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③] ‘주동형 축구’ 풀럼, 약했던 토양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③] ‘주동형 축구’ 풀럼, 약했던 토양
  • 이형주 기자
  • 승인 2021.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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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파커 감독. 사진|뉴시스/AP
스콧 파커 감독. 사진|뉴시스/AP

[STN스포츠(영국/런던)=이형주 기자]

일요일 일요일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다!

2020/21시즌 EPL은 연일 수준 높은 경기를 양산했다.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졌다. 세계 최고의 자본과 관심이 쏟아지는 리그다웠다. 이에 EPL 20개 팀의 수백 경기를 지켜본 이형주 기자가 [이형주의 유럽레터] 속 일일E(일요일 일요일은 EPL이다!) 특집으로 매 일요일에 되돌아본다.

더불어 진행되는 금금세(금요일 금요일은 세리에다!), 토토라(토요일 토요일은 라리가다!)도 기대해주시길 부탁드리면서, 독자 분들께 해외축구에 대한 제 진심이 전해질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결과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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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③] ‘주동형 축구’ 풀럼, 약했던 토양

풀럼 FC 공격수 조쉬 마자. 사진|뉴시스/AP
풀럼 FC 공격수 조쉬 마자. 사진|뉴시스/AP

-풀럼 FC (38전 5승 5무 13패) <18위>

‘주동형 축구’가 뿌리내리기에는 토양이 약했다.

축구는 이를 풀어가는 방식을 통해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주도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주동형 축구’와 상대의 방식에 따라 걸맞는 대응을 펼치는 ‘수동형 축구’다. 말 그대로 경기를 치르는 방식으로 인한 구분일 뿐 어느 것이 더 좋고 나쁜 것이 아니다. 

다만 각 리그 하위권 팀들은 수동형 축구를 펼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하위권 팀들은 상위권 팀들에 비해 전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점유를 가져가며 상대를 밀어붙이는 주동형 축구를 펼치기 위해서는 상대보다 해당 면에서 우위를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팀적으로 유기적으로 움직이거나, 개인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있어야 한다. 두 가지 방법 모두 자원과 선수가 제한적인 하위권 팀들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이에 하위권 팀들은 수동형 축구를 채택하곤 한다.

하지만 올 시즌 풀럼은 이 관점에서 탈피했다. 스콧 파커 감독과 풀럼 선수단은 직전 시즌 플레이오프 우승으로 승격하며 EPL 막차를 탔다. 당연히 타 팀들에 비해 밀리는 전력임에도 주동형 축구를 펼쳤다. 

요아킴 안데르센(우측). 사진|뉴시스/AP
요아킴 안데르센(우측). 사진|뉴시스/AP

주동형 축구는 완성시키기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이것이 잘 되기만 하면 상대를 가둬놓고 연이은 스트레이트 펀치를 날릴 수 있다. 풀럼은 어려운 길이지만, 이 길을 택하기로 결정했다. 

올 시즌 풀럼 경기를 보면 높은 확률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그들의 축구를 하고자 한다. 상위팀이든, 하위팀이든 가리지 않고 공을 소유 하려하고 공격 하려했다. 또 공을 가지고 하는 움직임을 주도 하려했다. 이뿐만 아니라 풀럼은 올 시즌 3-4-3, 4-2-3-1, 4-4-2 다양한 포메이션 변화를 가져갔다. 이에 상대 팀들이 곤경에 빠졌다. 

풀럼은 2019/20시즌까지만 하더라도 주포이자 타깃형 스트라이커인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해당 시즌 리그 26골)에 크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달랐다. 비단 미트로비치 뿐 아니라 누가 빠져도 팀은 유기적으로 돌아갔다. 파커 감독이 구축한 시스템의 힘이며, 수비 축구, 수동형 축구라면 하기 어려웠을 일이었다.

하지만 풀럼에게 불운했던 것은 결정력이 따라주지 않았다는 것. 풀럼은 주도하는 축구를 펼치면서도 득점에 실패했다. 골이 승패를 결정하는 스포츠인 축구에서 기회를 만들고도 득점에 실패하는 부분은 뼈아픈 아킬레스건이었다. 

바비 리드. 사진|뉴시스/AP
바비 리드. 사진|뉴시스/AP

실제로 풀럼 경기를 주도하는 점, 그리고 아쉽게도 그만큼의 승점을 벌어들이지 못한 점은 기록에서도 드러났다. 

