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했고 잘한 벤투호, ‘경질 X’ 당위성 보였다…응원이 필요한 때
고생했고 잘한 벤투호, ‘경질 X’ 당위성 보였다…응원이 필요한 때
  • 이형주 기자
  • 승인 2021.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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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 사진|뉴시스/AP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 사진|뉴시스/AP

[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파울루 벤투(52)호가 어려웠던 2연전을 훌륭히 치러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이란과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4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결과로 순위 2위를 유지했다.

#최악이었던 벤투호

이번 시리아, 이란의 2연전을 치르기 전까지 벤투 감독과 그 사단의 모습은 최악에 가까웠다. 취임 후 첫 메이저대회인 아시안컵에서 혹사 논란을 만들며 8강에 그쳤다. 

지난 일본전 0-3 패배는 용납될 수 없었다. 대한축구협회(KFA)의 급하고 비상식적인 A매치 추진이 있었다고는 하나 벤투 감독은 최악에 가까웠다. 몸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들의 기용,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는 선수들의 기용, 이강인 제로톱과 롱볼, 전술 수정 없음 등 그의 최악이 농축된 경기였다. 

'요코하마 참사' 당시 환호하는 일본 대표팀. 사진|KFA
'요코하마 참사' 당시 환호하는 일본 대표팀. 사진|KFA

이런 상황에서 지난 2일 벤투 감독은 이라크와 홈에서 0-0으로 비기는 졸전을 치렀고, 레바논에는 1-0으로 신승을 거뒀다. 현재 벤투 감독의 모습과 별개로 당시 그의 경질을 요구하는 팬들이 있었고, 필자 역시 그 의견이 당시에는 맞았다고 믿는다. 

하지만 KFA가 어쨌든 유임이라는 선택을 내렸고, 벤투 감독은 시간을 더 얻었다. 그리고 벤투 감독은 주어진 기회에서 자신을 증명하며 결과를 가져왔다. 경질은 안 된다는 당위성을 스스로 증명했다. 

#‘무승 지옥’ 이란 아자디 스타디움 원정, 벤투호는 지배하고 증명했다

벤투호 대표팀은 7일 열린 시리아전에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물론 스코어는 1-0으로 다르지 않았지만 앞의 두 경기와 달리 우리가 진정으로 지배하고 몰아붙인 경기였다. 골 결정력이 좋았다면 다득점 승리가 나올 수 있었던 경기다.

그리고 이번 이란전 비겼지만, 이번 경기는 벤투호 최고의 경기 중 하나라도 해도 과언이 아닌 경기였다. 이번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은 악명의 아자디 스타디움으로 1974년 첫 경기 이래 2무 5패로 우리가 단 한 번도 승리해보지 못한 경기장이었다. 코로나19로 무관중이라는 이점은 생겼지만 고산 지대인 것을 비롯 우리가 안아야 하는 핸디캡이 상당했다. 

다 제쳐두고 메흐디 타레미, 사르다르 아즈문 등 이란에는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누비는 스타들이 즐비했다. 객관적으로 패배가 유력하다고 점쳐졌던 경기였다. 

아자디 스타디움 12년만의 득점 후 환호하는 손흥민. 사진|KFA
아자디 스타디움 12년만의 득점 후 환호하는 손흥민. 사진|KFA

하지만 벤투호 대표팀은 이 경기를 훌륭히 치러냈다. 54%-46%로 점유율을 가져오며 벤투호 특유의 지배하는 축구를 펼쳤다. 이전 몇몇 경기들 같이 무의미한 점유율만 가져가는 경기가 아니었다. 공을 소유하며 상대를 손아귀에 놓았다. 슈팅수에서도 16-14로 앞서며 저력을 보여줬다. 

물론 후반 밀리던 흐름이 분명 있었고, 벤투 감독의 교체 타이밍도 조금 아쉽기는 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매우 잘 한 경기였다. 2009년 박지성 이래 손흥민이 처음으로 아자디 스타디움서 득점했으며, 사상 첫 승리 직전까지 간 경기로 찬사를 받을만했다. 더욱이 자신이 밀어붙이던 축구 스타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과업을 만든 것이 더욱 긍정적인 부분이다. 

#고생했고 잘 한 선수들과 도움준 이들

이번 2연전 선전에는 벤투 감독의 공도 있지만, 선수들의 공도 큼을 잊어서는 안 된다. K리거들은 혹독한 일정 중 소집돼 체력적 한계에 봉착했음에도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거의 소집 1~2일 전까지 경기를 뛰고 시차 적응에도 시달렸던 손흥민, 김민재 등 해외파 선수들의 공헌 역시 훌륭했다. 

선수들은 각자 리그 일정 혹 힘든 중에도 대표팀을 생각하며 몸상태를 유지해왔다. 앞서 언급됐듯 시차를 이겨내고 뛴 시리아전, 고지대 핸디캡을 안고 미친듯이 뛴 이란전은 선수들이 만들어낸 투혼 그 자체였다. 

이란전 선발 베스트 11. 사진|KFA
이란전 선발 베스트 11. 사진|KFA

스태프들 등 그들을 지원하는 이들도 모든 것을 바쳤다. KFA 코칭 스태프들을 비롯 A대표팀의 모든 이들이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도록 도왔다. KFA 역시 이란전 전세기를 파견해 최상의 몸상태에서 선수들이 뛸 수 있게 해줬다. 

이렇게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은 그들이 자신의 가슴에 댄 엠블럼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알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또 이를 도움준 이들의 아낌없는 지원은 그들이 얼마나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지 알 수 있게 했다. 모든 것을 내던진 이들이 있었기에 이번 성과가 가능했다. 

#‘과업’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 눈앞, 이제는 응원이 필요한 때 

우리는 분명히 월드컵 호성적을 목표로 하지만, 그 전에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과업은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이었다. 부침은 있었지만 이번 라운드 결과로 과업에 다가가는 상황이다. 직행 진출이 가능한 2위를 유지하면서 3위와 승점 3점 차, 4위와 승점 5점 차로 승점 차를 벌렸다.

벤투 감독과 그가 만든 팀이 해당 과업을 위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던 일본전, 이라크전 이후에는 그를 불신할 이유가 충분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기회를 얻은 벤투 감독은 이를 반전시켰고, 그러면 이제 우리도 적극적인 지지를 보여줄 이유가 충분하다.

이번 2연전을 훌륭히 치러낸 벤투 감독. 사진|뉴시스
이번 2연전을 훌륭히 치러낸 벤투 감독. 사진|뉴시스

축구도 사람이 하는 것이라 부정적인 말이 거듭되면 흔들리기 마련이다. 물론 벤투호가 100%의 우리가 만족스러워하는 과정이나 축구를 보여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벤투호는 그들이 해야할 일을 했고, 과업을 이뤄내기 직전이다. 물론 월드컵 진출이 확정된 뒤가 더 좋을 수도 있지만, 지지와 응원을 통해 벤투 감독과 스태프들, KFA,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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