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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의 토털풋볼] 19연승 맨시티의 칸셀루, 풀백 아닌 ‘하프백’의 부활

[이형주의 토털풋볼] 19연승 맨시티의 칸셀루, 풀백 아닌 ‘하프백’의 부활

  • 기자명 이형주 기자
  • 입력 2021.02.26 18:20
  • 수정 2021.02.27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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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 포메이션의 하프백으로 활약 중인 주앙 칸셀루
WM 포메이션의 하프백으로 활약 중인 주앙 칸셀루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여기 이 자리서 전술적 담론이 펼쳐진다. 

매주 유럽서 수백 개의 축구 경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그 중에서 전술적 담론을 제시할 수 있는 경기는 일부에 불과하다. STN스포츠가 해당 경기들을 전술적으로 분석하는 연재물을 준비했다. 

-[이형주의 토털풋볼], 35번째 이야기: 19연승 맨시티의 칸셀루, 풀백 아닌 ‘하프백’의 부활

주앙 칸셀루(26)가 하프백을 부활시켰다.  

맨체스터 시티는 25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주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푸스카스 아레나(독일의 코로나19로 인한 영국발 인원 출입 제한으로 변경)에서 열린 2020/2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16강 1차전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맨시티는 16강에 다가섰고 묀헨글라트바흐는 탈락 위기에 놓였다. 

이날 역시 좌측 풀백으로 출전한 칸셀루가 맹활약을 펼쳤다. 칸셀루는 수비수로 출전했지만 플레이메이킹을 담당했다. 전반 28분에는 맨시티 베르나르두 실바(26)의 선제골이 칸셀루의 도움이었으며, 후반 19분 나온 가브리에우 제수스(23)의 득점 역시 칸셀루가 기점이었다. 이 외에도 경기 내내 영향력을 보였다. 그가 경기를 주도한 것이다. 

하프백 전술로 공식전 19연승을 질주 중인 맨체스터 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
하프백 전술로 공식전 19연승을 질주 중인 맨체스터 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

칸셀루의 이런 활약은 그간 현대 축구에서 사장됐던 이름인 ‘하프백’을 부활시킨 것이라 볼 수 있다. 풀백이지만 풀백이 아닌 그를 포지션은 의미적으로도 하프백이 맞아 보인다. 하프백 칸셀루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 축구 전술사를 잠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간 축구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지만, 불변의 진리가 있다. 바로 ‘골을 많이 넣어야 이긴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이나 100여년 전 축구가 태동하던 시기나 변함없는 것이다.  

초창기 축구에서는 공격 진영에 거의 모든 선수를 배치하는 전술이 대부분이었다. 골을 많이 넣어 이기고자 했기 때문이다. 이에 공격수를 7명 두는 1-2-7 포메이션 등이 성행했다. 이후 진형과 포진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19세기 말 2-3-5 포메이션이 자리 잡게 됐다. 

앞서 언급됐듯 초기 축구는 공격수 중심이었고,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은 ‘공격수 위치에서 내려온’ 사람들이었다. 2-3-5 포메이션에서 공격수를 의미하는 말이 포워드(Forward, 앞쪽에 있는 사람)고, 미드필더가 하프백(Halfback, 반 정도 뒤로 가 있는 사람), 풀백(Fullback, 완전히 뒤에 가 있는 사람)이라고 언급되는 것은 이런 사고를 반영하는 것이다.   

맨시티의 최근 공수 포진. 사진은 빌라전. 이번 묀헨글라트바흐전도 마찬가지였다. 공격 시 괄호 안은 전통의 WM 포메이션에 대응되는 역할.
맨시티의 최근 공수 포진. 사진은 빌라전. 이번 묀헨글라트바흐전도 마찬가지였다. 공격 시 괄호 안은 전통의 WM 포메이션에 대응되는 역할.

마치 최초의 여자인 이브가 최초의 남자인 아담의 갈비뼈로부터 나왔다는 기독교의 이야기처럼, 미드필더들과 수비수는 공격수 위치서 내려온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2-3-5 포메이션에서 3명의 하프백은 현대 미드필더의 원형이었다. 각각 레프트 하프-센터 하프-라이트 하프로 불렸다. 이후 센터 하프가 1925년 오프사이드 규정 완화로 풀백의 사이이자 수비에 전념하는 ‘센터백’으로 내려가게 된다. 

이는 유럽 전술사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 WM 포메이션으로 연결되고 또 이후 지역방어에 대한 탐구가 나오며 센터백을 한 명 더 두는 일이 나왔다. 비센테 페올라 감독이 흥행시킨 4-2-4는 오늘날 포백에 많은 영향을 줬다. 

다시 돌아와서 칸셀루가 의미 변화가 있지만 지금도 사용되는 포워드, 풀백과 달리 미드필더로 용어가 대체된 뒤 사장됐던 ‘하프백’의 개념을 부활시키고 있다. 그것도 단순히 언급하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19연승으로 현대 축구 전술론 중심으로 꺼내고 있다. 

현재 맨시티서 칸셀루의 위치는 ‘WM 포메이션의 하프백’에 가깝다. 1950년 우루과이의 통산 2번째 월드컵 우승을 만들었고, 또 영국 축구에서 비슷한 시기 아스널의 전성기를 만들었던 허버트 채프먼 감독의 그 포메이션이다. ‘반쯤 뒤로 간, 또 동시에 반만 수비의 역할을 하는’으로 해석할 수 있는 하프백은 현재 칸셀루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용어다. 

풀백으로 뛰다 빌드업 시 로드리 옆으로 올라와 하프백으로 활약하는 칸셀루
풀백으로 뛰다 빌드업 시 로드리 옆으로 올라와 하프백으로 활약하는 칸셀루

맨시티는 언제나 킥오프 순간 4-1-4-1 대형으로 선다. 수비할 때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공을 잡게 되면 좌측 풀백 혹은 우측 풀백 자리에 위치한 칸셀루가 미드필드로 올라간다. 이를 통해 로드리(혹은 페르난지뉴)와 함께 빌드업을 담당하고 플레이메이킹을 하는데 이는 WM 포메이션의 하프백 그 자체다.

칸셀루는 올 시즌 초반에는 그저 빌드업 시 로드리나 페르난지뉴를 보조해주는 것에 그쳤다. 하지만 점차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이제는 플레이메이킹을 하고 주도하는 위치까지 올라왔다. 

맨시티는 하프백처럼 활약하는 칸셀루의 기여 속에 공식전 19연승을 질주 중이다. 수적 우위를 만들어주고 경기를 주도하는 칸셀루 하프백을 중심으로 한 전술이 컸다. 맨시티를 만나는 상대팀들은 물론 개인 기량에 밀린 것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이 전술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하며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STN 제작, 영국 언론 BT 스포츠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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