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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의 토털풋볼] ‘6백’ 시메오네 경악 전술…장안의 화제

[이형주의 토털풋볼] ‘6백’ 시메오네 경악 전술…장안의 화제

  • 기자명 이형주 기자
  • 입력 2021.02.25 23:59
  • 수정 2021.03.1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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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6백의 일원으로 뛴 마르코스 요렌테
이날 6백의 일원으로 뛴 마르코스 요렌테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여기 이 자리서 전술적 담론이 펼쳐진다. 

매주 유럽서 수백 개의 축구 경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그 중에서 전술적 담론을 제시할 수 있는 경기는 일부에 불과하다. STN스포츠가 해당 경기들을 전술적으로 분석하는 연재물을 준비했다. 

-[이형주의 토털풋볼], 34번째 이야기: ‘6백’ 시메오네 경악 전술…장안의 화제

결과와 관계없이 디에고 시메오네(50) 감독의 6백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4일(한국시간) 루마니아 왈라키아지방 일포브주의 부쿠레슈티에 위치한 아레나 나치오날러(스페인의 코로나19로 인한 영국발 인원 출입 제한으로 변경)에서 열린 2020/2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16강 1차전 첼시 FC와의 경기에서 0-1로 패배했다. 아틀레티는 2차전에서 반격을 노리게 됐고 첼시는 8강에 한 발 다가섰다. 

이날 경기는 라리가 현 1위와 EPL의 거함 간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중요한 빅매치였기에 양 팀 감독들이 어떤 전술을 낼지에도 이목이 모였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첼시 토마스 투헬 감독은 기존 전술을 고수했고, 아틀레티의 시메오네 감독은 변칙 전술을 꺼내들었다.

그런데 시메오네 감독이 꺼내든 전술은 변칙을 넘어, 파격을 넘어 경악스러웠다. 시메오네 감독은 3백도, 4백도, 5백도 아닌 6명의 수비수를 두는 6백을 꺼내 들었다. 

첼시 FC전서 파격적인 수비전술을 낸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
첼시 FC전서 파격적인 수비전술을 낸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

이날 시메오네 감독은 정확히 6-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6명의 수비수는 좌측부터 토마 르마, 마리오 에르모소, 펠리페 몬테이루, 스테판 사비치, 마르코스 요렌테, 앙헬 코레아였다. 미드필드는 주앙 펠릭스, 사울 니게스, 코케로 구성됐고 최전방에는 루이스 수아레스가 섰다.

이 전술을 분석하기에 앞서 해당 전술이 나온 이유를 알아야 한다. 시메오네 감독의 생각을 읽어야 왜 그가 중요한 경기에서 6-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양 팀 선발 라인업. 아틀레티는 6-3-1
이날 양 팀 선발 라인업. 아틀레티는 6-3-1

원래 시메오네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았던 포메이션은 플랫 4-4-2였다. 이 4-4-2는 한 사람당 커버해야 할 공간이 할당되기에 공간 배분에 효율적인 포메이션이다. 시메오네 감독은 이 4-4-2를 통해 선수들에게 맡아야할 공간을 알려줬다. 그러면서 촘촘한 간격을 유지하며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또한 선수비 후역습으로 웅크리고 있다 상대 숨통을 끊었다. 시메오네 감독은 이 전술로 2013/14시즌 라리가 우승 등 숱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스쿼드의 노쇠화가 닥치면서 아틀레티는 한 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디에고 고딘 등 핵심 선수들의 고령화로 수비력이 떨어졌다. 더불어 전체적인 에너지 레벨이 낮아지면서 역습도 뭉특해졌다. 이에 답답하기만 하고 골도 안 나는 축구가 한 동안 벌어졌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시메오네 감독이 올 시즌 꺼내든 포메이션이 3-5-2였다. 시메오네 감독은 3백만 남겨두고 좌우 윙백들을 공격에 적극 가담시켰다. 측면 윙어가 넓게 벌려서니 공간이 창출됐고 투톱은 물론 미드필더 마르코스 요렌테가 헤집을 공간이 생겼다. 이에 아틀레티는 올 시즌 라리가 1위를 달리며 부활에 성공한 상태다. 

올 시즌 공격적인 3-5-2로 재미를 보고 있는 시메오네 감독이지만, 이번 경기서는 다른 전술을 폈다
올 시즌 공격적인 3-5-2로 재미를 보고 있는 시메오네 감독이지만, 이번 경기서는 다른 전술을 폈다

하지만 이 전술을 이번 첼시전에 내세우기란 위험부담이 컸다. 스쿼드 내 다수 선수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한터라 절정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당연히 체력 역시 떨어졌다. 더불어 핵심 전력인 야닉 카라스코, 호세 히메네스가 부상에 키어런 트리피어가 베팅 징계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이후부터는 다분히 ‘추측’의 영역이지만, 시메오네 감독은 현 상태로 젊고 역동적인 첼시와 맞불을 놓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1차전이 비록 홈이긴 하지만 단단히 틀어막고, 2차전에서 총 공세로 원정골을 넣으며 승리를 가져오겠다는 복안이었다. 

아틀레티는 분명 웅크렸다. 앞서 언급됐듯 좌측부터 르마, 에르모소, 펠리페, 사비치, 요렌테, 코레아가 6백으로 수비에 집중했다. 

파격 전술로 공격에서 핸디캡을 안았고 유효슈팅 0으로 이어졌다. 사진은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
파격 전술로 공격에서 핸디캡을 안았고 유효슈팅 0으로 이어졌다. 사진은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

6백은 첼시 공격진과의 맞대결에서 수적 우위를 가져가는 장점도 있었다. 이날 첼시는 3-4-3으로 나섰는데, 공격 시 첼시 쓰리톱과 좌우 윙백이 모두 가담해도 6-5로 우위를 가질 수 있게 됐다. 

효과는 확실했다. 아틀레티는 상대 위협적인 공격을 거의 허용하지 않았지만, 반대로 빈공에 시달렸다. 이날 전 경기 통틀어 아틀레티는 슈팅 6개를 가져갔는데 3개는 빗나갔고 3개는 상대 수비에 막혔다. 유효 슈팅이 0이었다는 이야기다. 얼마나 그들의 공격이 날카롭지 않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아틀레티의 실제 포진. 6명의 수비수와 3명의 미드필더가 한 눈에 들어온다
아틀레티의 실제 포진. 6명의 수비수와 3명의 미드필더가 한 눈에 들어온다

아틀레티는 후반 22분까지 0-0 상황을 이어가며 원하는 대로 경기를 끝내는 듯 했다. 하지만 후반 23분 예상치 못한 올리비에 지루의 오버헤드킥 원더골이 나왔다. 이에 아틀레티가 6-3-1 진형을 깨고 부랴부랴 공격에 임했지만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하고 패배했다. 

축구는 결과로 평가받기에 좋은 평가를 받기는 힘들지만, 시메오네 감독의 선택이 이해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시메오네 감독의 성격상 이를 자책하기보다 2차전 반등을 위해 골몰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다만 이날 경기처럼 UCL은 세계 축구 전술 트렌드를 선도하는 장으로 기능해왔다. 이날 경기 역시 그런 경기 중 하나였다. 팬들과 전문가들에게 이야기 거리를 던져준 경기였다.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스페인 발렌시아/메스타야), STN 제작, 영국 언론 BT 스포츠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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