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캐피탈 원 컵 2차전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기성용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맨체스터의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2013-14 잉글랜드 캐피탈 원 컵 결승전 맨유와의 경기에서 1도움과 PK를 성공시키며 선덜랜드의 29년만의 컵대회 결승진출에 일조했다.

지난 18일 사우샘프턴과의 리그 경기에서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기성용은 최근 5경기에서 4경기를 풀타임으로 뛰며 체력적인 문제를 보였다. 그러나 맨유와의 캐피탈 원 컵 2차전에서 언제 그랬냐는 듯 공수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기성용은 4-1-4-1전술을 들고 나온 선덜랜드에서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기성용은 전반 8분, 왼발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최근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공격능력을 뽐냈던 기성용은 맨유 전에서는 비기기만해도 결승에 진출하는 팀의 사정에 따라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성용은 수비진과 미드필드진의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하며 경기에 임했다. 그러나 기성용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선덜랜드는 전반 36분, 조니 에반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세트피스 상황이었기 때문에 기성용도 어쩔 수 없었다.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허용함에 따라 흔들릴 법도 했지만 기성용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기성용은 공격가담을 자제하며 맨유의 총공세를 막아냈다. 결국 선덜랜드는 1-0으로 정규시간을 마치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90분 동안 수비에 치중했던 기성용은 연장전에 돌입하자 숨겨왔던 공격력을 드러냈다. 연장 후반 종료 직전, 기성용은 맨유 문전 깊숙이 침투해 필 바즐리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했다. 바즐리는 지체 없이 슈팅을 시도했고 이 슈팅은 그대로 골로 연결됐다.

그러나 선더랜드는 이 골을 지키지 못하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에게 골을 허용하며 경기를 승부차기까지 몰고 갔다. 승부차기에서도 기성용은 빛났다. 양 팀 선수들은 뭔가에 홀린 듯이 PK를 연이어 실축했다. 1-1상황에서 네 번째 키커로 나선 기성용은 데 헤아 골키퍼를 따돌리고 골을 성공시키며 결승 PK골의 주인공이 됐다.

기성용은 경기가 끝난 뒤 영국 스포츠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로부터 평점 8점을 부여받으며 호평을 받았다. 과부하가 걸려있었지만 팀을 위해 120분을 모두 소화한 기성용은 쉴 틈도 없이 3일 뒤 키더민스터와의 FA컵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찬동 기자 / pcdboy86@ons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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