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진주 기자] 30도를 훌쩍 넘는 무더위 때문이었을까.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둔 KBO리그에서 실책 파티가 벌어졌다. 4경기에서 무려 14실책이 와르르 쏟아졌다.
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펼쳐질 예정이었던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비로 인해 취소됐다. 때문에 잠실 kt-두산전과 청주 롯데-한화전, 마산 SK-NC전, 포항 넥센-삼성전 등 4경기만 예정대로 진행됐다.
그런데 4경기에서 무려 실책이 14개나 쏟아졌다. 이는 5경기에서 16실책이 나왔던 지난 4월 11일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또 경기당 개수로 따지면 3.5개로 3.2개였던 그날보다 더 많다. 즉, 전체적으로 경기의 수준이 떨어졌던 하루였다.
가장 많은 실책은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맞대결을 벌였던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격돌한 포항구장에서 나왔다. 삼성이 3개, 넥센은 2개. 총 5개의 실책이 그라운드를 어지럽혔고, 그 중 4개가 실점과 직결됐다. 그러나 경기는 실책을 하나 더 범한 삼성의 승리로 끝났다. 삼성은 3-4로 뒤진 8회 4득점하며 역전에 성공, 7-4로 승리했다.
잠실에서도 포항 못지않게 실책이 범람했다. 전날(14일) 무실책 경기를 펼치며 두산을 상대로 7점차 완승을 거뒀던 kt가 이번에는 실책에 울었다. 이날 kt의 실책 3개 중 특히 1회 선발 정대현의 실책은 선취점을 내주는 빌미가 됐다. 이로 인해 1회 2점을 실점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kt는 이후 9점을 더 내주며 0-11로 대패했다. 한편 두산은 6회 유격수 김재호의 실책으로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선발 유희관이 박경수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불을 꺼 실점을 면했다.
NC 다이노스는 홈인 마산에서 연장 11회 혈투 끝에 SK 와이번스에 6-7로 졌다. 가슴 아픈 역전패였다. 유격수 손시헌의 실책 퍼레이드가 화근이었다. 이날 손시헌은 혼자 실책을 3개나 범했다. 그런데 그 중 세 번째 실책인 8회 송구 실책이 가장 결정적이었다. 그의 실책이 아니었다면 NC는 연장 승부까지 가지 않고 승리 할 수 있었다.
6-5로 앞선 8회 1사 1루에서 1루주자 김재현이 런다운에 걸렸다. 하지만 이때 주자를 1루 쪽으로 몰던 손시헌의 송구가 주자의 등을 맞고 굴절되어 멀리 튕겨져 나가면서 일이 꼬였다. 김재현은 3루까지 안착했고, 김강민의 좌전안타에 힘입어 홈인했다. 6-6 동점이 됐고, 이후 9회까지 추가 득점에 실패한 양 팀의 승부는 연장 11회에야 가려졌다. 간판타자 최정의 결승 솔로포로 SK가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끝으로 청주에서는 홈팀 한화의 실책 2개가 나왔다. 1회 나온 3루수 한상훈의 실책과 달리 2-0으로 앞선 3회 1사 1루에서 2루수 정근우가 범한 실책은 실점의 원인이 됐다. 1사 2,3루에서 김문호의 적시타로 롯데는 단숨에 2점을 만회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나란히 8점씩 주고받은 양 팀은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경기는 10회 대타 김주현의 투런포가 터진 롯데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제 16일 경기를 끝으로 KBO리그는 4일간의 짧은 휴식기에 돌입한다. 3월 말부터 숨 가쁘게 달려온 선수들은 이미 무더위에 지칠 대로 지쳤다. 그러나 KBO리그는 프로들의 무대다. 팬들은 프로다운 수준 높은 경기를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다. 집중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