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진주 기자] 내용이 길고 장황한, 지리멸렬한 인터뷰는 이제 안녕. 세 가지 문답으로만 구성된 정갈하고 담백한 인터뷰가 왔습니다. 매주 한 번 야구팬들과 만납니다.
사상 최초 5년 연속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최강’ 삼성 라이온즈. 열세 번째 주인공은 삼성 불펜의 ‘막내’ 사이드암 심창민(22)입니다.
막내지만 올 시즌 심창민은 삼성 불펜에서 존재감이 상당합니다. 리그 최강의 필승카드인 안지만-임창용 앞에서 당당히 승리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추격조로 등판해 호투로 역전의 발판을 놓기도 합니다.
지난해 심창민은 마운드 위에서 크고 작은 성장통을 겪었습니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던 이전 두 시즌과 달리 기복이 심했습니다. 그 결과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52경기에서 5승 2패 8홀드를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이 6.81로 높았습니다. 이닝 소화도 1군 데뷔 후 최소인 38.1이닝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심창민은 지난 시즌 부진을 씻는 멋진 호투로 삼성 마운드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팔꿈치 부상으로 뒤늦게 전력에 가세했지만 짧은 슬럼프를 겪었던 5월 이후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중입니다. 44경기에서 5승 3패, 3홀드, 평균자책점 3.66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의 활약은 눈부십니다. 지난 9일 넥센전을 시작으로 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사이 홀드는 없었지만 대신 3승을 챙겼습니다. 5승은 지난 시즌 기록했던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 기록과 타이, 앞으로 1승만 더 얻어도 심창민은 스스로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됩니다.
이제 입단 5년차지만 벌써 우승반지를 3개나 끼고 있는 ‘행운아’이자 ‘기대주’에서 ‘믿을맨’으로 거듭나고 있는 든든한 막내, 심창민과의 문답내용을 공유합니다.
최근 활약이 눈부시다. 다소 부침이 있었던 지난 5월과는 다르다. 원동력이 무엇인가?
- 사실 달라진 점은 없다. 단지 생각의 차이인 것 같다. 공이 좋을 때도 맞아 나갈 때가 있다. 팬들은 결과를 보고 이야기하지만 나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성적에 크게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높은 지명 순위 덕분에 입단 할 때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다. 부담스럽지 않았나? 또 고교 1년 후배 한현희(넥센)와의 비교도 좋지만은 않았을 텐데?
- 팬들의 기대는 안다. “5위해서 뽑았다”는 이야기도 들어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부담은 느끼지 않는다. 그저 ‘내가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공을 누가 대신 던져주는 게 아니니까. 잘 하면 좋고, 아니면 어쩔 수 없고.
(한)현희는 잘 하는 선수다. 잘하니까 연봉도 나보다 많지 않은가. 개인적으로 야구는 연봉에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잘하면 잘 할수록 많이 받는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잘하는 선수가 될 수는 없다.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 자기만의 노하우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그 과정에 있다. 다만 현희는 현희고, 나는 나다.
팀에 좋은 선배 옆구리(사이드암&언더핸드) 투수들이 많다. 주로 어떤 점을 보고 배우나? 남은 시즌의 목표도 궁금하다.
- 창용 선배, 오준 선배, (신)용운이 형이 있지만 유형이 다 다르다. 팔이 나오는 각도나 공 던지는 게 다 다르기 때문에 기술적인 면보다는 경기에 임하는 자세나 운영 요령이나 상황 대처 같은 것들을 배운다.
시즌 개막 전에는 두 자릿수 홀드가 목표였다. 그런데 팔꿈치 아파서 3주, 손 다쳐서 3주 쉬면서 6주나 빠졌다. 그래서 남은 시즌 목표는 많이 던지는 것이다. 소원이다. 빠진 만큼 던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