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 이상완 기자 =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일궈낸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축구대표팀 감독이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후임 인선 작업이 빨라질 전망이다.
벤투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포르투갈(9위) 우루과이(14위) 가나(61위)에 맞서 '벤투식 빌드업' 축구로 내용 과정에 있어 한국 축구 수준을 한단계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아 재계약 여부에 관심이 몰렸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지난 6일 브라질(16강)전을 마치고 "계약은 월드컵 본선 마지막 경기까지다. 대한축구협회와 정몽규 회장님께 제안을 줬지만 9월에 결정을 내렸다. 협회와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했다"며 한국을 떠나기로 결심했음을 여러차례 밝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협회는 내년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연장 계약한 후 성적에 따라 옵션(연장)을 제안했지만, 벤투 감독이 차기 월드컵까지인 4년을 요구하면서 서로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협회는 이른 시일 내에 후임 인선 작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내년 아시안컵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기에 신임 감독 선임과 동시에 아시안컵 체제로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이강인(마요르카) 김민재(나폴리) 조규성(전북현대) 등 16강 주역 멤버가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신임 감독과의 호흡, 전술 등 새롭게 정비해야 할 시간적 여유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협회는 국내외 전방위적으로 넓게 인선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감독으로는 박항서 전 베트남 감독과 최용수 강원FC 감독, 김학범 전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병지 협회 부회장은 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차기 감독에 대해 "다음 월드컵부터는 본선 진출국이 48개로 늘어나면서 아시아 쿼터가 8~9장 정도가 될 거다. 이전에는 월드컵 본선에 가기 위해 좋은 감독님을 모셔와 4년 플랜을 가져갔는데 이제는 월드컵 본선 진출은 가능한 것으로 보고 가야한다"고 말해 해외 감독보다는 국내 감독 선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다만, 현재 하마평에 오르는 국내 감독들 중 벤투 감독이 심어 놓은 축구 철학을 이어갈 수 있을지 또는 지금도 계속 바뀌는 현대 축구 흐름에 얼마나 최대한 빠르게 접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숙제도 있어 후임 선임이 쉽지 않을 거란 전망도 있다.
STN스포츠=이상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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