그분들이 없었다면 이루지 못 했을겁니다”며 고마워했다. 성지현은 “그래도 (이)용대 오빠의 인기를 따라갈 수는 없었다. 용대 오빠가 오는 날이면 엄청난 인파가 몰려왔다”며 웃었다.   

납조끼, 너는 내 운명

지난 3주간 성지현은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세계개인선수권 대회가 끝나고 달콤한 휴식이 주어질 법한데 이득춘 배드민턴대표팀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납조끼 입어라” 이득춘 감독의 지시가 떨어졌다. 일명 납조끼. 납조끼는 납덩어리가 약 10㎏ 무게의 트레이닝 장비를 뜻한다. 성인 남자가 한 손으로도 들기 벅찬 무게다. 오는 8일에 개막하는 일본오픈을 준비하는 성지현도 예외 없이 납조끼를 입었다. “애 하나 업고 뛰는 것 같아요” 납조끼 이야기가 나오자 성지현이 혀를 내둘렀다. 그럼에도 성지현은 납조끼의 효과는 대단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무거운 납조끼를 메고 훈련하는 것이 힘들기는 해요. 그래도 납조끼를 벗어 던지고 경기에 나서면 새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몸도 가벼워지고 속도도 빨라져요. 힘도 좋아지고요. 체력적으로 강해지는 것 같아요. 날아다닌다니까요”

▲ 사진=뉴시스

배드민턴 국가대표 패밀리

성지현의 배드민턴 실력은 타고났다. 그녀는 성한국(50) 전 대표팀 감독의 딸로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한국 배드민턴을 이끌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올림픽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였던 어머니 김연자(現 한국체대 배드민턴 교수 및 감독.50)씨의 몫도 있었다. 그렇지만 성지현의 부모는 딸이 자신들과 같은 길을 걷기 원치 않았다. 배드민턴 선수로서의 삶이 힘들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배드민턴 선수가 되고 싶다’는 딸의 소망에 부모는 완강하게 반대했지만, 그래도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었다. 성지현은 “엄청나게 반대하셨어요. 어릴 때부터 제가 배드민턴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부모님이 거절하셨죠. 계속 제 꿈을 드로냈고 부탁한 뒤에야 결국에는 인정해시더군요. 지금은 경기장에 찾아와 저를 위해 응원 해주세요. 경기가 끝난 뒤에는 아버지가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체크 해주시고요. 어머니는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어떤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해야 하고 경기에 리드하고 있을 때는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하는지도요. 무척 고마워요.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요”라고 다짐했다.

소녀 성지현, 그 치명적인 매력

광주 U대회를 치르면서 기억에 남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성지현의 눈이 동그래졌다. 성지현의 “와”라는 짧은 감탄사가 훈련장을 맴돌았다. 이어 그녀는 “그렇게 맛있는 리조또(버터에 쌀을 넣고 볶은 뒤 육수를 부어 만드는 이탈리아 요리) 음식점은 처음이었어요. 치즈와 김치, 고기가 어우러지는데..”라며 끝까지 말을 맺지 못했다. 그녀는 “부끄럽지만 먹는 걸 좋아해요. 면 요리도 맛있고 얼큰한 국물 요리도 즐겨 먹어요” 사실 성지현만의 솔직한 매력은 인터뷰 내내 이어졌다. 쉴 새 없이 넘나드는 이야기에 정신이 없었고 그녀의 얼굴에는 종종 소녀 같은 미소가 묻어났다. 성지현의 솔직담백한 입담에 기자는 인터뷰 내내 진땀을 빼야 했다. 성지현은 “제 성격은 털털해요. 간혹 내숭 떠는 것도 있어야 하고 예쁜 척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요”라며 자신을 ‘내숭 제로녀’라고 소개했다.

▲ 사진=뉴시스

“2016 리우 올림픽 단상 위에서 애국가 한 번 들어 봐야죠” 마지막으로 성지현이 단호한 한마디를 꺼냈다. 지금까지 성지현이 고된 훈련을 소화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녀는 “올릭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이제는 저도 국제무대에서 우승 해봐야하지 않을까요. 리우 올림픽 정상에 올라서서 애국가를 들어보는 것이 소원이에요”라며 힘찬 각오를 밝혔다.

mellor@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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