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 박재호 기자 = 전 축구선수 김병지가 히딩크 감독 눈 밖에 났던 사연을 직접 들려줬다.
김병지는 20일 유튜브 채널 ‘리춘수(이천수)’의 ‘명보야 밥먹자’ 코너에 출연했다.
김병지는 2000년 1월 칼스버그컵 파라과이전에서 무리하게 드리블을 하다가 상대 선수에게 빼앗겨 히딩크 눈 밖에 났다. 이후 골키퍼 주전 자리를 이운재한테 내주며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 경기도 못 뛰는 아픔을 겪었다.
영상에서 이천수는 김병지를 두고 “절제의 아이콘이다. 술 담배를 30년 안 하고 선수 생활을 길게 했다. 절제를 엄청 잘했는데 드리블은 절제가 안 돼서 월드컵에서 나가리됐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병지는 “제가 (선수 생활 동안) 못 지켰던 게 두세 번의 드리블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천수는 “그때 히딩크가 드리블했고 김병지가 감독이었으면 어땠을 거 같냐”라고 묻자 김병지는 “내가 가서 태클 넣었다. 이제는 히딩크 감독의 마음을 알겠더라”고 말했다.
김병지는 2001년 칼스버그컵 파라과이 전 상황을 직접 설명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사실 그날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았고 무릎이 아팠다. 애초 드리블을 하려던 게 아니라 공을 던져놓고 킥을 차려고 했었다. 근데 공을 던져넣고 드리블칠 때 엇박이 걸린 거다. 그래서 드리블을 한 번 더 쳤는데 파라과이 선수가 내가 안 보이는 쪽에서 돌아와서 공을 뺏어갔다. 깜짝 놀랐다”고 회상했다.
이어 “다시 골대로 돌아가려고 보니 너무 많이 나와 있더라. 보니깐 우리 벤치 앞까지 왔다. 돌아가면서도 이거 큰일났네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김병지는 당시 히딩크 감독과 박항서 코치가 이야기를 나눴다며 “실제 어떤 대화였냐면 히딩크가 박항서에게 ‘병지 왜 저래?’라고 하니 박항서가 ‘쟤 가끔 저런다’고 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김병지는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날 골 먹는 게 더 나았을 수도 있다 어차피 맞는 매인데 (차라리) 골 먹는 게 더 웃기지 않았겠냐”면서 “인생은 쇼맨십이다”라고 명언을 남겼다.
그러면서 “축구선수들은 공을 잘 차는 것도 중요하지만 캐릭터가 있는 것도 중요하다. 이천수, 김병지를 보면 본인 포지션에서 잘하는 건 기본이고 또 다른 캐릭터가 있어서 사랑을 받았다”고 말했다.
STN스포츠=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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