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사랑’ 아들이 머리 다칠 뻔…수원은 "이유 막론" 좋지 못한 대처
‘K리그 사랑’ 아들이 머리 다칠 뻔…수원은 "이유 막론" 좋지 못한 대처
  • 이형주 기자
  • 승인 2022.0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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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월드컵경기장 앞 광장에서 한 수원 팬에게 폭행을 당한 서울팬의 모습.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수원월드컵경기장 앞 광장에서 한 수원 팬에게 폭행을 당한 서울팬의 모습.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분명히 잘못된 대처였다. 

지난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2' 16라운드 수원삼성과 FC서울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결과는 서울의 1-0 승리로 끝났다. 이번 슈퍼매치는 1만 3000여명의 관중이 운집해 열기를 자랑했다.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경기장 앞 광장에서 수원 유니폼을 입은 일부 팬들이 서울 유니폼을 입은 한 팬을 폭행한 사건이 터졌다.

유튜브 등에 공개된 영상에는 한 수원 팬이 서울 유니폼을 입은 한 팬을 들어 올린 뒤 바닥에 내동댕이치는 모습이 담겼다. 주변에는 많은 수원팬이 있지만 말리지 않고 만세를 부르거나 응원가를 부른다. 넘어진 서울팬은 바로 서울 유니폼을 벗고 자리를 피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서울 서포터즈 등이 나섰다. 가해자는 가해자 어머니와 함께 사과문을 작성했다. 수원 구단은 징계를 했고,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징계를 준비 중이다. 피해자의 부모님은 원래대로 소송 등 법적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하지만 21일 가장 먼저 발표된 수원의 대처는 이번 사태에 대한 공분을 키우는 역할을 했다. 수원은 21일 사과문에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어떠한 폭행도 용납, 옹호 되어서는 안됩니다”라고 적었다. 

수원 삼성의 21일 사과문. 사진|수원 삼성 공식 SNS
수원 삼성의 21일 사과문. 사진|수원 삼성 공식 SNS

사과문은 피해자와 선량한 팬들에게 진정한 용서를 구하는 글이다. 하지만 “이유 여하를 막론한다”는 달리 말해 ‘어떤 이유에서든 상관없이’이다. 수원 구단이 그럴 의도는 없었겠지만 ‘잘못이 있든, 없든’으로 풀이될 수 있다. 현 사건 같이 책임 소재가 명확한 사안에서는 어떠한 잘못을 범했는지 정확히 서술했어야 하는 것이 옳다. 

구단이 내린 징계 역시 징계라는 이름에 걸맞는지 의문이다. 가해자에게 2년 출입 금지라는 짧은 징계가 내려졌다. 2년 후면 아무일 없이 복귀할 수 있는 징계다. 가해 상황을 방관했던 해당 소모임에는 단체복 착용 금지, 걸개 사용 금지의 징계가 내려졌다. 이것이 실질적 징계가 될지 의문이다. 엄중 경고는 어떤 효력을 가질 수 있을까. 또 클린 서포터 간담회 개최는 현재로서는 실체도 없고 실효성도 의문이다. 선량한 응원을 펼쳐오던 다른 서포터들은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다른 일로 할애해야 하게 됐다.

