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손흥민(29)이 존경하는 박지성(41)을 닮은 주장이 돼간다.
손흥민은 올 시즌 세계 최고의 무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3골 7어시스트를 폭발시켰다. 모하메드 살라(30)와 함께 득점왕 타이틀도 거머쥐는 위업을 썼다. 손흥민의 후원사 중 하나인 아디다스는 손흥민을 초빙해 올 상반기를 돌아보고 월드컵을 위한 준비와 각오를 들어보는 ‘손 커밍 데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소속팀에서의 활약도 화두였지만, 월드컵 역시 화두였다. 손흥민은 월드컵과 관련한 질문에 “어떻게 해야 우리가 가진 것을 다 보여줄 수 있을까. 월드컵 준비에는 그런 부분에 초점이 있다. 원래 월드컵을 뛰고 있을 시기여야 하는데. 사실 시즌 중 월드컵에 들어가는 것은 최고의 조건은 아닌 것 같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특별한 월드컵을 만들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전 두 번의 월드컵과 달리 손흥민은 이번 월드컵에서는 주장의 책무까지 지어야 한다. 첫 월드컵은 박지성 주장, 두 번째 월드컵은 기성용(33) 주장과 함께 했던 그다. 이제는 그가 주장이 돼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다.
손흥민은 “주장으로 월드컵을 나가는 소감? (아직 나간게 아니니까) 그 전에 주장을 짤리지 않아야할 것이다(웃음). 주장을 하면서 어린 동료들도 있고, 오랜 시간 함께한 동료들도 있다. 상관없이 언제나 전하는 이야기가 '힘이 들어가면 안 될 것 같다. 하고 싶은 것 하고 나오자'라는 말을 한다. 형들(박지성, 기성용)도 그 이야기를 내게 해줬으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박지성과 관련한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A매치 100경기를 뛰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첫 경기다. 머리 속에 하나, 하나의 기억이 모두 남았지만 그 때의 기억(시리아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첫 경기이기도 했고, 경기 전 롤모델인 (박)지성이형과 룸메이트로 함께 해 기억에 남는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박지성에 대해 “롤모델이었던 (박)지성이형과 같이 젊음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특별한 기억이었다. 방도 같이 썼었다. 지성이형이 꼰대(?)가 아니셔서(웃음). 너무 좋았고, 경기장 밖에서도 많은 것을 배우고, 컨디션 유지 방법도 배웠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자신의 롤모델 같은 꼰대가 아닌 주장이 되고 있었다. “동료들에게 '월드컵에 나가게 되면 그 무대를 즐겨라'라고 말하고 싶다. 4년 만에 오는 무대고, 즐겨야 가지고 있는 것 이상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가 됐든 '즐겁게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말하는 것을 선호한다”라고 덧붙였다.
아주 어렸던 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는 형들의 좋은 영향을 받아 훌륭한 선수로 성장했다. 이제는 주장의 위치에서 형들에게 받았던 좋은 기운을 나눠주며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낼 준비를 마친 상태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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