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pick] ‘철인’ 사이클 이도연, “경기는 졌지만, 자신과의 싸움에선 승리”
[패럴림pick] ‘철인’ 사이클 이도연, “경기는 졌지만, 자신과의 싸움에선 승리”
  • 반진혁 기자
  • 승인 2021.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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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

“경기는 졌지만, 자신과의 싸움에서는 승리했다.”

'철인' 이도연(49.전북)이 사이클 개인 도로 결선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2016 리우 페럴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종목이지만, 2020 도쿄 대회에서는 아쉬움을 삼켰다.

이도연(스포츠등급 H4)은 1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국제스피드웨이와 그 일대에서 열린 도로사이클 여자 개인도로 결선(H1-4)에서 1시간34초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체 16명중 10위를 기록했다. 1위 네덜란드의 잔센 제네티(H4)와 4분 19초 차이가 났다. 함께 출전한 이경화(H3)는 1시간15분28초로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도연은 개인 도로(26.4㎞) 결선에서 초반 선두권에 들지 못했고 경기 막판까지 힘차게 손페달을 돌렸지만 피지컬에서 격차가 큰 외국 선수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도연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경기에선 졌지만, 자신과의 싸움에선 승리했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죽을 만큼 힘든 '사점'을 극복했고 포기하고 싶은 '유혹'도 물리치며 귀한 경험을 쌓았다"고 방싯했다. 후회없이 불태운 표정이 묻어났다. 그는 얼굴 전체에서 굵은 땀방울을 쉴새없이 흘리면서 "앞으로 자신을 위한 경기가 아닌 후배를 위한 경기를 펼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자신의 몸에 새긴 국제대회 경험을 후배들의 발전을 위한 밀알로 쓸 요량이다. 

사이클대표팀의 이도연, 이경화, 윤여근은 2일 오후 3시 30분 혼성(H1-5)팀 계주결선에서 다시 힘차게 손페달을 돌릴 예정이다.

아래는 이도연 인터뷰 일문일답.

◆ 개인도로 결선을 마친 소감은.
-이번 도쿄대회는 너무 힘들었다. 나름 준비를 했는데 부족함을 느꼈다. 달리면서 '나는 아직 부족하다'라고 생각했다. 코스에 대해 잘 모르기도 했지만 실제로 달려보니 이 정도인지 몰랐다. 경사가 조금 있나보다 했지 내가 죽을 정도라고 까진 생각 못했다.

◆ 코스는 어땠나?
-일반 차도는 큰 차이가 없어 익숙했고 페이스 조절도 잘 했다. 그런데 (후지국제스피드웨이)서킷 자체에 적응을 잘 못했다. 그래서 실패했다. 많이 아쉽진 않다. 나의 부족함은 내 것이니까. 내가 부족했다. 앞으로 그 부족함을 채워가며 훈련하겠다. 나중에 좋은 후배를 만나면 내가 터득한걸 물려주고 싶다. 이제 나는 메달보다는 하나하나 배워서 후배들의 밑바탕이 되고 싶다. 이제 나를 위한 경기가 아닌 후배를 위한 경기를 하겠다.

◆ 이번 대회를 통해 물려주고 싶은 경험은 무엇인가?
- 어제(8월31일) 도로독주에선 달리다 죽을거 같았다. 정말 그랬다. 멈추고 집에 가고 싶었다. 모든걸 놓고 싶었다. 오늘(1일)은 죽기보다 포기하고 싶었다. 사이클에서 내리고 싶었다. 그러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내 자신과 싸워 이겼다. 서킷을 돌수록 더 빨리 달렸다. 그러나 후배들은 극복 못할수 있다. 후배들은 나 같은 경험에 대비할 수 있게 미리 알려주겠다.

◆ 포기하지 않은 원동력은?
-살아가며 힘든 일이 많이 생긴다. 사람들은 쉽게 '죽을만큼 힘들다'고 말한다. 말만 그런 경우가 많다. 난 이번 대회에서 진짜 힘들었다. 사이클 타면서 '여기서 죽는구나'하고 느꼈다. 경기하다보면 숨이 넘어가는 순간이 많은데 이번 대회가 특히 그랬고 최대치였다. 인생에서 사이클을 포기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걸 이겨내니 뭐든지 이겨낼거 같다. 

◆ 지도자를 희망하나?
-그렇진 않다. 지도자 보다는 옆에서 도와주는 존재가 되고 싶다. 내가 꿈꾸는 지도자 상은 있다. 선수 의견을 물어가며 서로 배우는 사이. 훈련은 확실하게 하지만 평소엔 친구같은 지도자다. 그런 지도자가 많이 나왔으면 한다.

◆ 3명의 딸에게
-아이들 눈에 엄마는 늘 열심히 사는 사람이고 싶다. 딸들에게 이래라저래라 안했는데 잘 자라줘 고맙다. 그리고 사람들에게도 몸도 아픈데 열심히 살아가는 그런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다. 비장애인들에게 '나는 몸이 멀쩡한데 더 잘 해야겠다'라는 자극을 주고 싶다. 

◆ 마지막 단체전은 어떻게 준비하나?
-즐기려고 한다. 늘 그랬듯 우리 3명이 하나가 되겠다. 외국선수에 비해 우리 실력이 떨어지지만 끝까지 열심히 달리겠다. 우승이 목표는 아니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패럴림픽에서 사이클은 1984년 뉴욕-스토크맨더빌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장애유형에 따라 지체 및 뇌병변장애(C1~C5), 지체 및 척수장애(H1~H5) 시각장애(B)로 구분한다. H1~H5는 근력장애, 근육긴장항진, 운동실조,무정위운동증,근육긴장이상으로 스포츠 등급을 분류한다.

사이클 도로 독주는 선수마다 1분씩 간격을 두고 차례로 출발해 달리며, 최단 시간에 코스를 완주하는 선수가 우승하는 종목이다. 개인 도로는 여러명의 선수가 그룹으로 출발해 결승선 통과로 순위를 결정한다. 팀 계주 결선은 3명으로 구성된다.

참가 선수의 종합점수는 최대 6점을 넘을 수 없으며 1포인트 선수를 한 명 이상 포함하도록 되어있다. 점수는 남자(H1-2)1점, (H3)2점, (H4-5)3점, 여자(H1-3)1점, (H4-5)2점 이다. 

STN스포츠=반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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