피해 학생의 어머니는 22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그 때의 상황과 현재 대처를 알렸다. “그 날 갑자기 가해자가 나타나 저희 아이 뒤에서 허리를 안아 들어올려 그대로 바닥으로 내리 꽂아버렸습니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보도블럭으로 머리부터 떨어졌지만 본능적으로 팔로 딛고 넘어졌고, 가해자는 넘어져 있는 저희아이를 또다시 때릴 듯 주먹질하며 다가왔지만 다른 일행이 말려 더이상의 폭행은 피할수있었습니다. 이후 여러명이 둘러싼 채 저희아이에게 유니폼을 벗으라고했고, 겁에 질린 저희아이는 바로 유니폼을 벗어 손에 들고 그곳을 벗어나려는 찰나, 그걸 본 다른 수원삼성팬 무리가 양팔을 벌리고 더 크게 응원가를 부르며 몰려왔고 저희아이를 애워 싸고 빠져나가지못하게 막았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피해자 어머니는 “남편이 가해자들의 (얼굴을)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아이에게 얘기해) 사진을 찍었고 아이가 영상 통화를 해 남편에게 얼굴을 보여줬습니다. 남편이 가해자에게 상황을 물으니, 같이 응원하려고 한건데 실수로 떨어뜨려 넘어졌다고 뻔뻔스레 거짓말을 합니다. 이사람들이 사과했다는 부분은 이게 다입니다. 저희 아이도 그땐 상황을 크게 만들면 친구들과 축구를 못보게될까봐 말도 안되는 사과를 받고도 괜찮다며 아빠를 안심시켰구요”라고 전했다. 

폭행사건 가해자 측의 사과문. 사진|수원 서포터즈 '프렌테 트리콜로' SNS
폭행사건 가해자 측의 사과문. 사진|수원 서포터즈 '프렌테 트리콜로' SNS

피해자 어머니는 “다음날 기사와 영상이 떴고, 가해자 어머니란 분이 오늘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사건당일 가해자가 거짓말했던것과 똑같은 내용으로요. FC서울구단과 수호신 측으로부터 풀버전 영상 원본을 확보했고, 짤영상에 비해 상당히 구체적이고 너무 충격적이라 보는 내내 손발이 떨렸습니다. 조롱하는 어른들 무리에 둘러쌓여 안전요원이 근처에 있는게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도와주는 이 한 명 없이 겁먹고 두려움에 떨었을 우리아이가 너무 불쌍해서 눈물만 나오네요.  온몸에 멍이든 아이를 보니 참을수없이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라며 분노했다.

또 “현재 가해자들이 수원삼성 구단측으로부터 받은 징계내용은 무리지어 동조했던 가해자들 제외한 폭행가해자에게만 경기장 2년 출입금지 뿐입니다.사태파악 못하고 무마시키려는 수원삼성구단측과 가해자가 올린 글은 사과문이라 할 수 없고, 사건이 이렇게 무마되면 또 같은 피해자가 반복해서 생길꺼란 생각에 많은 분들이 봐주시라고 여기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일을 계기로 상대팀 서포터즈를 위협하고 조롱하는 행동은 더이상 없어지길 바라며,상대팀 팬들과 충돌 없이 오롯이 경기장안에서 자기가 원하는 팀을 위해 열성을다해 응원할수 있는 응원문화가 부디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덧붙였다. 

피해자와 피해자의 부모는 물론 팬들이 이해할 수 없는 대처를 보이는 수원이다. 아들이 자칫하면 머리로 떨어질 뻔 했는데 구단이 이런 징계만을 내린다. K리그를 사랑해 폭행 피해까지 알리지 않고 싶었던 팬에게 이런 처사가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가족 단위의 팬들을 유치할 수 있을까. 가당치 않다. 

K리그에 대한 이미지까지 실추된 시키고 있다. K리그를 사랑하는 팬들은 이번 사건이 어떻게 일어난 일이며, 또 그런 인원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가치 판단을 쉽게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이제 막 K리그에 입문하는 팬들이나, 제3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이들에게는 달리 다가올 수 있다. 해당 수원 서포터의 행위 그대로의 워딩이라도 폭행, 상해 등의 단어를 매체들을 통해 접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공포감을 느낄 수 있다. 이는 K리그에 치명적이다. 가족 단위의 팬들은 이제 K리그를 선택지에서 제외할 수 있다. 

선량한 팬들도 피해를 입었고, 선량한 구단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또 이미 이번 사태로 실추됐고, 이번 사태로 실추되고 있으며, 이번 사태로 실추될 이미지가 막대하다. 또 이 과정에서 피해자와 그 가족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었던 구단의 대처가 너무도 실망스러웠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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