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이진주 기자] KBO리그에서 가장 팀 도루가 적은 두 팀이 만난다. 한화 이글스(9위,32개)와 넥센 히어로즈(10위,27개)다.
지난 2012년 넥센은 179도루로 8개 구단 중 팀 도루 1위에 올랐다. 2위 LG(140개)와도 차이가 현격했다. 도루 2위 서건창(39개)과 공동 3위 장민석(32개)은 물론 거포 박병호(20개)와 강정호(21개)까지 적지 않게 힘을 보탠 결과였다. 성공률(71.3%)도 준수했다.
그러나 이후 넥센의 발은 점점 느려졌다. 도루 개수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2013시즌 131개로 감소하더니 지난해에는 100개까지 줄어들었다. 성공률도 70% 이하로 떨어졌다.
올 시즌에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도루가 52경기에서 27개밖에 나오지 않았다. 10개 구단 중 꼴찌다. 경기당 0.5개에 불과하다. 물론 시도 자체가 가장 적긴 했다. 하지만 성공률(60%)도 가장 낮았다. 톱타자 서건창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고 있긴 하나 그렇다고 해도 실망스러운 수치인건 분명하다. 때문에 작전에 의한 야구가 어려워지면서 반대급부로 홈런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 올 시즌 넥센 야구는 ‘모 아니면 도’다.
한편 한화 역시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2012년부터 줄곧 팀 도루 부문에서 하위권을 맴돈 한화는 올 시즌에도 넥센 다음으로 팀 도루가 가장 적다. 51경기에서 32개에 그쳤다.
리드오프 이용규(공동 7위, 12개)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혼자만으로는 역부족이다. 9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정근우가 아직까지 제 컨디션을 못 찾고 있고, 이외 선수들도 루상에서 움직임이 적다.
넥센은 홈런이라는 강력한 다른 무기가 있지만 한화는 그렇지 않다. 팀 타율(0.258)도 낮은 편(8위)이다. 때문에 점수를 쥐어짜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베이스를 더 가면서 상대를 뒤흔드는 주루 플레이가 절실하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도루 저지율도 저조하다. 넥센이 2할 1푼으로 가장 낮고, 한화가 2할 3푼으로 그 다음이다. 주자들로서는 충분히 자신감을 갖고 뛰어볼 만 하다. 실제로 올 시즌 5번의 맞대결에서 도루가 꽤 많이 나왔다. 양 팀 합쳐 15개, 경기당 3개꼴이었다.
이번 3연전을 통해 넥센은 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한화는 5할 승률 붕괴 위기에서 벗어나려 한다. 과연 어느 팀이 웃을까. 의외의 변수 ‘발야구’에 눈길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