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Discourse] ‘리버풀 캡틴→빌라 감독’ 첫 승 제라드, 역할 배분이 핵심
[EPL Discourse] ‘리버풀 캡틴→빌라 감독’ 첫 승 제라드, 역할 배분이 핵심
  • 이형주 기자
  • 승인 2021.1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티븐 제라드 아스톤 빌라 신임 감독. 사진|아스톤 빌라
스티븐 제라드 아스톤 빌라 신임 감독. 사진|아스톤 빌라

[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Discourse, 담론이라는 뜻이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별처럼 많은 이야기가 쏟아진다. 또 그 이야기들을 통해 수많은 담론들이 펼쳐진다. STN스포츠가 EPL Discourse에서 수많은 담론들 중 놓쳐서는 안 될 것들을 정리해 연재물로 전한다.

EPL 담론이 펼쳐진다. 사진|이형주 기자(영국 런던/타워 브릿지)
EPL 담론이 펼쳐진다. 사진|이형주 기자(영국 런던/타워 브릿지)

-[이형주의 EPL Discourse], 210번째 이야기: ‘리버풀 캡틴→빌라 감독’ 첫 승 제라드, 역할 배분이 핵심

스티븐 제라드(41)가 감독으로 돌아왔다. 역할 배분으로 첫 승도 가져왔다.

아스톤 빌라는 21일(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웨스트미들랜즈지역 웨스트미들랜즈주의 버밍엄에 위치한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21/2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2라운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빌라는 리그 6경기 만에 승리했고 브라이튼은 리그 7경기 연속 승리에 실패했다. 

1980년생으로 잉글랜드 국가대표 미드필더였던 제라드는 현역 시절 EPL의 명문 클럽 리버풀 FC를 대표하는 전설이었다. 1992/93시즌 EPL이 출범한 뒤만 따지면 리버풀 한정 그보다 위대한 레전드는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리버풀은 잉글랜드 1부리그가 EPL로 새롭게 출범한 1992/93시즌 이후로는 단 한 차례도 우승을 거머쥐지 못했다. 지난 2019/20시즌이 돼서야 위르겐 클롭 감독 하에서 그 한을 풀었다. 그 사이에 EPL 출범 이전 18번의 1부리그 우승이 무색할 정도의 암흑기가 있었다. 제라드는 그 리버풀의 암흑기를 오롯이 지탱한 선수다. 선수 생활 막판 LA 갤러시로 간 것 외에는 1998년부터 2015년까지 17년간 리버풀을 지켰다. 리그에서는 끝내 한을 풀지 못했지만 2004/05시즌 이스탄불의 기적을 만들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하는 등 성과도 냈던 바 있다.

2004-0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당시 스티븐 제라드. 사진|뉴시스/AP
2004-0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당시 스티븐 제라드. 사진|뉴시스/AP

그런 그가 이번 11월 돌고 돌아 EPL로 돌아왔다. 은퇴 후 레인저스 FC 감독으로 취임해 무패 우승을 만드는 등 차근차근 지도자로 성장하는 스텝을 밟았던 그다. 레인저스를 시즌 중에 떠나는 모습은 결코 좋지 않았지만 어쨌든 빌라로 돌아오며 2015년 리버풀서 LA로 이적 후 6년만에 EPL에 복귀하게 됐다. 

본인은 일단 빌라에 전념할 뜻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만 2024년 이후 안식년을 가질 것이 유력한 위르겐 클롭의 후임으로 제라드를 원하는 리버풀 팬들은 그의 행보를 예의주시 중이다. 

제라드의 배경을 떠나 그는 EPL 첫 경기였던 이번 브라이튼전에서 2-0 승리라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2득점에 무실점이라는 기록도 좋지만 궁극적으로 리그 5연패 중이던 빌라가 리그 6연패에 빠지지 않고 6경기 만에 승리했다는 것이 고무적이었다. 

전임 딘 스미스 감독 시절 빌라는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아직 속단은 이르지만 그래도 제라드 감독이 첫 경기서 상황을 바꾼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다양한 원인이 있겠으나 바로 역할 배분이 지대한 몫을 했다. 

빌라는 올 여름 팀의 핵심이었던 공격형 미드필더 잭 그릴리시가 맨체스터 시티로 떠나보냈다. 대신 공격수 대니 잉스, 공격형 미드필더 에밀리아노 부엔디아, 윙포워드 리온 베일리 등을 영입했다. 이러면서 기존의 4-3-3 포메이션에서 3-5-2 포메이션으로 변화했다. 

이유가 있었다. 부엔디아와 베일리가 부상 및 적응하는 상황에서 기존 올리 왓킨스와 대니 잉스를 투톱으로 배치해 그릴리쉬가 빠진 공격력을 메우고 득점력을 극대화시키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왓킨스와 잉스 두 공격수는 동선이 겹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두 선수의 움직임으로 인해 다른 선수들의 동선 역시 꼬였다. 제라드는 이 부분을 조정했다.

제라드호 빌라의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전 선발 라인업. 사진|이형주 기자 제작
제라드호 빌라의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전 선발 라인업. 사진|이형주 기자 제작

제라드는 이번 첫 경기에서 그들이 잘 하던 4-3-3 포메이션으로 회귀했다. 대신 왓킨스를 왼쪽 윙포워드로 내렸다. 일반적인 윙포워드처럼 측면을 돌파하는 모습이라기 보다는 프리롤로 득점하는 역할이었다. 왓킨스의 이동으로 잉스 역시 더 넓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됐고 빌라 전체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초반 윙포워드로 뛴 올리버 왓킨스. 사진|뉴시스/AP
초반 윙포워드로 뛴 올리버 왓킨스. 사진|뉴시스/AP

후반 초반 이 4-3-3이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팀 눈에 익어 효과가 떨어져가자 제라드 감독은 즉각 변화를 단행했다. 잉스와 부엔디아를 빼고 베일리와 애슐리 영을 투입했다. 그러면서 잉스가 빠진 자리로 왓킨스를 올린 뒤 베일리와 영 두 측면 공격수로 상대 측면을 흔들었다. 결국 이것에 힘입어 후반 막판 2득점이 나왔고 제라드 감독이 취임 첫 경기에서 승리했다. 제라드가 만든 승리라고 봐도 무리가 없었다.

아직 첫 경기고 샴페인을 따기는 이르다. 하지만 제라드 신임 감독은 동선 배분이라는 조치를 통해 자신이 명 선수에 이어 명 감독이 될 수 있음을 보였고 고무적이다. 앞으로 그가 이런 긍정적인 모습을 이어갈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