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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의 토털풋볼] 쿠만호 바르사의 침몰, F.데 용 윙포워드 시프트

[이형주의 토털풋볼] 쿠만호 바르사의 침몰, F.데 용 윙포워드 시프트

  • 기자명 이형주 기자
  • 입력 2021.10.04 11:45
  • 수정 2021.10.09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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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바르셀로나 미드필더 프랭키 데 용. 그는 이번 경기서 오른쪽 윙포워드를 봤다. 사진|뉴시스/AP
FC 바르셀로나 미드필더 프랭키 데 용. 그는 이번 경기서 오른쪽 윙포워드를 봤다. 사진|뉴시스/AP

[STN스포츠 = 이형주 기자]

여기 이 자리서 전술적 담론이 펼쳐진다. 

매주 전 세계에서 수백 개의 축구 경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그 중에서 전술적 담론을 제시할 수 있는 경기는 일부에 불과하다. STN스포츠가 해당 경기들을 전술적으로 분석하는 연재물을 준비했다. 

-[이형주의 토털풋볼], 61번째 이야기: 쿠만호의 침몰, F.데 용 윙포워드 시프트

로날드 쿠만(58) 감독이 본 위치에서 훌륭한 활약을 하는 선수를 엉뚱한 곳에 놓았다. 

FC 바르셀로나는 3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지방 마드리드주의 마드리드에 위치한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2021/22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8라운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0-2로 패배했다.

구단 레전드로 현 바르사 감독인 쿠만은 지난 2020년 여름 팀에 부임했다. 당시 주제프 바르토메우 회장 비리 스캔들, 리오넬 메시의 부로 팩스를 통한 이적 요청, 보강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의 재정 상태 등 악재를 맞았다. 하지만 쿠만 감독은 이를 비교적 잘 수습하며 코파 델 레이 우승까지 이뤄냈다. 높이 평가받아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바르사의 재정적, 구조적 문제로 리오넬 메시의 잔류가 급작스럽게 불발된 것을 제외하고는 쿠만 감독이 예상했던 범위에서 시즌이 준비됐다. 하지만 올 시즌 현재까지는 실망 그 자체이며, 이번 아틀레티전은 또 한 번의 참사 중 하나였다. 

지난 시즌 긍정적인 요소가 많았지만 올 시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로날드 쿠만 FC 바르셀로나 감독. 사진|뉴시스/AP
지난 시즌 긍정적인 요소가 많았지만 올 시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로날드 쿠만 FC 바르셀로나 감독. 사진|뉴시스/AP

바르사의 전통적인 4-3-3 혹은 4-2-3-1 전술에서 그들은 ‘측면 플레이어’를 필요로 했다. 바르사는 패스 플레이를 중시하는 바르사고, 전력이 타 팀들에 비해 일반적으로 우위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수비 상황에서 상대 선수들이 중앙에 두툼한 블록을 형성해 웅크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측면에서 드리블 혹은 스피드로 상대 수비수들을 무너뜨릴 수 있는 선수가 존재하게 되면, 이들을 막아야 해 상대 수비수들이 중앙에 뭉칠 수 없다. 상대 수비 대형이 벌어지면 그 공간에 선수들이 침투할 수 있고 패스 장인 바르사 미드필더들이 킬러 패스로 상대 수비를 손쉽게 무너뜨리곤 했다. 페드로 로드리게스, 네이마르 다 실바 등이 이런 플레이를 잘 해줬던 선수들에 속한다. 

현 바르사는 이번 찬란했던 전성기 시절 바르사와 철학만 공유하지 많은 부분이 다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앞서 언급됐듯 측면 플레이어의 부재다.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흔들어줄 수 있는 선수가 없다. 

이미 떠난 드리블 최강자 리오넬 메시도 바르사 막판에는 중앙 공격수에 가까웠다. 유일하게 들어맞는 우스만 뎀벨레는 잦은 부상, 슈퍼 루키 안수 파티도 큰 부상을 당했던 바 있다. 필리페 쿠티뉴 등도 이 역할과는 거리가 멀다. 최근 올라온 유수프 데미랄은 성장이 더 필요하며 아직까지는 와이드 플레이어라는 정의에도 현재까지는 큰 괴리가 있는 선수다. 

지난 24일 스페인 언론 <스포르트>에 따르면 쿠만 감독은 카디스 CF전 직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현재 측면에서 공격을 풀어줄 수 있는 선수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스쿼드 탓은 보기 좋지 않았을지언정 공감은 가는 말이었다. 

이날 양 팀 선발 라인업. 오른쪽 윙포워드로 나온 프랭키 데 용. 사진|이형주 기자 제작
이날 양 팀 선발 라인업. 오른쪽 윙포워드로 나온 프랭키 데 용. 사진|이형주 기자 제작

이번 경기를 앞두고 쿠만 감독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이에 쿠만 감독은 현 핵심 미드필더인 프랭키 데 용을 4-2-3-1 포메이션의 오른쪽 윙포워드로 놓는 술책을 냈다. 

데 용은 AFC 아약스 암스테르담 시절 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다. 당시 에릭 텐 하흐 감독은 그를 4-2-3-1 포메이션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썼고, 그는 환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현재도 4-2-3-1 포메이션, 4-3-3 포메이션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최적이지만, 세르지오 부스케츠라는 존재로 인해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그다. 

데 용은 초반 적응기를 겪고 나서 이 역할에도 적응했다. 그러자 쿠만 감독이 이번에는 윙포워드라는 또 다른 생소한 과업을 맡긴 것이다. 

이런 생각을 착안한 것에 대해서는 이해가 갔다. 여전히 바르사는 측면을 흔들어 줄 수 있는 선수가 부재한 상황이었다. 이에 활동량이 좋은 데 용을 오른쪽 윙포워드로 놓고 프리롤을 주며 이 안에서 활약을 기대했던 것이다. 더불어 상대 아틀레티의 빌드업 시작점인 마리오 에르모소의 왼발 전진 패스를 막으려는 의도도 있었다. 

데 용은 해당 역할을 비교적 잘 수행했지만, 문제는 그가 미드필더서 빠지면서 바르사 미드필더진 자체가 붕괴됐다는 것이다. 바르사는 데 용을 오른쪽에 두면서 필리페 쿠티뉴를 공격형 미드필더, 세르지오 부스케츠-니코 곤살레스 듀오를 더블 볼란치로 기용했다. 

쿠티뉴는 수비적인 선수가 아니고, 부스케츠는 이제는 활동량 면에서 현저히 결격을 드러내는 선수다. 니코는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 아틀레티의 토마 르마를 필두로 창의적이고 활동적인 미드필더진이 바르사 중원을 유린했다. 이는 수비가 방어막 없이 그대로 실점 위기에 노출되는 결과를 초래했으며 바르사는 0-2 완패를 당했다. 

데 용 오른쪽 윙포워드 시프트라는 파격적인 전술을 선보인 쿠만 감독이다. 그렇게 파격적인 감독이 왜 레전드 부스케츠를 과감히 벤치로 내리고 데 용을 그 자리에 넣으며 팀을 살리는 생각은 하지 못했을까. 바르사에는 파격이 필요했지만, 이날 바르사가 보여준 파격은 알맞은 파격이 아니었다. 데 용 시프트는 실패로 돌아갔고 중원이 붕괴된 바르사는 자멸했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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