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형주 기자]
라리가 담론이 펼쳐진다.
기원전 219년 명장 한니발이 스페인의 사군툼(현 사군토)을 공략하며 제2차 포에니 전쟁이 시작된다. 이는 세계 역사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사군툼 교전의 그 순간처럼 STN스포츠가 연재물로 중요한 라리가 담론을 전한다.
-[이형주의 라리가 사군툼], 91번째 이야기: 우에스카 산드로, 조롱의 대상에서 희망의 대상으로
산드로 라미레스(29)가 희망의 대상이 됐다.
SD 우에스카는 2일(한국시간) 스페인 아라곤지방 우에스카주의 우에스카에 위치한 엘 알코라스에서 열린 2020/21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4라운드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우에스카는 리그 4경기 만에 승리했고 소시에다드는 리그 3연승에 실패했다.
올 시즌은 우에스카는 잔류를 위해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 팀들 중 하나다. 미첼 무뇨스 감독 아래 표류했던 우에스카는 1월 그를 경질했다. 우에스카는 그 직후 전략가 파체타 감독을 선임했고 반등을 했다.
하지만 리그 최하위를 찍는 등 전반기 너무도 부진했던 그들이기에 잔류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에스카는 경기 전 승점 27점으로 잔류권인 17위의 승점 30점에 밀려 있었다. 승점 3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날 승리가 절실했다.
후반 42분까지 0-0으로 진행되며 이를 TV로 지켜보던 우에스카 팬들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우던 그 시점이었다. 후반 41분 산드로가 찬 프리킥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 골로 우에스카가 승리했고 강등권을 벗어나 17위에 올랐다. 18위와 승점 차가 없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일단 지옥을 벗어난 것에 팬들이 환호했다.
산드로는 1995년생의 스페인 국적 공격수다. FC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인 산드로는 바르사 유스는 물론 스페인 전체서도 촉망받는 공격수였다. 그는 환상적인 움직임을 보였지만, 형편없는 마무리 역시 함께 보였다. 이에 바르사에 자리잡지 못하고 여러 팀을 전전했고 올 시즌은 우에스카에서 뛰고 있다.
산드로는 자신의 약점인 결정력으로 인해 필요 이상의 비난을 받았다. 2014/15시즌에는 네이마르 다 실바,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가 건재하던 공격진의 백업을 맡다 팬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는 현지는 물론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공격 기회를 무산시킨다고 해 무니르 엘 하다디(세비야 FC)와 산드로가 무산 듀오로 지칭되기도 했다.
이후 커리어도 극과 극이었다. 그가 활약했던 말라가 CF 시절에는 찬사를 받았지만 세비야 FC, 에버튼 FC에서는 부진한 모습으로 지탄을 받았다. 못할 때는 다른 선수는 엄두도 못낼 정도로 조롱의 아이콘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우에스카에서 그는 잔류라는 희망을 만들 수 있는 희망의 아이콘이다. 산드로는 올 시즌 초에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12월 초순부터 근육 부상으로 전열에 이탈해 있던 그는 2월 말 복귀해 현재까지 준수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현재 우에스카는 3-5-2 포메이션을 즐겨쓴다. 그 안 공격 부분에서는 투톱 의존도가 큰데, 산드로와 라파 미르가 이를 소화해주고 있다. 산드로가 좋은 움직임으로 만들어낸 공간에서 미르가 슈팅으로 득점하거나, 미르가 버텨주는 시간을 이용해 산드로가 침투해 득점하는 것은 우에스카의 전형적인 득점 루트다.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경기에서도 그런 모습이 자주 나왔다.
우에스카는 이번 승리로 강등권을 탈출했지만, 잔류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승점 차가 남은 4경기에서 뒤집기는 것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최대한 많은 승리를 쌓아야하고 이번 소시에다드전처럼 산드로의 활약을 필요로 하고 있다.
사진=라리가 사무국, 이형주 기자(스페인 카르타헤나/포에니 성벽 박물관), 라리가 TV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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