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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pick] ‘리우 은메달’ 사이클 이도연, 도쿄패럴림픽 첫 레이스 시작

[패럴림pick] ‘리우 은메달’ 사이클 이도연, 도쿄패럴림픽 첫 레이스 시작

  • 기자명 반진혁 기자
  • 입력 2021.08.3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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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TN스포츠
사진|STN스포츠

[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

'리우패럴림픽 은메달리스트' 이도연(49·전북)의 도쿄패럴림픽 첫 레이스를 시작된다.

이도연은 31일 오전 10시 4분 일본 후지국제스피드웨이에서 펼쳐지는 도로사이클 결선라인에서 스타트한다.

자타공인 '철녀' 이도연은 대한민국 장애인 스포츠 최고의 여성 스타다. 2016년 리우에서 사이클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8년 평창동계패럴림픽 노르딕스키 전종목을 완주하며 대한민국 여성의 힘을 보여줬다.

영국 공영방송 BBC도 도쿄패럴림픽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아시아의 철녀' 이도연을 찾기도 했다.

도쿄패럴림픽 도전을 일주일 정도 앞두고 전북 순창에서 마무리 훈련이 한창이던 이도연은 "딸들이 가족 응원 티셔츠를 보내줬다. 난 우리 딸들 덕분에 산다"며 자랑했다. 

3명의 딸에게 국가대표 철녀 엄마 이도연이 자랑이듯, 엄마 이도연에게 반듯한 세 딸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자 자랑이다.

엄마가 월드클래스 사이클 선수로 두 번의 패럴림픽에 혼신의 힘을 다해 도전하던 시간, 3명의 딸 설유선씨(28)부터 둘째 유준(26), 막내 유휘 씨(24)까지 바늘구멍 공무원 시험에 차례로 합격했다.

이도연은 "아이들이 알아서 자기 일을 척척 한다. 잘 자라줘서 너무 고맙다"며 활짝 웃었다. 세 딸은 엄마의 도쿄행을 앞두고 엄마의 핸드사이클 사진이 담긴 가족 티셔츠를 맞춰 입었다. 손재주 많은 막내는 엄마의 '마음루틴' 노트를 새긴 텀블러를 제작해 선물했다. 엄마는 강하다. 날마다 깔딱고개를 넘어가는 폭염의 도로에서 세 딸의 힘으로 쉴 틈 없이 페달을 돌린다. 

맏딸 설유선 씨는 "엄마의 교육방식이 저희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큰영향을 줬어요"라고 언급했다.

이어 "엄마는 제가 태어났을 때 이미 장애가 있으셨어요. 몸이 불편하신데도 우리를 늘 데리고 다니셨어요. 가장 감사한 건 주말마다 도서관에 데리고 가주셨어요. 우리 집은 3층 계단을 오르내려야 했고 몸이 불편한 엄마에게 힘들었을 텐데...차도 없었는데 30분 거리를 걸어가서 책을 읽은 기억, 덕분에 저희가 바르게 성장하고 책 좋아하는 아이들로 자란 것 같아요"라며 감사를 전했다. 

"제가 20대 후반이 되면서 엄마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돼요. 엄마는 제 나이에 이미 딸이 셋이었는데, 상상이 되지 않아요. 그 나이에 멀쩡한 몸으로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도 딸 셋을 키우기 힘들었을 텐데 스물두 살에 저를 낳아 무일푼으로 억척스럽게 저희를 키우셨죠. 단 한 번도 대충 산 적이 없어요"라고 했다. 

이도연은 "지금은 운동을 해서 멋져졌지만, 당시 나는 집안에서 부업만 했다. 살도 찌고 목발 짚고 뒤뚱뒤뚱 볼품없었는데 그럼에도 우리 딸들은 한 번도 엄마를 부끄러워한 적이 없다. '딴 엄마들은 뭐 다른가? 뭐가 더 잘났냐?'면서…그게 지금도 참 고맙다"고 했다. 엄마의 말을 전하자 유선씨가 반문했다. "부끄러워할 이유가 있을까요? 엄마는 몸이 불편한 것뿐인데… 숨기거나 부끄러워할 문제가 아니니까요.“

세상이 열광하는 '철인' 엄마의 도전을 한때 딸들은 반대했다. 유선 씨는 "가족으로선 말리고 싶죠"라며 속내를 전했다. "엄마가 훈련하시는 모습을 리우대회 전에 처음 봤어요. 사이클에 차가 따라붙고 엄마가 사력을 다해 달리는 모습, 그때 전 너무 놀랐어요. 그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 결과물만 봤는데 과정은 못봤으니까요"라고 했다. "엄마가 평창패럴림픽 노르딕스키에 출전하신 후 손가락 부상으로 수술을 하셨어요. 마취가 덜 깬 상태로 '나 너무 힘들어. 다들 내가 강한 줄만 알지만 나도 그만두고 싶을 때 많아'라고 오열하셨어요. 기억 못하시겠지만 그게 제겐 마치 취중진담인 것만 같아서… 엄마는 만날 괜찮다고, 늘 웃으세요. 하지만  전 엄마가 힘들어 우시던 모습 생각이 나요"라고 속깊은 장녀의 진심을 털어놨다. "그래도 엄마가 행복해 하시니까, 사이클을 좋아하시니까 응원해요… 그래도 몸이 망가지는데 계속 끝까지 강하게만 밀어붙이시니까 몸이 남아나지 않을까봐"라며 마음을 털어놨다. 

가족은 결국 가족이다. 엄마가 힘든 건 싫지만 엄마의 꿈을 그 누구보다 뜨겁게 응원한다. "저도 학창시절 유도선수였기 때문에 운동선수의 부담을 알아요. 엄마가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엄마의 기량을 다 펼치기만을 바라요. 그간의 노력이 아깝지 않게 준비한 것 후회없이 다하고 오시기만을 응원해요.“

유선 씨는 엄마의 도쿄행을 앞두고 회사 동료, 지인들과 함께 엄마를 위한 응원 영상을 만들었다. "엄마 앞에선 쑥스러워서 잘 표현을 잘못해서 영상을 만들었어요. 우리 엄마는 정말 멋진 사람이에요. 위인전, 자서전 따로 찾을 필요가 없죠. 엄마처럼 훌륭한 분이 내 가족이란 게 감사해요"라고 했다. 글쓰기에 소질이 있는 유선씨는 "언젠간 우리엄마 책도 써보고 싶다"는 꿈을 전했다.

'대한민국 공무원' 세 딸은 '대한민국 국가대표' 엄마의 불꽃 레이스를 응원하기 위해 31일부터 사흘간 여름휴가를 맞췄다. "저희 3일 연가 내고 무주 팬션을 빌렸어요. 가족 티셔츠 딱 맞춰입고 엄마 응원할 거예요"라며 웃었다. "전 장애가 있는 유기견 보리와 두유를 키우고 있어요. 동생들은 유기묘를 키우고요. 이날 팬션에서 우리 셋과 강아지, 고양이 우리 가족 모두 모여 엄마 응원할 거예요. 힘내세요! 엄마 이도연 파이팅!" 

STN스포츠=반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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