2월초 축구 통계 매체 The xG Philosophy는 지난 9일 EPL 24라운드까지를 토대로 기대 승점을 산정해 실제 승점과 비교했다. 여기서 '기대 승점'이란 매 경기 슈팅 상황 등을 분석해 '기대 득점'과 '기대 실점'을 산정하고 이를 통해 매겨본 승점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A팀과 B팀과의 결과가 1-1로 종료됐다면, 실제 승점을 1점 씩 가져가게 된다. 그런데 같은 경기에서 기대 득점이 A팀이 2.51, B팀이 0.78이었다면 기대 승점은 A팀 3점, B팀 0점이다. 즉 요행을 제외한 실제적인 팀 전력을 알아볼 수 있는 지표다.

매체에 따르면 풀럼은 기대 승점 대비 실제 승점을 따지 못한 순위 3위(24점→15점, 9점)에 들었다. 공동 1위는 셰필드 유나이티드(22점→11점, 11점), 브라이튼 호브 알비온(36점→25점, 11점)였다. 흥미롭게도 3팀이 모두 주도적 축구를 펼치는 팀이었다.

파커 감독은 성적으로 압박을 받던 당시 "저는 우리 팀이 일관된 경기력을 보였고, 좀 더 많은 승점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승패로 우리 팀이 평가될 수 있지만, 저는 다른 시각(경기력)으로 팀을 평가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파커 감독은 "우리 팀은 낮은 성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 상황을 타개하려면 그저 이기면 됩니다. 저는 무엇을 해야하는 지 알고 있고 선수들도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알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자신감을 드러낸 발언이었다.

하지만 풀럼 입장에서는 아쉽게도 그들의 자신감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풀럼은 막판까지 잔류 경쟁을 벌였지만 뉴캐슬 유나이티드, 번리 FC 등을 따라잡지 못하고 18위로 강등됐다. 

풀럼의 주동형 축구를 중심으로 한 도전은 분명한 의미가 있었다. 몇 경기들에서는 상대를 그야말로 압도하며 위용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만 전투에 승리해도 전쟁에서는 패배할 수 있듯이, 그들의 개별 경기들의 선전은 잔류라는 대전제로 연결되지 못했다. 이 부분이 풀럼 입장에서 뼈아팠다. 

풀럼 아데몰라 루크먼. 사진|뉴시스/AP
풀럼 아데몰라 루크먼. 사진|뉴시스/AP

◇올 시즌 최고의 선수 - 아데몰라 루크먼

RB 라이프치히서 임대를 떠나온 윙어인 루크먼은 올 시즌 풀럼의 주동형 축구에서 큰 역할을 수행했다. 본 포지션인 측면 윙포워드는 물론 경우에 따라 최전방 제로톱으로도 기능했다. 4어시스트로 팀 내 리그 어시스트 1위에 오른 그는, 훌륭한 최전방 스트라이커 있었다면 더 좋은 활약이 가능했다. 

토신 애더러바이오요(좌측)와 스콧 파커 감독(우측). 사진|뉴시스/AP
토신 애더러바이오요(좌측)와 스콧 파커 감독(우측). 사진|뉴시스/AP

◇올 시즌 최우수 유망주(시즌 중 만 23세 이하) - 토신 애더러바이오요

196cm의 장신 센터백 토신은 올 시즌 준수한 모습으로 팀 후방을 굳건히 지켰다. 탁월한 집중력으로 올 시즌 중 한 때 클리어링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팀 축구의 특성상 요구되는 것이 많았지만 잘 해냈고, 요아킴 안데르센과의 호흡도 훌륭했다. 

◇시즌 최악의 경기 - 35R 번리 FC전 (0대2 패)

풀럼은 막판 부진으로 강등 문턱에 가까이 가 있었다. 번리를 이겨다 다음을 도모해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풀럼은 번리의 강한 피지컬을 중심으로 한 플레이에 무너졌고 0-2로 지며 2부행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풀럼 FC 홈구장 크레이븐 코티지 현지 전경. 사진|이형주 기자(영국 런던/크레이븐 코티지)
풀럼 FC 홈구장 크레이븐 코티지 현지 전경. 사진|이형주 기자(영국 런던/크레이븐 코티지)

◇시즌 최고의 경기 - 10R 레스터 시티전 (2대1 승)

레스터에 크게 밀리는 전력에도 불구하고 풀럼은 공을 소유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29분 아데몰라 루크먼, 전반 34분 이반 카발레이루의 연이은 득점이 나왔다. 이후에도 경기를 자신들의 방식으로 풀어나간 그들은 후반 40분 하비 반스의 만회골에도 2-1 승리를 가져왔다. 

◇시즌 최고의 베스트11

풀럼 FC (3-4-3): 알퐁스 아레올라, 토신 애더러바이오요, 요아킴 안데르센, 올라 아이나, 앙토니 로빈슨, 마리오 르미나, 앙드레 앙귀사, 바비 리드, 아데몰라 루크먼, 루벤 로프터스 치크, 바비 리드, 이반 카발레이루 *감독: 스콧 파커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영국 런던/크레이븐 코티지)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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