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 이상완 기자 = 정호영 복지부장관 후보자 자녀의 의대 편입과 관련, '아빠 찬스' 의혹이 제기되면서 청년층의 분노가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이 '공정'에 민감한 2030 세대의 목소리를 듣는다면서도, 거듭 고위 공직자 자녀 특혜 논란이 불거지자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1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 후보자의 딸과 아들은 각각 2017년과 2018년 경북대 의과대학에 편입했다. 당시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원장 등 고위직에 있었다는 점에서 이해충돌 논란이 제기됐다.
정 후보자는 관련 의혹을 정면 부인하며 자녀들이 공정한 편입 절차를 거쳤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 후보자 아들이 편입한 해에 경북대에 지역출신 특별전형이 신설되고, 딸의 편입 전형 면접관으로 정 후보자 지인이 포함됐다는 등의 의혹이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입시비리를 겪으며 '공정' 이슈가 정치권의 뇌관으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같은 논란이 불거지면서 청년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에게 표를 줬다던 대학생 최모(24)씨는 정치권의 대응을 보고 짙은 배신감을 느꼈다고 했다. 김씨는 "임기 시작 전부터 전 정권의 논란이 반복되는 느낌"이라며 "정치권은 논란이 날 때만 서로 공격하고, 실제 대안은 마련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학생 단체는 이번 논란이 '조국 사태'와 닮아있다며 반복되는 고위 공직자 자녀 특혜 논란을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김민정 전국대학생네트워크(전대넷) 집행위원장은 "결국 똑같은 기득권의 이야기고, 일반 청년들은 공감되지 않는 특혜가 반복되고 있다"며 "사퇴가 아니라 불법 정황이 있다면 수사해야 할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도 이날 페이스북에 윤 당선인을 겨냥해 "공정을 앞세우겠다더니, 40년지기의 자녀 의혹은 넘어가려는 것이냐"며 "조국 전 장관처럼 샅샅이 수사하라"고 비판했다.
'부모 찬스'로 입시 및 취업에서 특혜를 받는 경우가 일상이라며 자조 섞인 반응을 내놓는 청년들도 있었다.
서울의 한 의과대학을 졸업한 박모(28)씨는 "(정 후보자 논란이) 놀랍지 않다"며 "학교에 그런 사례가 워낙 많아서 '누구네 아빠가 어디 교수라더라, 걘 아마 빽(인맥)으로 왔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박씨의 동기 장모(27)씨도 "고위 공직자 뿐만 아니라, 집에 돈이 많은 동기가 있으면 '걔는 나중에 병원도 쉽게 가겠지'라는 생각이 대부분"이라며 "이번 논란도 지켜봐야겠지만, 이런 사례가 정 후보자만의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정모(26)씨도 "자녀 관련 비리는 계속 들려오는데 어떻게 막겠다는 정치인은 잘 없는 것 같다"며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입법이나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글=뉴시스 제공
STN스포츠=이상완 기자
bolante0207@stn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