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의 토털풋볼] ‘더블 펄스 나인’ 맨시티가 토트넘-PSG 잡은 전술
[이형주의 토털풋볼] ‘더블 펄스 나인’ 맨시티가 토트넘-PSG 잡은 전술
  • 이형주 기자
  • 승인 2021.0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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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의 더블 펄스 나인. 필 포든(좌측)과 케빈 데 브라위너(우측)
맨체스터 시티의 더블 펄스 나인. 필 포든(좌측)과 케빈 데 브라위너(우측)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여기 이 자리서 전술적 담론이 펼쳐진다. 

매주 유럽서 수백 개의 축구 경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그 중에서 전술적 담론을 제시할 수 있는 경기는 일부에 불과하다. STN스포츠가 해당 경기들을 전술적으로 분석하는 연재물을 준비했다. 

-[이형주의 토털풋볼], 48번째 이야기: ‘더블 펄스 나인’ 맨시티가 토트넘-PSG 잡은 전술

더블 펄스 나인(Double False Nine, 공격수를 의미하는 9번 역할을 가짜로 하는 선수가 2명) 전술이 핵심이었다. 

맨체스터 시티는 5일(한국시간) 영국 노스웨스트잉글랜드지역 그레이터맨체스터주 맨체스터에 위치한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4강 2차전 파리 생제르맹 FC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맨시티는 1,2차전 합계 4-1로 결승전에 진출했고 PSG는 대회를 마무리했다. 

올 시즌 맨시티는 전문 공격수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하며 시즌을 치르고 있다. 팀 내 주포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부상에 시달렸다. 또 다른 공격수 가브리에우 제수스의 경우 올 시즌만 놓고 보면 공격수 위치에서 경쟁력과 기여가 떨어지는 편이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했다. 

맨체스터 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
맨체스터 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

과르디올라 감독의 대처법은 올 시즌 기간마다 다르게 나타났지만, 핵심은 같았다. 펄스 나인 전술이었다. 제로톱 전술도 거의 같은 말이다. 

펄스 나인 전술은 말 그대로 가짜 9번을 두는 전술이다. 여기서 9번이란 전통적인 유형의 공격수를 지칭한다. 말 그대로 전문 공격수는 아니지만, 득점력이 있는 선수를 해당 위치에 놓는다. 가짜 9번에 위치한 선수들은 공격 진영과 미드필더 진영을 오가며 득점하거나 상대를 현혹시킨다.

올 시즌 극초반에는 윙어 페란 토레스가 이런 역할을 수행했다. 12월 즈음에는 일카이 귄도안이 이 역할을 이어받아 미친듯한 득점 페이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베르나르두 실바, 리야드 마레즈도 이 역할을 이행했고 최근에는 부상에서 복귀한 케빈 데 브라위너가 이 역할을 맡았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최근 과르디올라 감독이 펄스 나인이 아닌 더블 펄스 나인이라는 파격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말 그대로 펄스 나인을 2명 두는 방식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토트넘 핫스퍼와의 카라바오컵 결승전, 그리고 이번 UCL 4강 2차전이라는 중요한 경기에 더블 펄스 나인 전술을 폈다. 토트넘전은 포든-데 브라위너가 더블 펄스 나인으로 섰고, 이번 PSG전은 실바-데 브라위너가 더블 펄스 나인으로 나섰다. 

맨시티의 이번 4강 2차전 포진. 기존의 4-1-4-1이 아닌 실바와 데 브라위너가 나와있는(노란 원 안) 4-2-2-2 더블 펄스 나인 전술이다.
맨시티의 이번 4강 2차전 포진. 기존의 4-1-4-1이 아닌 실바와 데 브라위너가 나와있는(노란 원 안) 4-2-2-2 더블 펄스 나인 전술이다.

포진상으로는 4-2-2-2로 보이는 전술이 더블 펄스 나인이다. 하지만 기존의 4-2-2-2와는 구별되는데, 더블 펄스 나인 자리에 서는 데 브라위너, 실바 등의 움직임 때문이다. 

일단 기존의 4-2-2-2 전술은 2006 월드컵 브라질, 2019/20시즌 PSG를 생각하면 된다. 전자의 경우 공격진을 호나우두, 아드리아누, 호나우지뉴, 카카로 구성했다. 후자의 경우 공격진을 킬리안 음바페, 마우로 이카르디, 네이마르 다 실바, 앙헬 디 마리아로 짰다. 전자의 공격수인 호나우두, 아드리아누와 후자의 공격수 음바페, 이카르디는 박스 근처에서 득점을 노렸다.

하지만 맨시티의 4-2-2-2(더블 펄스 나인) 전술은 다르다. 전방에 위치한 데 브라위너와 실바가 수시로 내려온다. 때로는 측면으로 빠지기도 하고 움직임 자체가 자유롭다. 수비수들이 놔두면 박스 앞에서 중거리슛을 때리고, 수비수들이 붙으면 그 공간으로 다른 선수들이 침투하면서 두 선수가 패스를 찌른다. PSG 수비 입장에서는 미칠 노릇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데 브라위너와 실바가 측면으로 빠지고 올렉산드르 진첸코, 카일 워커 두 풀백이 오버래핑하게 되면 측면에서 순식간의 우위가 만들어진다. 좌측면을 예로 들면 측면으로 빠진 데 브라위너, 원래 왼쪽에 있던 포든, 오버래핑한 진첸코로 순식간에 3-1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PSG 수비수들이 당해낼 재간이 없다. 

양 팀 선발 라인업
양 팀 선발 라인업

이번 4강전의 쐐기골이었던 맨시티의 4강 2차전 2번째 골이 이런 과정에서 나왔다. 박스 안에 있다 후방으로 빠진 데 브라위너가 상대 박스 왼쪽으로 공을 건냈다. 포든이 이를 반대편으로 크로스했고 마레즈의 득점이 만들어졌다. 

모든 전술은 작용, 반작용 법칙의 영향을 받는다. 어떤 훌륭한 전술도, 시간이 지나다 보면 익숙해지고 파훼법이 나오는 법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됐듯 시간을 필요로 한다. 

현재 과르디올라 감독이 구사하고 있는 더블 펄스 나인 전술은 파훼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이다. 레알 마드리드-첼시 FC 어떤 팀이 올라오든 시간은 많지 않다. 어떤 팀이 올라오든 이 더블 펄스 나인 전술에 대한 대비책을 빠른 시간 내에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야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사진=뉴시스/AP, 영국 언론 BT 스포츠, STN스포츠 제작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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