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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의 라리가 사군툼] ‘V3’ 소시에다드 선수들, 절뚝이는 이야라멘디에게 건낸 선물

[이형주의 라리가 사군툼] ‘V3’ 소시에다드 선수들, 절뚝이는 이야라멘디에게 건낸 선물

  • 기자명 이형주 기자
  • 입력 2021.04.05 16:16
  • 수정 2021.04.07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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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눈 뒤 다시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아시에르 이야라멘디
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눈 뒤 다시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아시에르 이야라멘디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라리가 담론이 펼쳐진다. 

기원전 219년 명장 한니발이 스페인의 사군툼(현 사군토)을 공략하며 제2차 포에니 전쟁이 시작된다. 이는 세계 역사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사군툼 교전의 그 순간처럼 STN스포츠가 연재물로 중요한 라리가 담론을 전한다.

카르타헤나 박물관의 포에니 전쟁 진행도. 노란 원 안이 사군툼.
카르타헤나 박물관의 포에니 전쟁 진행도. 노란 원 안이 사군툼.

-[이형주의 라리가 사군툼], 61번째 이야기: ‘V3’ 소시에다드 선수들, 절뚝이는 이야라멘디에게 건낸 선물

레알 소시에다드 선수들이 절뚝이는 주장 아시에르 이야라멘디(31)에게 우승컵을 선물했다. 

소시에다드는 4일(한국시간) 스페인 안달루시아지방 세비야주의 세비야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데 라 카르투하에서 열린 2019/20시즌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결승전(7라운드) 아틀레틱 클루브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소시에다드는 우승을 차지했고 아틀레틱은 준우승에 머물렀다. 

소시에다드 입장에서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우승이었다. 34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그간의 트로피 가뭄을 해갈했다. 지역 라이벌 아틀레틱을 상대로 거둔 우승이라는 것이 고무적이었다. 또한 결승골을 자신들의 팀에서 지역 라이벌 아틀레틱으로 이적하며, 상처를 준 이니고 마르티네스의 페널티킥 헌납에 이은 미켈 오야르사발의 득점으로 만들었다는 것도 좋았다. 

이날 결승골의 주인공 미켈 오야르사발. 그는 우승 후 동료들과 함께 주장 이야라멘디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결승골의 주인공 미켈 오야르사발. 그는 우승 후 동료들과 함께 주장 이야라멘디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행사를 위해 연단에 올라선 소시에다드 선수들은 마지막으로 한 선수를 기다렸다. 절뚝이며 마지막에 합류한 선수는 주장 이야라멘디였다. 

이야라멘디는 1990년 생의 수비형 미드필더다. 소시에다드 유스 출신인 최전성기 시절 정확한 패스, 길목 차단 능력, 포백 보호 능력에서 특출난 모습을 보여줬다. 사비 알론소의 후계자로 여겨졌던 그는 2013년 명문 구단 레알 마드리드가 러브콜을 하고 이적이 성사될만큼 뛰어난 재능이었다. 

하지만 레알 합류 후 이야라멘디가 적응 문제와 부상으로 부진했다. 이에 그는 2015년 소시에다드에 전격 복귀했고 이후 팀의 지주 역할을 하며 헌신하고 있다. 

이야라멘디는 소시에다드 복귀 후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최근 2시즌은 악몽에 가까웠다. 부상과 부진으로 팀에 거의 도움이 되지 못한 것. 특히 지난 시즌의 경우 총 3경기 출전에 그칠 정도로 전력 외가 돼 있는 상태였다. 

코로나19로 1년 미뤄진 코파 델 레이 결승은 그런 그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최적의 무대였다. 하지만 결승전을 앞두고 그는 다시 부상을 입었고 경기를 밖에서만 볼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그의 상실감이 어느 정도였을지 가늠할 수 없다.

하지만 팀 동료들이 이야라멘디의 몫까지 뛰었고 우승이 만들어졌다. 벤치에서 팀원들을 응원하던 이야라멘디는 우승 확정 후 감정이 올라온 듯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날 이야라멘디 대신 주장으로 경기를 소화한 오야르사발이 그런 그에게 다가왔다. 오야르사발은 이야라멘디에게 주장 완장을 채워줬다. 이후 눈물이 고인 두 선수의 포옹은 소시에다드 팬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자신에게 경기 후 주장 완장을 다시 채워준 오야르사발과 포옹하는 이야라멘디. 이야라멘디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자신에게 경기 후 주장 완장을 다시 채워준 오야르사발과 포옹하는 이야라멘디. 이야라멘디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트로피를 주장이 들어올리는 것은 축구계 관례 중의 관례. 하지만 다리 부상으로 절뚝이는 이야라멘디는 자신이 감히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일을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소시에다드 동료들은 주장에게 그 특권을 다시 줬다.

이야라멘디는 절뚝이며 경기장 중앙 단상으로 올라가 코파 델 레이 트로피를 인계받은 뒤 높이 들었다. 이후 이야라멘디는 다시 선수들이 있는 연단으로 내려가 선수들이 있는 곳까지 걸어갔다. 이후 자신 혼자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않고 실질적 주장 역할을 한 미켈 오야르사발과 같이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소시에다드에 감격 그 자체인 순간이었다.

트로피 가뭄을 해결하면서 상승세를 탄 소시에다드는 이제 앞으로 달려나갈 일만 남았다. 긴 부상의 터널에 묶여있던 이야라멘디도 그곳에서 나와 팀에 힘을 보탤 준비가 돼있다. 자신을 배려하는 동료들에게 주장이 해주지 못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이야라멘디는 축구화 끈을 다시 동여매고 재기를 준비한다.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스페인 카르타헤나/포에니 성벽 박물관), RFEF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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