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라리가 담론이 펼쳐진다.
기원전 219년 명장 한니발이 스페인의 사군툼(현 사군토)을 공략하며 제2차 포에니 전쟁이 시작된다. 이는 세계 역사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사군툼 교전의 그 순간처럼 STN스포츠가 연재물로 중요한 라리가 담론을 전한다.
-[이형주의 라리가 사군툼], 235번째 이야기: ‘Vefdc’ 레알 비니시우스, 웬만해선 막을 수 없다
‘Vinicius está fuera de control’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1)가 절정의 폼을 보여주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29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지방 마드리드주의 마드리드에 위치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1/22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5라운드 세비야 FC와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레알은 리그 4연승을 질주했고 세비야는 리그 2경기 연속 승리에 실패했다.
2000년부터 2년간 국내에서 방영된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라는 시트콤이 있었다. 그 제목처럼 레알에도 웬만해선 막을 수 없는 존재가 있다. 바로 윙포워드 비니시우스다.
레알은 이날 세비야전에서 상당히 고전했다.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세비야 선수들로 인해 레알이 자신들의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 11분 라파 미르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겨우 전반 31분 카림 벤제마의 골로 따라갔지만 상황은 쉽지 않았다. 후반 42분까지 하염없는 시간이 흘렀다.
그때였다. 다시 올 시즌 절정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비니시우스가 영웅이 됐다. 상대 진영 왼쪽에서 에데르 밀리탕의 롱패스를 받은 비니시우스는 이를 완벽히 잡아둔 뒤 원맨쇼를 시작했다. 비니시우스는 중앙으로 차츰차츰 드리블하더니 20야드(약 18m)를 순식간에 통과하는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야신 부누 골키퍼가 손을 뻗었지만 공을 만지기에는 역부족했다. 이 골로 레알이 2-1 천금승을 가져올 수 있었다.
이날 원더골을 넣은 비니시우스는 올 시즌 리그 14경기에서 9골 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며, 모든 대회로 범위를 넓히면 19경기 11골 7어시스트를 폭발시키고 있다. 가공할만한 성적이다. 드리블만 좋다는 평가를 받던 유망주 시절의 그는 없다. 냉정히 말해 현재 왼쪽 윙포워드 위치에서 그보다 나은 선수를 찾기는 굉장히 힘들다.
지난 22일 비니시우스의 활약을 다룬 스페인 언론 <마르카>의 기사 제목은 Vinicius está fuera de control였다. 해석하면 통제 불능이라는 뜻인데, 웬만해선 그를 막을 수 없다는 뜻과도 일맥상통한다. 드리블과 개인기로 공간을 만드는데 능했던 선수가 득점력까지 장착해버렸다. 매체의 말대로 통제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이를 더욱 멋지게 만드는 것은 현재 그가 만드는 성과들이 끝없는 연습에서 나왔다는 것. 비니시우스는 연습벌레로 유명하며 지난 19일 다비드 베토니 전 레알 마드리드 수석 코치는 “비니시우스는 연습을 너무 많이 해서 때로는 나와 지단 감독이 말려야 할 때도 있었다”라고 프랑스 언론 RMC 스포츠에 전하기도 했다.
훌륭한 재능을 가진 선수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을 갈고 닦아 정점으로 올라서고 있다. 팬들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선수들에게 바라는 모습이다. 그 결과 지배자가 출현하기 직전이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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