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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⑯] ‘The Slip’ 레스터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⑯] ‘The Slip’ 레스터

  • 기자명 이형주 기자
  • 입력 2021.07.11 20:59
  • 수정 2021.07.3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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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 공격형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 사진|뉴시스/AP
레스터 공격형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 사진|뉴시스/AP

[STN스포츠(영국/레스터)=이형주 기자]

일요일 일요일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다!

2020/21시즌 EPL은 연일 수준 높은 경기를 양산했다.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졌다. 세계 최고의 자본과 관심이 쏟아지는 리그다웠다. 이에 EPL 20개 팀의 수백 경기를 지켜본 이형주 기자가 [이형주의 유럽레터] 속 일일E(일요일 일요일은 EPL이다!) 특집으로 매 일요일에 되돌아본다.

더불어 진행되는 금금세(금요일 금요일은 세리에다!), 토토라(토요일 토요일은 라리가다!)도 기대해주시길 부탁드리면서, 독자 분들께 해외축구에 대한 제 진심이 전해질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결과는 없을 것이다.

금요일 시리즈 - [세리에 20개팀 결산-금금세⑯] '젠가(Jenga)' 나폴리
토요일 시리즈 -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⑯] 소시에다드, '덕업일치'
일요일 시리즈 - [EPL 20개팀 결산-일일E⑯] ‘The Slip’ 레스터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①] 셰필드, 총체적 난국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②] 빅샘의 마법도 듣지 않았던 WBA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③] '주동형 축구' 풀럼, 약했던 토양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④] 번리, 롱볼 아웃라이어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⑤] 브라이튼, 축구는 골의 스포츠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⑥] ‘롤러코스터’ 사우스햄튼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⑦] 팰리스, 백전노장과 겁 없는 청년들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⑧] 울버햄튼, 줄부상과 플랜 B 부재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⑨] 뉴캐슬, 폭우 후 무지개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⑩] '잉글랜드' 빌라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⑪] '런 데빌 런' 에버튼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⑫] 'MOT' 리즈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⑬] 아스널, 개와 늑대의 시간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⑭] 동월륜(同月輪), 토트넘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⑮] '뉴엄의 봄' 웨스트햄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⑯] ‘The Slip’ 레스터

레스터 센터백 찰라르 쇠윈쥐. 사진|뉴시스/AP
레스터 센터백 찰라르 쇠윈쥐. 사진|뉴시스/AP

-레스터 시티 (38전 20승 6무 12패) <5위>

미끄러짐(The Slip). 레스터 시티의 올 시즌 리그 행보를 축약하는 말이었다.  

레스터는 중하위권 클럽들과 그 아래 하부리그 클럽들에 꿈을 선물하며 축구의 세계를 넓힌 클럽이다. 2014/15시즌 강등권에서 잔류 경쟁을 벌이던 레스터가 2015/16시즌 빅클럽들을 제치고 EPL 우승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우승 이후에도 레스터는 해당 클럽들의 귀감이 됐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선전했고, 이후에도 좋은 선수, 재능 있는 선수들을 영입하고 스쿼드를 짜임새 있게 짜며 상위권을 유지하는 클럽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레스터의 성공으로 해당 클럽들이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레스터는 올 시즌에도 현명한 운영을 보여줬다. 2018년 안타까운 헬기사고로 세상을 떠난 故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 구단주의 유지를 이어받은 아들 아이야왓 스리바다나프라바 구단주가 아낌없는 투자를 했다. 레스터의 스카우터진은 이 자금을 허투루 사용하지 않고, 준척급 선수들을 잘 영입했다.

故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 전 레스터 구단주의 아들이자, 현 레스터 구단 주인 아이야왓 스리바다나프라바. 사진|뉴시스/AP
故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 전 레스터 구단주의 아들이자, 현 레스터 구단 주인 아이야왓 스리바다나프라바. 사진|뉴시스/AP

이번 시즌 영입도 성공적이었다. 웨슬리 포파나는 어린 나이에도 단번에 EPL 무대에 적응하며, 리그 전체가 주목하는 센터백이 됐다. 티모시 카스타뉴 역시 전천후 풀백으로 레스터의 스쿼드의 소금 같은 존재가 됐다.

올 시즌 초반 레스터는 5-4-1 포메이션을 주 포메이션으로 하며 경기를 풀었다. 포백 사용 시 핵심적인 역할을 하던 히카르두 페헤이라가 부상으로 뛸 수 없는 상태인 것이 한 몫을 했다. 

레스터는 해당 포메이션에서 수비 시 숫자를 많이 두다가도 측면을 거쳤다 중앙으로 가는 역습을 통해 다득점을 이끌어냈다. 이 때 윙백 위치의 선수들이 맹활약했는데 특히 좌우를 안 가리는 제임스 저스틴의 활약은 레스터에 큰 힘이 됐다. 

윌프리드 은디디, 유리 틸레만스, 제임스 매디슨이 이루는 중원 역시 환상적이었다. 세 선수는 서로의 단점을 채워주고, 서로의 장점은 극대화해줬다. 레스터를 만나는 상대들은 이 미드필더진을 막기 버거워했다. 

레스터 풀백 제임스 저스틴. 사진|뉴시스/AP
레스터 풀백 제임스 저스틴. 사진|뉴시스/AP

하지만 순항만 거듭하던 레스터도 전반기를 지나 위기를 맞게 됐다. 그 원인은 줄부상이었다. 특히 앞서 언급됐던 저스틴이 2월 전방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레스터의 동력 하나가 상실됐다. 또 윙포워드 하비 반스도 무릎 부상을 시즌 아웃됐다. 또 한 번 레스터 동력 하나가 상실되는 순간이었다. 

