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STN스포츠] 박재호 기자 = 김연경(흥국생명)이 올스타전 중심에 섰다. 배구 실력은 물론 즐거운 팬 서비스와 화려한 입담까지 더해졌다.
29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도드람 2022~2023 V-리그 올스타전’이 펼쳐졌다. M-스타 팀으로 출전한 김연경은 블로킹과 서브 각각 1점을 포함해 5득점하며 김희진(IBK 기업은행)과 함께 팀 최다 득점을 올렸다. 이에 기자단 투표 30표 중 19표를 얻으며 2008~2009시즌 이후 14년 만에 올스타전 무대에 나서 첫 MVP(최우수선수)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김연경은 MVP로 자신이 호명되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왜 나를 MVP를 줬나. 그래도 뽑아주셔서 감사하다”며 공을 다른 이에게 돌리려 했다.
하지만 김연경은 이날 팬들의 환호를 가장 많이 이끈 올스타전 최고의 스타였다. 춤사위가 유려한 엘리자벳(인삼공사)처럼, 엄청난 댄스 감각을 지닌 이다현(현대건설)처럼 화려하지 않았어도 M-스타 팀원들과 함께 댄스 세리머니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니아 리드(페퍼저축은행)가 춤을 추자 기뻐하며 따뜻하게 안아주고, 김희진이 뉴진스의 ‘힙보이’를 출 때는 계속 춤을 추게끔 리드하며 흥을 돋우기도 했다.
급기야 이번 올스타전 최고의 명장면도 직접 만들었다. 이다현과 펼친 ‘댄스 도발’은 이날 팬들의 가장 큰 환호를 이끌었다. 이다현이 득점 후 댄스 세리머니를 하자 ‘별로’라는 제스처와 함께 이다현의 춤동작을 우스꽝스럽게 따라 했다. 이에 이다현이 지지 않고 다시 댄스로 맞서자, 김연경은 계속 도발하는 춤 동작을 펼쳐 경기장을 폭소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경기 후 이다현을 도발했던 이유를 직접 설명했다. 김연경은 “이다현 선수가 춤출 때 표정이 마음에 안 들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멋있다 쿨하다’는 표정이었다”라며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재수가 없었다.(웃음) 좀 얄미웠다”고 말했다.
김연경의 배구는 분명 최고지만 춤은 아니었다. Z-스타 선수들이 다 같이 NCT드림의 ‘캔디’를 출 때 다소 어설픈 춤동작을 선보였다. 김연경은 “사실 이번 올스타전에서 나이도 있고 연차도 있는 만큼 (댄스 세리머니를) 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연맹에서 팀을 나이가 적고 많은 M세대와 Z세대로 나눠 (나도) 하도록 만들었다. 팬들의 관심도 있기 때문에 열심히 참여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김연경은 V-리그를 위해, 팬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몸살이 안 걸리면 다행일 정도”로 쏟아부었다는 김연경은 마지막까지 팬들을 챙겼다. 배구 여제는 “함께 해준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남은 V리그도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STN스포츠=박재호 기자
sports@stn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