레스터는 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지며 승점 쌓기 페이스가 둔화됐다. 레스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비진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조니 에반스, 꾸준한 활약을 보인 틸레만스에 EPL 막판 경이적인 활약을 펼친 켈레치 이헤아나초의 활약으로 상위권을 어렵게 지켜나간다. 

레스터 공격수 켈레치 이헤아나초. 사진|뉴시스/AP
레스터 공격수 켈레치 이헤아나초. 사진|뉴시스/AP

특히 이헤아나초는 레스터의 주포 제이미 바디가 부진하는 중에 경기에 나설 때마다 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3월에는 EPL 이달의 선수상을 탈 정도로 독보적이었다. 

레스터는 4월 16일 첼시 FC를 격파하고 FA컵 우승을 달성하며 또 하나의 동화를 쓴다. 아버지의 영정을 가리키다, 선수들과 함께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아이야왓 구단주의 모습은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울림을 줬다. 

하지만 레스터는 막판으로 갈수록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실감하며 추격을 허용하고 있었다. 레스터가 4위권을 지켜나가면서도 그 아래 팀들의 추격에 민감했던 것은 바로 직전 시즌의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레스터는 2019/20시즌 중반까지 우승 경쟁을 벌이다가, 점점 승점을 드랍하며 순위가 떨어졌다. 결국 마지막 38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패배로 5위로 밀려 UCL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올 시즌 반복되지 않기를 바랐던 그 행보가 다시 반복됐다. 레스터는 마지막 경기를 잡는다면 UCL에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해에도 지난해와 같이 마지막 경기서 패하며(토트넘 핫스퍼전 2-4 패배) 5위로 밀렸다. 

일반적으로 영미권에서 기록할만한 어떤 일에 The를 붙이고는 하는데 마이클 조던이 보여준 1989년의 The Shot이나, 2014년 데이브 로버츠가 보여준 The Steal, 르브론 제임스가 보여준 2016년의 The Block 등이 그 예다. 레스터는 안 좋은 의미로 2년 연속 The Slip을 당하게 됐다. 

레스터 공격수 제이미 바디. 사진|뉴시스/AP
레스터 공격수 제이미 바디. 사진|뉴시스/AP

물론 레스터는 앞서 언급됐듯 올 시즌 FA컵을 제패했고 리그에서도 젊은 선수들을 성장시키는 등 성과가 없다고는 할 수 없는 시즌이었다. 그러나 2년 연속 막판 부진으로 벼랑 끝에 몰리고, 최종전에서 추락하는 모습은 레스터에 있어 좋지 않았다. 만약 다음번에 또 한 번 비슷한 상황이 닥친다면, 그 때는 트라우마로 자리잡기 전에 반드시 끊어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레스터 미드필더 유리 틸레망스. 사진|뉴시스/AP
레스터 미드필더 유리 틸레망스. 사진|뉴시스/AP

◇올 시즌 최고의 선수 - 유리 틸레망스

1997년생의 틸레망스는 16세에 벨기에 1군 무대에 데뷔할 정도의 재능이었다. 하지만 레스터 합류 당시에는 출전 기회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공격적 재능만 돋보이는 선수였다. 그러나 틸레망스는 레스터에서 수비력까지 장착하며 만능 미드필더로 성장했고 팀의 올 시즌 리그 5위와 FA컵 우승을 만들었다. 

◇올 시즌 최우수 유망주(시즌 중 만 23세 이하) - 제임스 매디슨

8골 5어시스트에 환상적인 킬러 패스, 호쾌한 중거리슛 등을 갖춘 매디슨은 젊은 팬들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공격형 미드필더다. 꾸준함을 보이면서 부상 빈도만 줄인다면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할만한 자격이 충분한 선수다. 

레스터 홈구장 킹 파워 스타디움 현지 전경. 사진|이형주 기자(영국 레스터/킹 파워 스타디움)
레스터 홈구장 킹 파워 스타디움 현지 전경. 사진|이형주 기자(영국 레스터/킹 파워 스타디움)

◇시즌 최악의 경기 - 38R 토트넘 핫스퍼전 (2대4 패)

2년 연속의 미끄러짐. 물론 토트넘을 꺾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일단 토트넘에 패하면 역전을 허용하는 상황을 초래한 레스터가 귀책사유를 갖는 잘못이었다. 레스터는 토트넘에 2-4 참담한 패배를 당했고 이 때문에 4위로 내려앉아 차기 시즌 UCL 진출도 좌절됐다. 

◇시즌 최고의 경기 - 29R 셰필드 유나이티드전 (5대0 승)

레스터의 화력을 보여준 경기였다. 후반기 절정의 활약을 펼친 켈레치 이헤아나초가 해트트릭을 폭발시켰고, 아요세 페레스도 득점 행렬에 가담했다. 에단 암파두의 자책골까지 더한 레스터는 5-0 대승을 거두며 상대가 전력 차를 실감하게 만들어줬다. 

◇시즌 최고의 베스트11

레스터 시티 (3-4-1-2): 캐스퍼 슈마이켈, 찰라르 쇠윈쥐, 조나단 에반스, 웨슬리 포파나, 제임스 저스틴, 윌프리드 은디디, 유리 틸레만스, 마크 알브라이튼, 제임스 매디슨, 제이미 바디, 켈레치 이헤아나초 *감독: 브랜든 로저스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영국 레스터/킹 파워 스타디움)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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